[한스경제=이승훈 기자] 세계 유수의 장기투자가인 미국계 달튼 인베스트먼트(Dalton Investments)가 한국 정부와 국민연금 측에 기업 지배구조 기준을 강화하고 배당을 확대해야 한다는 내용의 공개서한을 전달했다.
2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달튼 인베스트먼트는 20일(현지시각) 국민연금과 국회에 주주 환원을 요구하는 제안서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달튼의 이번 제안은 오래전부터 주주행동주의를 지향하고 있는 밸류파트너스자산운용, 강성부펀드로 불리는 KCGI와 함께 내놓았다는 점에서 주목을 끈다. 달튼은 ‘대한민국에 드리는 제안’이라는 서한을 통해 ▲스튜어드십코드를 채택한 국민연금의 글로벌스탠더드에 부합하는 수준의 합리적인 주주제안 ▲국회와 정부가 자본시장의 발전을 막는 세제와 자본시장법, 상법 수정 ▲국민들의 더 많은 주식을 보유, 지속적인 관심과 적극적인 주주권행사 등을 요청했다.
달튼은 최근 세계경제 둔화에 대한 염려에 따라 대한민국 주식시장은 부진했지만 대한민국 주식은 너무나 저평가되어있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상승 잠재력이 매우 크다고 봤다.
달튼은 "한국의 상장사들이 다른 나라에 못지않은 실적을 내고 있지만 안타깝게도 주식시장은 전 세계에서 가장 성과가 저조하고 저평가 받고 있다"며 "기업이 창출하는 이익에 비해 그 자본 효율성은 매우 낮기 때문인데, 자본 배분이 개선돼 ROE(자기자본순이익률), PBR(주가순자산비율)이 대만 수준으로만 올라가도 코스피지수는 약 80% 상승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고 전했다.
달튼은 이를 통해 대한민국 주식시장의 가치가 약 1250조원 증대할 수 있으며, 국민연금의 자산이 90조원 상승할 수도 있다고 봤다. 만약 국민연금과 퇴직연금 자산이 대한민국 주식시장에 효과적으로 참여한다면 이러한 가치 상승이 몇몇 개인들만이 아닌, 국민연금과 퇴직연금에 기여하는 모든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돌아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이로 인해 현 정부의 주요 경제정책인 보다 많은 소득, 소비 및 일자리 증가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본 것이다. 민간 자본배분은 경제 자원배분의 중요한 축이며 효과적인 자본배분은 기업과 국가경쟁력을 향상시킨다고 강조했다.
한편, 엘리엇처럼 개별 기업의 지배구조나 주주환원 정책에 반대해 주주행동주의 활동을 편 해외투자자는 있었지만, 이번처럼 국내외 기관투자가가 연대하고 자본시장 전반의 실태를 지적하고, 제도와 문화의 개선을 제안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달튼은 미국 캘리포니아 소재의 장기투자를 지향하는 기관투자가로 운용자산이 4조원에 이른다.
이승훈 기자 hoon7@spor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