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민환 기자

[한스경제=신정원 기자] 데뷔 전 10여 년 동안 배구 선수로 활약한 학진은 배우의 길을 걸으면서 더 큰 재미와 보람을 느끼고 있다. 고등학교 때 길거리 캐스팅으로 배우라는 직업을 처음 접한 그는 현재 우상들이 걸었던 길을 뒤따라 묵묵히 걷고 있다. 최근 종영한 JTBC '일단 뜨겁게 청소하라'에서는 남모를 비밀을 감추고 있는 청소 직원 이동현 역을 맡으며 안정적인 연기를 펼쳐 눈도장을 찍었다. 친구를 잃고, 폭행사건 누명을 써야 했던 어두운 과거를 담담하게 그려내 호평을 얻었다. 이병헌처럼 스펙트럼 넓은 배우가 되고 싶다는 학진. 그는 "로맨틱 코미디, 액션, 코미디 다양한 연기에 도전해보고 싶다"며 배우로서의 포부를 한껏 드려냈다.
 
-청소의 요정 직원 이동현 역은 오디션으로 얻은 캐릭터인가.
"그렇다. 오디션 때부터 이동현 캐릭터에 욕심이 났다. 시놉을 보고 나서 청소 요정 세 명 중 동현이는 내가 소화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감독님이 '어떤 역할 하고 싶어'라고 물었을 때 동현이를 하고 싶다는 사람이 없었다. 본인 PR할 게 적었는데, 도전 정신으로 하고 싶었다."
 
-극 중 청소요정들이 동년배라 편하게 연기했을 것 같다.
"민규 형, 인하 청소요정들이랑 물장난 치는 장면이 있다. 날이 추웠는데, 친구들끼리 수영장 와서 노는 기분이 들었다. 서로가 편하다 보니 촬영에 나갈 때마다 기분이 좋았다."
 
-김유정 씨랑은 같은 소속사 식구이기도 하다. 원래도 친하나.
"원래 친하게 지내던 사이다. 작품 하면서 가장 편하게 얘기할 수 있었던 동료 배우였다. 힘든 부분을 유일하게 말할 수 있었다."
 

임민환 기자

-이동현은 무뚝뚝하지만 츤데레 같은 매력이 있다. 실제 친구들 사이에서 본인 성격은 어떤가.
"진지할 땐 진지하고 평상시 놀 땐 어린애 마냥 편하게 노는 스타일이다. 아무래도 운동을 오래 했다 보니 리더십이 간혹 나온다. 의견을 내는 부분에서는 주장을 확실히 하는 편이다."
 
-조금 특별하게 '배구선수 출신'이라는 이력을 갖고 있다.
"초등학교 때부터 대학교 때까지 10년 동안 선수 생활을 하다가 부상으로 그만두게 됐다. 운동선수이기도 했지만, 한편으론 배우의 꿈을 갖고 있었다. 운동을 오랫동안 해왔지만, 배우 역시 그 이상으로 하고 싶었다."
 
-'배우'라는 직업에 처음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고등학교 때 길거리 캐스팅으로 어느 소속사에 우연찮게 간 경험이 있다. 꿈에서만 보던 사람들, 우상인 분들이 앞에 있는데, 다니고 싶다는 생각이 자연스레 들더라. 열심히 해서 이분들과 함께 호흡을 맞춰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같이 서 있는 자리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막연한 꿈을 가졌다."
 
-JTBC '솔로몬의 위증', tvN'소사이어티 게임2', JTBC '일뜨청' 등 꾸준히 필모그래피를 쌓고 있다. 본인의 연기가 어떻게 변해가고 있다고 생각하나.
"연기가 조금씩 단단해지고 있는 것 같다. 작품 할 때마다 선배님들의 연기를 옆에서 지켜보고, 얘기도 많이 듣는다. '일뜨청' 촬영 때도 유선 선배가 '이렇게 하면 더 좋게 나올 것 같다'라는 식의 따뜻한 조언을 많이 해주셨다. 그런 조언을 통해 단단한 연기가 만들어지는 것 같다."
 

임민환 기자

-꼭 한 번 도전해보고 싶은 장르나 캐릭터가 있다면.
"로맨틱 코미디나 멜로를 해보고 싶다. 작품 안에서 사랑에 대한 표현을 해보고 싶다. 연구한 게 많다. 액션도 좋을 것 같다. 모바일 무비 '통 메모리즈'를 통해 액션에 도전한 적이 있는데, 예전 운동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나 설렜다. 배구했을 때의 그 감정이 야금야금 올라올 때가 있었다. 영화로는 되게 웃기고 망가지는 코미디 연기를 해보고 싶다. 2시간이라는 시간 안에 웃기고, 귀엽고, 말도 안 되게 어리바리한 모습을 모두 보여주고 싶다. 할리우드 배우 짐 캐리의 '예스맨' 같은 그런 말도 안 되는 캐릭터를 원한다. 짐캐리가 미국의 '예스맨'이라면, 나는 한국의 '노우맨'으로 활약하겠다.(웃음)"
 
-배우 학진 앞에 어떤 수식어가 붙었으면 하나.
"배우의 수식어보다는 '인간미 좋은 사람'으로 성장하고 싶다. 학진이라는 사람을 이야기했을 때 '좋은 배우지'라는 그런 단순하지만 따뜻한 말을 들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올해 이것만은 꼭 지키자'하는 목표가 있나.
"'부모님께 효도를 하자'이다. 부모님과 떨어져 지내기 때문에 많은 시간을 함께하지 못한다. 설 연휴 때 몇 년 만에 함께 영화를 보는데, 너무 좋아하시더라. 내가 너무 못 챙겨드렸나 싶었다. 시간 좀 내서 대화도 많이 하고, 문화생활도 자주 할걸 후회됐다. 올해는 부모님이 그만 보고 싶다고 하실 때까지 자주 만나고 효도하고 싶다."

신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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