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경찰 조사 받고 귀가하는 승리.

[한국스포츠경제=정진영 기자] 지난 달 말 서울 강남 소재의 클럽 버닝썬과 관련해 폭행 논란이 불거졌다. 이 일을 세상에 공개한 주인공은 스스로 폭행 피해자라 주장하는 김상교 씨. 그는 버닝썬 직원들로부터 폭행을 당했으며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들이 오히려 피해자인 자신만 연행했다면서 진실을 가려달라고 호소했다. 이 일로부터 촉발된 ‘버닝썬 논란’은 폭행을 넘어 마약과 유착, 성접대까지 이어졌다. 버닝썬 대표이사로 이름을 올렸던 그룹 빅뱅 출신 승리는 데뷔 이래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 버닝썬 폭행 논란, 관건은 경찰과 유착 관계

‘버닝썬 논란’이 촉발된 계기는 지난 해 11월 24일 일어난 폭행 사건이다. 이 날 버닝썬을 찾은 김상교 씨는 보안요원 등 직원들로부터 폭행을 당했다. 김 씨는 성추행 당하는 여성을 도우려다 폭행 시비에 휘말렸다고 주장하고 있고, 클럽 측에서는 김 씨가 그 여성을 성추행했다는 입장이다.

김 씨는 애나라고 불리는 26세 중국인 여성을 비롯해 모두 두 명의 여성으로부터 성추행 혐의로 피소된 상태다. 두 사람 가운데 애나의 경우 버닝썬에서 MD로 활동하며 자신이 유치한 중국인 VIP 고객들에게 마약을 유통한 의혹을 받고 있다. 애나와 김상교 씨는 모두 경찰에 출두해 성추행 건과 관련한 조사를 받았다.

김 씨는 이 일을 최초로 알렸을 때부터 줄곧 경찰관들에게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해 11월 폭행 신고 당시 경찰들이 자신에게 2차 폭행을 가했다는 것이다. 또 경찰들이 CCTV와 블랙박스 등의 증거를 인멸했다면서 경찰을 고소해 지난 14일 고소인 신분으로 광역수사대에서 조사를 받기도 했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김 씨가 공무집행을 방해했고 폭행과 모욕을 했다며 관련 혐의에 대해 조사를 진행했다.

김 씨의 최초 주장 이후 강남경찰서가 버닝썬과 유착 관계에 있었다는 의심이 나오기 시작했다. 버닝썬 측이 미성년자 출입 사건을 무마하기 위해 경찰관에게 뇌물을 건넸다는 것이다. 혐의를 받는 경찰은 강남경찰서 소속으로, 광역수사대는 관련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 같은 유착 정황이 개인과 개인에 국한된 것인지 조직적인 것인지가 ‘버닝썬 논란’의 중요한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 버닝썬 대표 ‘마약 혐의’… 유통은?

버닝썬과 관련된 또 다른 논란 거리는 마약이다. 김 씨를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여성 가운데 한 명인 중국인 여성 애나는 버닝썬에서 마약을 유통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버닝썬 VIP 고객이라는 A 씨가 언론을 통해 애나가 “알약 같은 걸 주면서 한 번 해보겠느냐고 권한 적이 있다”고 폭로하면서다. 애나는 실제 지난 해 9월 버닝썬에서 엑스터시를 투약해 경찰에 적발됐다. 애나는 경찰 조사에 앞서 취재진과 만나 “(마약 투약) 과거는 과거고 현재는 없다. 마약을 판매한다, 중국 손님한테 마약을 공급한다 그런 건 전혀 없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버닝썬의 대표인 이문호 씨가 마약을 투약했다는 내용이 보도되며 버닝썬을 둘러싼 마약 논란은 점차 커지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26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이 씨의 대표 주거지를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최근 이 씨의 머리카락을 확보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을 맡겼고, 여기서 마약 양성 반응이 나왔다. 이 대표와 애나가 단순히 마약을 투약한 혐의를 넘어서서 버닝썬 내에서 마약이 유통된 정황이 포착될 경우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전망이다.

승리가 대표로 있던 클럽 버닝썬.

■ 승리의 성접대 의혹… ‘가짜 뉴스’ 논란

26일 SBS funE는 승리가 유리홀딩스 대표 유 모 씨, 직원 등과 나눈 모바일 메신저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여기에는 승리가 외국인 투자자 일행을 위한 성접대를 지시하는 듯한 내용이 담겨 있다. 승리는 버닝썬의 사내 이사로 활약한 인물. 이 같은 의혹은 버닝썬과 관련한 여러 논란들과 합쳐져 많은 이들을 충격에 빠트렸다.

승리는 성접대 의혹이 불거진 당일 소속사인 YG엔터테인먼트를 통해 “해당 기사는 조작된 문자 메시지로 구성된 것”이라고 밝혔다. YG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가짜 뉴스를 비롯한 루머 확대 및 재생산 등 일체의 행위에 대해 법적으로 강경 대응하겠다”며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 다음 날인 27일 승리는 마약에 대해서도 정밀 검사를 받겠으며 자신을 둘러싼 모든 의혹들에 대해 경찰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하지만 문제는 단순하지 않다. 승리의 성접대 의혹 외에도 버닝썬은 클럽 내부에서 성관계 동영상이 촬영 및 유포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버닝썬의 VIP룸 화장실에서 촬영된 것으로 추정되는 동영상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 영상에는 남성이 의식이 없어 보이는 여성과 성관계를 하는 장면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조사 결과가 나온 건 아니지만 대중의 반응은 싸늘하다. 26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공공연한 여성 대상 약물 범죄 처벌과 ***을 비롯한 클럽, 유흥업소와 경찰 간의 유착에 대한 제대로 된 수사 및 처벌을 하라’는 내용의 청원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청원에서 클럽에서의 약물 강간 혐의에 대해 철저한 수사를 해 달라고 촉구하고 있다. 이 청원은 순식간에 20만 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승리는 16일 열린 자신의 서울 단독 콘서트에서 “아껴주신 분들에게 죄송한 마음이다. 많은 분들에게 실망을 끼쳐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논란에도 불구하고 책임감 있게 행동하지 못 했다. 내가 공개적으로 언급한 곳에서 불거진 일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책임감 있는 태도를 보이지 못 했다”고도 했다. 버닝썬 논란과 직접적인 연관은 없다는 의미다.

버닝썬을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한 승리의 입장은 한결같았다. 관련 없으며 관련 내용에 대해서도 알지 못 했다는 것. 승리는 27일 오후 9시께 경찰에 출석해 8시간 30여 분 동안 조사를 받고 28일 귀가했다. 조사 후 취재진과 마난 승리는 "나와 관련된 모든 의혹에 대해 조사를 마쳤고 마약 같은 부분은 마약수사대에서 원하는 모든 조치를 했다"고 밝혔다. 승리가 경찰 조사를 통해 혐의를 벗고 이미지를 회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OSEN, 임민환 기자

정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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