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워너비의 린아(왼쪽)와 걸스데이의 민아는 자매 사이다.

[한국스포츠경제=정진영 기자] 피는 못 속인다고 했던가. 최근 가요계에서 친자매ㆍ친형제들의 활약이 눈부시다. 남다른 끼를 유산으로 받은 이들은 무대 위에선 선의의 경쟁자로, 무대 아래에서는 서로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아는 든든한 지원군으로 함께하고 있다.

■ 데뷔부터 시선 확! 친자매ㆍ형제 전성시대

최근 가요계에서 가장 눈에 띄는 신인 그룹을 꼽을 때 빼놓기 힘든 팀이 아이즈원과 있지다. 아이즈원은 아이오아이, 워너원 등을 탄생시킨 Mnet 서바이벌 프로그램 ‘프로듀스’ 시리즈 ‘프로듀스 48’을 통해 탄생한 한ㆍ일 합작 프로젝트 그룹이다. 여기서 춤선이 예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채연이 이달 초 데뷔한 있지의 멤버 채령의 언니다. 있지는 JYP엔터테인먼트에서 데뷔한 대형 신인으로 무려 데뷔 11일 만에 지상파 음악 프로그램에서 1위를 차지하며 주목 받고 있다. 지난 해 ‘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즈’ ‘서울가요대상’ ‘가온차트 대상’ 등에서 신인상을 휩쓸며 ‘괴물 신인’으로 떠오른 아이즈원의 뒤를 채령이 속한 있지가 따라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최근 약 2년 6개월의 공백기를 깨고 컴백한 워너비의 멤버 린아는 인기 걸 그룹 걸스데이의 멤버 민아의 친언니다. 린아는 워너비 컴백 쇼케이스에서 “홍진영 자매처럼 민아와 함께 예능에 나가 그런 재미있는 면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하며 동생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민아 역시 워너비의 쇼케이스장에 깜짝 등장, 케이크를 전달하며 든든한 응원군을 자처했다.

이런 비슷한 사례가 전에도 있었다. 똑 닮은 외모로 많은 이들을 놀라게 한 인피니트의 성열과 골든차일드의 대열이 그 주인공이다. 인피니트와 골든차일드는 울림엔터테인먼트에서 한솥밥을 먹고 있는 소속사 선ㆍ후배 그룹이기도 하다.

성열은 친동생 대열이 속한 그룹 골든차일드를 데뷔부터 적극 응원했다. 성열은 지난 2017년 8월 28일 열린 골든차일드의 데뷔 쇼케이스에서 직접 사회를 맡았다. 또 골든차일드의 첫 단독 리얼리티 프로그램이었던 Mnet ‘2017 울림PICK’에서도 MC로 활약하며 동생 홍보를 제대로 했다.

친형제인 골든차일드 대열(왼쪽)과 인피니트 성열.

■ ‘정글 가요계’ 새로운 생존전략

지난 한 해 가요계에 데뷔한 아이돌 그룹들은 60여 팀. 한 달 평균 약 5팀이 가요계에 출격했다는 계산이 나온다. 솔로와 K팝이 아닌 다른 장르까지 합치면 그 수는 훨씬 증가한다. 이렇듯 끊임없이 새로운 얼굴이 쏟아지는 가요 시장에서 스타를 가족으로 둔다는 건 큰 메리트다. 가요계 제작자들은 친자매, 친형제와 함께 활동할 경우 홍보에는 물론 실질적인 도움도 받을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한 관계자는 “친자매, 친형제가 모두 가수로 활동하면 아무래도 여러 이점들이 생긴다. 신인의 경우 홍보할 수 있는 신선한 요소가 되고, 여러 이야기 거리도 생긴다”고 말했다. 또 “둘 중 한 명이라도 잘되면 끌어줄 수 있는 부분이 생긴다.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셈이다. 연습생 시절부터도 서로 소속사를 소개하거나 추천해 주는 경우가 종종 있다. 아무래도 가족이다 보니 서로 나누는 정보도 더 다양하고 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아이즈원 채연과 있지 채령 자매의 경우 정식 데뷔 전 SBS 서바이벌 프로그램 ‘K팝 스타’에 동반 출연한 이력이 있다. 이들은 자매가 모두 빼어난 춤 실력을 자랑하며 ‘K팝 스타’ 심사위원들은 물론 시청자들에게도 제대로 눈도장을 찍었다.

물론 좋은 면만 있는 건 아니다. ‘핏줄’이라는 운명공동체로 묶인 만큼 활동을 할 때 더 조심해야 할 부분도 많다. 제작자 겸 매니저로 일해온 한 관계자는 “친자매, 친형제 간인데 한 쪽만 잘됐을 경우가 사실 애매하다. 잘 된 사람이 가족 안에 있으면 ‘왜 난 안 될까’라는 스트레스를 더 많이 받기도 하기 때문에 정서 관리에 힘을 써야 한다”고 했다. 또 “한 쪽이 완전히 안 되거나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키는 논란에 휩싸일 경우 다른 자매, 형제까지 이미지에 훼손을 입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사진=OSEN

정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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