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평촌 래미안 푸르지오’, 안양시 최초로 3.3㎡당 분양가 2000만원↑
"실수요자, 분양가보다 집값이 낮아질 경우 생각할 수밖에"

[한스경제=김서연 기자] 지방에 이어 서울 등 수도권에서도 ‘분양 불패’ 신화가 깨지고 있다. 위축된 부동산 경기와 청약제도 개편, 대출 규제, 세제 등이 맞물린 것도 있지만, 높은 분양가가 발목을 잡는 것으로 보인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날 경기 안양시 비산2동 재건축 단지인 ‘평촌 래미안 푸르지오’가 1순위 청약 접수에 들어간다. 그동안 새 아파트 공급이 뜸했던 안양시에서 올해 처음 공급되는 대규모 아파트다. 지하 2층~지상 37층, 전용면적 59~105㎡ 총 1199가구로 조성되며 이 중 659가구를 일반분양한다.

평촌 래미안 푸르지오 조감도. 사진=리얼투데이

부동산 전문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는 이 단지가 분양가에 대한 저항이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이 단지 역시 분양가가 실수요자들의 청약 신청 여부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얘기다.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평촌 래미안 푸르지오’는 3.3㎡당 평균 분양가가 2050만원으로, 안양시 최초로 3.3㎡당 분양가가 2000만원을 넘는 단지가 됐다. 입주자모집공고의 가격을 보면 11층 이상 기준 전용 59㎡는 5억5409만~5억6080만원, 전용 84㎡은 7억1880만원으로 책정돼 있다. 앞서 공급된 ‘비산 자이 아이파크’의 분양가가 11층 이상으로 전용 59㎡ 5억6310만~5억7810만원, 84㎡은 6억7982만원이었다. 지난해 5월 평균 경쟁률이 49.2대 1에 달할 정도로 청약 흥행에 성공한 ‘평촌 어바인 퍼스트’ 전용 84㎡A 주택형도 분양가는 6억2140만원(아파트 투유 대표금액) 수준이었다.

한 분양 대행사 관계자는 “대형 건설사가 짓는다는 것을 감안하고서라도 3.3㎡당 분양가가 그 일대 실수요자들에게는 매우 높다고 생각될 것”이라면서 “분양가가 이렇게 처음부터 높아버리면 나중에 (분양가보다) 집값이 낮아질 경우를 실수요자는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앞서 인천 서구 검단신도시서 분양한 ‘검단 센트럴 푸르지오’도 검단서 첫 등장한 대형 건설사 브랜드로 주목을 받았지만 청약 미달이라는 뼈 아픈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이 단지는 지난 20일 1순위 청약에서 1439가구 모집에 1154명이 청약했다. 이 단지의 3.3㎡ 평균 분양가는 1240만원이다. 올해 처음으로 검단서 분양 포문을 연 우미건설 ‘우미린 더 퍼스트’, 한신공영 ‘검단신도시 한신더휴’의 분양가가 각각 1208만원, 1189만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30만~50만원 정도 비싸다. 검단신도시 첫 분양단지였던 검단신도시 호반베르디움의 전용면적 3.3㎡당 평균 분양가도 1201만원에 그쳤다.

지난 15일 방문한 ‘검단 센트럴 푸르지오’ 견본주택 내부 모습. 사진=김서연기자

지난 1월 분양한 광진구 ‘e편한세상 광진 그랜드파크’도 전용 115㎡ 4가지 주택형에서 모두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분양업계에서는 이 단지의 분양가가 크게 저렴하지 않은 점을 흥행 실패의 요인으로 꼽았다. 이 단지는 전 주택형의 분양가가 9억원을 넘어서 중도금 집단 대출을 받을 수 없는데, 주변 아파트 시세 대비 가격이 높은 점도 한 몫 했다는 분석이다.

서대문구 홍제동 일대에 20년 만에 들어서는 1000가구 이상 대단지 아파트인 ‘홍제역 해링턴 플레이스’도 고분양가 논란에 섰다. 단지의 3.3㎡의 평균 분양가격은 최소 2300만원대에서 최대 2500만원대에 달한다.

한 분양대행사 관계자는 “서대문구는 공급이 계속 있었던 곳이 아니었고, 이번에 나오는 물량 자체가 많지 않아 미달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서울 아파트값은 계속 내림세인데 단지 분양가가 당초 예상보다는 높게 책정돼 수요자들에게는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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