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손흥민, 번리전 침묵
손흥민이 23일 펼쳐진 번리와 EPL 27라운드 원정 경기에 선발로 출전했으나 공격포인트를 올리지 못했다. /연합뉴스

[한국스포츠경제=심재희 기자] 열흘을 푹 쉬고 나왔지만 미미한 활약에 그쳤다. 상대 수비 뒤 공간을 쉽게 열지 못했고, 시원한 슈팅도 나오지 않았다. 최고의 상승세를 타던 손흥민(27·토트넘 홋스퍼)이 상대의 집중견제 속에 공격포인트 행진을 중단했다.
 
23일(한국 시각) 잉글랜드 번리의 터프무어에서 펼쳐진 2018-2019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27라운드 번리-토트넘 경기. 손흥민은 토트넘의 선발 멤버로 그라운드를 밟았다. 부상을 털고 복귀한 해리 케인과 투톱을 이뤘다.
 
번리의 '두 줄 버스'에 계속 갇혔다. 기본적으로 수비수 4명과 미드필더 4명이 두 줄로 서서 호흡을 맞추는 번리의 수비를 효율적으로 뚫지 못했다. 후방에서 롱 볼을 날려줘도 먼저 자리를 지키는 번리 수비라인을 파고들기가 매우 어려웠다. 최근 보인 '미친 스피드'를 살리기가 어려웠다.
 
케인이 돌아오면서 손흥민의 공격 공간은 더욱 줄어들었다. 케인과 함께 앞 뒤를 오갔지만 동선이 겹치는 경우가 많았고, 지공 상황에서는 7~8명까지 버티고 있는 번리 수비를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다. 중거리 슈팅 타이밍도 잡기 힘들었고, 페널티박스 안에서는 공간이 너무 좁았다.
 
충분한 휴식으로 체력에 전혀 문제가 없었으나 시종일관 답답했다. 번리의 강력한 전방 압박으로 토트넘의 빌드업이 불안해졌고, 미드필더들의 패스미스와 수비수들의 부정확한 롱 볼 남발로 팀 공격의 파괴력이 현저하게 떨어졌다. 손흥민이 빠르고 날카롭고 묵직하게 상대 골문을 두드릴 기회가 원천봉쇄 됐다. 번리는 토트넘에서 페이스가 가장 좋은 손흥민을 잘 막으며 2-1 승리의 기쁨을 맛봤다.
 
토트넘은 케인과 페르난도 요렌테를 활용한 정공법에 능하고, 크리스티안 에릭센과 델레 알리가 만들어내는 창의적인 공격도 가능하다. 여기에 수비 뒤 공간을 빠르게 침투하고 높은 결정력으로 마무리를 짓는 손흥민이 더해져 창 끝이 더 날카로워진다. 흔히 말하는 'DESK'(델레 알리, 에릭센, 손흥민, 케인) 라인이 변화무쌍한 공격 조합으로 상대를 힘들게 한다. 그러나 이번 경기에서는 번리의 수비에 대부분의 공격이 막혔다. 가장 강력한 공격 옵션인 손흥민의 위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번리가 사용한 전형과 전술은 앞으로 토트넘을 상대하는 팀들에 참고자료가 될 가능성이 높다. 'DESK' 라인을 완벽하게 다 막기는 힘들지만, 기본적으로 수비를 두껍게 하면서 가장 잘나가는 손흥민의 위력을 떨어뜨리면 토트넘 공격의 힘이 많이 빠진다. 토트넘이 올 시즌 중하위권 팀들에게 매우 강했으나, 이제부터는 양상이 달라질 수 있다. 다른 팀들도 번리처럼 '손흥민 봉쇄'로 토트넘의 공격력 저하를 노릴 공산이 크다.
 
5경기 연속골에 실패하면서 팀이 졌다. 손흥민이 침묵하니 토트넘의 공격력이 현저하게 저하됐다. 최후방부터 전방까지 더 정확하고 세밀한 공격이 필요한 토트넘이다. 손흥민 역시 마찬가지다. 상대의 견제를 뚫기 위해서 더 집중해야 한다. 기본 볼 터치부터 스프린트와 2선 침투 및 시원한 슈팅 등에 좀 더 신경을 써야 한다. 집중견제를 뚫어내면 더 큰 선수로 성장할 수 있다.

심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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