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27일, 5년간 45조 투자로드맵 그려
현대차, 정의선 대표의사 전면 배치
엘리엇 압박 잠재울 수 있을까

[한스경제=강한빛 기자] 현대차가 미래기술 확보와 신규 사업기회 창출을 위해 올해부터 2023년까지 5년간 약 45조원을 쏟아붓는다. 

R&D(연구개발) 등에 30조6000억원, 모빌리티와 자율주행 등 미래기술에 14조7000억원을 각각 투입한다. 과거 5년 평균 투자금(5조7000억원) 대비 58% 늘어난 수치다. 특히 수소전기차 분야에서는 오는 2030년까지 약 8조원을 투자하고 50만대 생산체제를 구축한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27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CEO 인베스터 데이'를 개최하고 주주 및 애널리스트, 신용평가사 담당자 등을 초청해 중장기 경영 전략 및 중점 재무 전략을 공개했다. 

이원희 현대차 사장은 이날 발표에서 "안정적 재무구조 유지를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중장기 전략을 바탕으로 경쟁력과 수익성을 조기에 회복해 기업 및 주주가치를 높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정의선 체제' 본격화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정의선 부회장은 내달 22일 주주총회 등을 거쳐 각각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대표이사에 선임될 예정이다. 기아차는 내달 15일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정 부회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기로 의결했다.

대표이사 선임 안건이 이사회를 통과하면 현대차는 정몽구 대표이사 회장, 정의선 대표이사 수석부회장, 이원회 대표이사 사장, 하언태 대표이사 부사장 등 4인 대표이사 체제를 갖추게 된다. 현대모비스 역시 정 회장과 정 수석부회장, 박정국 사장 등 3명의 대표이사 체제를 구축한다.

현대차는 이를 두고 “기업가치와 주주가치 극대화를 위한 책임경영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본격적인 ‘정의선 책임경영’이 시작된 것이다.

◆발톱 드러낸 엘리엇, 현대차 맞불 작전 펼치나

정 부회장의 책임경영 강화는 최근 발톱을 드러낸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의 공세를 돌파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엘리엇은 지난 1월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에 배당과 사외이사 선임 등에 대한 주주제안을 보냈다.

엘리엇은 터무니없는 배당금을 요구했다. 현대차에 대해 보통주 1주당 2만1967원을 배당하라고 제안했다. 배당총액이 약 4조5000억원에 이른다. 이는 지난 5년간 현대차의 배당총액을 웃돈다.

현대모비스에 대해선 보통주 1주당 2만6399원, 우선주 1주당 2만6449원 등 약 2조5000억원의 배당을 제안했다. 이 역시 지난해 현대모비스의 당기순이익 1조8882억원의 1.3배에 해당한다.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에 각각 3명과 2명의 사외이사 후보도 제안했다.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는 거부한 상황이다.

현대차 측은 “이런 요구는 회사의 투자 확대 필요성 등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라며 “대규모 현금 유출이 발생하는 만큼 중장기적으로 기업가치 및 주주가치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밝혔다.

강한빛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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