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양지원 기자] 배우 이수경이 좀비코믹영화 ‘기묘한 가족’에서 걸크러시 매력을 뽐냈다. 극 중 주유소집 막내딸 해걸 역을 맡아 좀비 쫑비(정가람)와 풋풋한 러브라인을 펼치며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그 동안 주로 강렬하고 진지한 연기를 펼친 이수경의 새로운 얼굴을 볼 수 있다. 이수경은 “전혀 예측할 수 없는 시나리오라서 재미있었다”며 영화를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시나리오의 어떤 점이 마음에 들었나.

“이런 시나리오는 처음 봤다. 너무 기발하고 재미있었다. 새로운 장르를 개척한 작품이었다. 특히 해걸 뿐 아니라 가족들 모두 매력적인 캐릭터라 마음에 들었다.”

-영화에서 연기한 해걸은 굉장히 진취적인 성격인데다 생활력이 강하다. 실제 모습과 닮았나.

“나도 진취적인 삶을 사려고 노력하는데 해걸이처럼 실천이 되는지는 모르겠다. 해걸의 목표는 잘 먹고 잘 사는 단순한 삶이다. 나도 내 나름대로 목표를 향해 열심히 하고 있기는 하다.”

-해걸 캐릭터와 싱크로율이 높은 듯한데.

“집안에서 무뚝뚝한 모습은 나와 많이 닮았다. (웃음) 쫑비에게는 안 그러지만 집에서는 한 없이 무뚝뚝하지 않나. 쫑비도 처음 만났을 때는 애완동물 같이 생각했던 거라고 생각한다. 보호해야 하는 동물이라고 본 거다. 그러다 둘이 사랑에 빠지긴 했지만.”

- ‘기묘한 가족’만의 미덕은 뭐라고 생각하나.

“해걸이 나와 많이 닮기도 했지만 좀비 군단들을 맞이했을 때 변하는 캐릭터들의 모습이 마음에 들었다. 개인적으로 영화나 드라마 시나리오를 볼 때 줄거리보다 캐릭터를 많이 보는 편이다. 좋은 캐릭터들을 만났을 때 시너지가 더 발휘된다고 생각한다. 특히 이번 영화는 함께 캐스팅된 선배들이 참 좋았다.”

-기존의 한국영화에서는 좀비 로맨스 설정을 쉽게 찾아볼 수 없다. 어떻게 연기하고자 했나.

“로맨스에 중점을 두고 연기해야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캐릭터 간 관계성은 영화 안에서 이뤄지는 거니까 자연스럽게 흐름에 따라가면 되겠다싶었다. 물론 좀비와 로맨스라는 게 쉽지는 않았다. 대본 리딩할때는 몰랐는데 촬영을 시작하니 어려웠다. 좀비가 내 말과 행동에 리액션을 할 수 없으니까. 특히 오빠(정가람)와 촬영은 대부분 초반에 촬영했다. 후반에 가면서 점점 좀비와 호흡이 적응됐는데 좀 아쉬웠다.”

-촬영장에서 가장 힘이 돼준 선배가 있다면.

“딱 한 분을 꼽기는 어렵다. 그 중에서도 (정)재영 선배가 나와 (정)가람오빠가 찍는 신을 보시며 아이디어를 많이 주셨다. 어떻게 상황을 만들어가야 할지와 기술적인 측면에서 도움을 많이 주셨다. 많이 감사했다. 재영선배의 애드리브를 통해 다른 장면들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특히 재영선배와 (김)남길 선배는 환상의 짝꿍 같았다. (엄)지원언니와 호흡도 너무 재미있었고.”

-충무로에서 연기 잘 하는 20대 배우로 알려져 있다. 지난 해 백상예술대상에서 조연상을 수상하기도 했는데.

“상을 받은 건 너무 기분 좋은 일이지만 예상치 못한 보상이다. 상을 받았다고 해서 달라지는 건 없는 것 같다. 내가 해야 할 것들을 열심히 하면 되지 않을까.”

-연기에 대한 흥미는 언제부터 느꼈나.

“어렸을 때부터 공부하는 걸 안 좋아했다. 그래서인지 부모님이 예체능을 시키셨다. 어렸을 때부터 악기를 많이 배웠다. 피아노, 첼로, 플루트, 기타도 했다. 그런데 악기도 점점 어려어지니 흥미가 떨어지더라. 그러다 부모님이 연기학원에 날 데려갔다. 유일하게 흥미를 찾은 게 연기였다. 물론 학교를 다닐 때만 해도 연기를 잘 하는 축에 끼지 못했다. 오히려 영화를 하고 나서 칭찬을 듣기 시작했다. 기분은 좋지만 항상 더 잘해야 할 것 같은 마음도 든다.”

-자신이 원하는 캐릭터와 대중이 원하는 게 다를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떤 선택을 하겠나.

“예전에는 내가 하고 싶은 게 우선이라고 생각했는데 요즘에는 그 반대다. 내가 하고 싶은 걸 하기보다 대중이 원하는 걸 해야 하는 것 같다. 그래야 내가 하고 싶은 것도 할 수 있게 된다. 대중이 원하는 걸 알고 싶기도 하다.”

 

사진=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제공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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