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언더 나인틴', Mnet '고등래퍼3' 포스터

[한스경제=신정원 기자]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진부한 포맷의 반복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데뷔 전 방송을 통해 인지도를 높이고 팬덤(Fandom)을 미리 확보하는 등 득(得)이 많기 때문이다. 실제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의 가수나 아이돌들은 소속사 출신 가수들보다 음반 판매량의 성과가 더 높다. 음반 활동 역시 꾸준하다. 이러한 효과가 있기에 서바이벌 포맷이 계속될 수밖에 없다. 더욱이 K-POP에 대한 글로벌한 관심이 커지면서 오디션 프로그램 활용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오디션 프로그램의 진화
진부한 포맷이지만 오디션 프로그램은 방송되는 시기에 따라 나름 진화를 겪었다. MBC '대학가요제' 프로그램에서 시작해 Mnet '슈퍼스타K', SBS 'K팝스타' 시리즈를 거쳐 Mnet '고등래퍼', MBC '언더 나인틴' 등으로 이어졌다. 가장 큰 변화는 심사위원 평가에서 대중의 투표를 얻는 형태로 변했다는 점이다. 프로그램의 색도 더 짙어졌다. 특정 장르에 포커스를 두는 등 특성화되는 추세다. 지난 2017년 처음 시작된 '고등래퍼'는 10대들이 힙합 서바이벌을 펼친다는 콘셉트를 지녔다. 최근 몇 년 사이 랩, 힙합이 젊은이들 사이에서 대세 장르로 떠오르면서 반영된 내용이다. 시즌을 거듭하면서 더 차별화된 색을 띠려 한다. 지난 22일 첫 방송을 한 '고등래퍼3' 김태은 CP는 "(이번 시즌은) 실력 경쟁이 아닌 10대들의 성장 스토리가 핵심이다. 내부적으로 변화가 있으니 재미있는 시즌이 될 것"이라며 차별화를 이야기했다. 이처럼 오디션 프로그램은 '서바이벌'이라는 포맷 안에서 시청자들의 입맛에 맞게 달라지고 있는 모습이다.

임민환 기자(그룹 워너원)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의 성과
대표적인 예는 '워너원'을 들 수 있다. 지난 2017년 6월 종영한 엠넷 '프로듀스 101 시즌2'를 통해 만들어진 프로젝트 그룹 워너원은 멤버 선발 과정부터 세간의 화제를 모으더니 데뷔하자마자 핫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그 해 8월 발매한 첫 번째 미니앨범 '1x1=1(TO BE ONE)'은 초동 판매량 41만 1천 장을 기록, 이듬해 11월 발매한 첫 정규앨범 '1¹¹=1'(POWER OF DESTINY)은 43만 8천 장 돌파했다. '에너제틱'부터 '부메랑' 등 발표하는 곡마다 음원 차트 상위권에 오른 것은 물론, 월드 투어로 많은 팬들을 만났다. 그야말로 프로그램의 높은 화제성과 폭넓은 대중성을 모두 잡은 그룹이었다. 활동을 종료한 지금은 멤버 개개인의 활동 성과가 K-POP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가 높다. 큐브엔터테인먼트는 이미 대만 출신 라이관린의 복귀로 올해 1월부터 지금까지 주가가 2배 이상 급등하는 등 효과를 봤다. 배진영은 화보 촬영 잡지가 예약판매에서 완판되는 저력을 과시했다.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 가수들이 다방면으로 활약,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면서 프로그램의 필요성 역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임민환 기자('고등래퍼3' 제작발표회 현장)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의 전망
방송으로 자연스럽게 인지도를 쌓고 팬덤을 형성한다는 취지와 효과는 이미 다양한 수치와 기사들을 통해 알고 있는 부분일 수 있다. 이외 오디션 프로그램이 계속해서 제작되는 이유 중 하나는 대형 기획사가 아닌, 또 소속사 출신이 아닌 일반인들에게 동일한 출발 위치에서 스타가 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한 방송 관계자는 "기성 스타가 아닌, 신선한 인물의 순수한 매력과 능력을 지켜볼 수 있는 것이 오디션 프로그램의 장점이다. 요즘 그 어느 때보다 끼와 재능을 갖춘 어린 친구들이 많다. 그 친구들이 활약할 수 있는 무대를 제공하는 오디션 프로그램의 시대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포맷 자체는 유사하더라도, 매번 새로운 인물이 등장해 놀라운 재능을 보여주기 때문에 시청자들의 관심 또한 꾸준하게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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