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씨네] ‘항거: 유관순 이야기’, 우리가 몰랐던 유관순에 대하여
[이런씨네] ‘항거: 유관순 이야기’, 우리가 몰랐던 유관순에 대하여
  • 양지원 기자
  • 승인 2019.03.01 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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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위적인 장면 없는 애국영화 '항거'
실제 인물과 사건에 초점 맞춰
영화 '항거: 유관순 이야기' 포스터/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항거: 유관순 이야기' 포스터/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한국스포츠경제=양지원 기자] 영화 ‘항거: 유관순 이야기’는 기존의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작품과 결을 달리한다. 유관순 열사가 서대문 감옥에 갇힌 후 1년 여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풀어낸다. 작위적인 감동과 신파 코드 없이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구현하는 데 초점을 맞추며 묵직한 여운을 선사한다.

‘항거: 유관순 이야기’는 1919년 3.1 만세운동 후 세평도 안 되는 서대문 감옥 8호실 속, 영혼만은 누구보다 자유로웠던 유관순과 8호실 여성들의 1년의 이야기를 담는다.

영화는 흑백 화면으로 전개된다. 불필요한 자극을 덜어내고, 역사성에 대한 리얼리티를 부각하려 한 의도가 엿보인다.

영화는 누더기 같은 옷을 입고 발에는 쇠사슬을 찬 채 서대문 감옥으로 끌려가는 유관순의 모습으로 시작된다. 행색은 초라하나 표정만큼은 당당하고, 일제에 굴하지 않는 결연한 모습이 시선을 끈다.

영화 '항거: 유관순 이야기' 스틸/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항거: 유관순 이야기' 스틸/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유관순의 등을 떠민 곳은 8호실. 세평도 안 되는 작은 방에는 약 30여 명의 여성의 수감인들이 있다. 앉을 자리도 없어 서 있어야 하는 작은 공간. 수감인들은 다리가 퉁퉁 붓지 않기 위해 빙글빙글 돈다. 당시 독립열사들의 옥중생활이 얼마나 고됐는지를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항거: 유관순 이야기’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버틴 독립운동가들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묘사하며 보는 이들의 경외심을 자아낸다. 얼핏 보면 평범해 보이지만, 독립과 자유를 마음에 품고 일제에 저항하는 이들의 용기 있는 모습이 심금을 울린다.

당시 17세의 나이에 일제의 갖은 모독과 고문을 참고 굴복하지 않은 유관순의 삶 역시 신파나 ‘억지’ 감동이 아닌 다큐멘터리적인 연출로 담아낸다. 유관순의 일대기가 아닌 유관순과 8호실 여성들의 연대에 초점을 맞추며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다양한 인물들을 투영한다. 모두가 알고 있지만, 알지 못한 유관순의 삶을 철저한 역사적 고증을 통해 보여준다.

영화 '항거: 유관순 이야기' 스틸/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항거: 유관순 이야기' 스틸/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참혹한 현실에 굴복하지 않고, 꿋꿋이 독립을 외치는 여성들의 모습은 현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의 귀감이 되기 충분하다. 자칫하면 식상하게 느껴질 수 있는 애국 영화를 최대한 사실적으로 묘사함으로써 기억해야 할 역사를 상기시킨다. 작위적인 설정과 영화적 흥미를 더하기 위해 욕심을 부린 장면이 단 한 신도 없다. 유관순의 이야기를 오롯이 전하는 미덕이지만, 뭇 관객에게는 다소 투박하게 느껴질 수 있는 영화이기도 하다.

고아성이 유관순 역을, 김새벽이 기생 김향화로 분했다. 유관순의 이화학당 선배 권애라는 김예은이 맡았다. 정하담이 다방 종업원 옥이로, 류경수가 일제에 굴복한 헌병 보조원 정춘영으로 분했다. 러닝타임 105분. 12세 관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