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김 위원장 26일 베트남 입국…삼성전자 등 공장 시찰 가능성
개성공단 입주기업, 공단 재개 희망 키워
美제재 완화 이후 베트남 경제 급성장…베트남식 모델 직접 경험 기회
북미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26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중국과 접경지역인 베트남 랑선성 동당역에 도착해 현지 환영단을 만나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한스경제=김덕호 기자] 제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를 하루 앞두고 베트남에 진출해 있는 한국 기업들의 기대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베트남의 삼성전자 공장을 방문할지, 개성공단 재개를 위한 물꼬가 트일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베트남 언론이 26일 현지 외교소식통을 말을 인용해 "북한이 삼성전자 스마트폰 공장 방문을 희망한다"고 보도하면서 김 위원장의 경제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고,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은 공단 재개의 희망을 키우고 있다. 

최근 일본 산케이신문도 베트남 정부 고위 관료를 인용해 김 위원장이 26일 하노이를 향하는 길에 박닌성의 삼성전자 스마트폰 공장을 시찰할 예정이며, 항구도시 하이퐁에 있는 베트남 자동차 제조사의 공장과 관광지인 하롱베이 방문도 유력하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의 경제행보는 지난 17일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이 베트남 박닌성에 위치한 삼성전자 스마트폰 공장 인근을 시찰한 이후 크게 불거졌다. 김 위원장의 경제개발 의지를 보이는 것은 물론, 이번 회담의 주요 안건 및 회의 결과, 그리고 북한의 의중을 읽을 수 있는 행보였다는 평가다. 

북한의 경제분야를 담당하는 오수용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이 이번 김 위원장의 수행단에 포함된 것도 베트남의 주요 산업단지를 시찰하며 경제 행보를 강조하기 위한 포석이란 분석도 나왔다.

김 위원장의 공장 방문 시기에도 이목이 쏠린다. 정상회담 전 삼성전자와 LG전자 공장을 방문할 경우 이번 회담에 임하는 적극적인 의지를 엿볼 수 있다. 또 미국과 협상에서 얻을 것은 얻고 줄 것은 주겠다는 자신감의 행보로 읽힐 수 있다.

정상회담 이후 삼성전자 공장을 방문한다면 회담 결과에 대한 만족을 보이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북한으로의 자본 투자 가능함을 대외에 알리는 것은 물론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기업 공장 방문을 통해 북한으로의 투자 희망에 대한 '의중' 전달도 가능하다.

이에 국내 기업들도 김 위원장의 행보에 갖는 관심이 크다. 베트남 현지에 공장을 운영중인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공식적인 통보를 받은 적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기업들 역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3년 전 개성공단 폐쇄 이후 베트남, 캄보디아 등으로 공장을 옮긴 한국 기업들은 개성공단 재개를 강하게 원하고 있다. 저임금 노동자를 찾아 베트남으로 공장을 이전했지만 높은 운송비와 인건비, 판매 부진이 문제다.

다만 이번 회담의 주 목적이 ‘남북 경협 재개’보다 ‘비핵화’에 무게를 싣고 있는 것은 다소 부담이다.

이에 개성공단기업비상대책위원회는 27일부터 사무실에서 정상회담 관련 사항을 예의주시한다는 계획이다. 또 28일 후 발표될 북미공동선언에 담기는 내용에 따라 다음 대응책을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직접 베트남 하노이로 건너가 '개성공단 재개 캠페인'을 열려던 계획은 변경됐다.

이번 정상회담과 공장 방문 모두 김 위원장에게는 적지 않은 의미가 있다. 특히 경제 부문에서는 베트남의 ‘사회주의 지향적 시장경제’ 체제를 직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기회다. 지난 1차 정상회담에서 미국 역시 베트남식 경제 모델을 제시한 바 있다.

베트남 역시 미국의 제재를 받았었고, 제재 완화 이후 278억4000만달러(1980년) 수준이던 명목 GDP(국내총생산)가 2017년 2204억 달러로 급증했다. “시장경제가 없으면 사회주의도 없다”로 경제 기조로 완전히 바뀌었다. 

김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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