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아마존, 클라우드 기반 게임 사업 준비 중
스트리밍 사업 눈독 컴캐스트…e스포츠 관심
넥슨 본사/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김지영 기자] 넥슨 인수전에 세계 최대 인터넷쇼핑몰 아마존, 미디어 공룡 컴캐스트가 참여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아마존은 클라우드 기반 비디오게임 사업에, 컴캐스트는 스트리밍 사업에 넥슨의 게임 콘텐츠를 활용하고 싶은 눈치다.

아마존과 컴캐스트는 최근 뉴욕에서 진행한 넥슨 예비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넥슨의 인수가가 10조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아마존과 컴캐스트가 안정적인 자금을 기반으로 최종 승리자가 될 가능성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CEO/사진=연합뉴스

◆세계 최대 쇼핑몰 아마존, 넥슨 인수 나서는 까닭은

세계 최대 인터넷쇼핑몰인 아마존은 쇼핑몰을 넘어 최근 클라우드 기반 비디오게임 사업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정확히는 게임보다는 게임을 실행할 수 있는 플랫폼 사업자가 되고 싶어 한다.

2014년 게임 전문 실시간 방송 플랫폼 트위치를 9억7000만달러(한화 약 1조원)에 사들인 것을 봐도 게임을 향한 야마존의 야심을 엿볼 수 있다. 인수 당시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CEO는 "e스포츠는 '대박' 가능성이 큰 차기 먹거리 산업(the next big thing)"이라고 말했다.

아마존은 특히 클라우드 컴퓨팅 기반 게임에 공을 들이고 있는데, 이것은 스트리밍 방식으로 게임을 구동하기 때문에 이용자 기기의 용량을 크게 차지하지 않는다. 넷플릭스 등 스트리밍 서비스를 떠올리면 이해가 쉽다.

용량을 적게 차지할 뿐 아니라 설치나 다운로드가 필요 없기 때문에 게임을 시작하기 위한 절차가 더욱 간편하다는 장점도 있다.

포브스 등 외신에 따르면 최근 아마존은 클라우드 비디오게임을 도입하기 위한 작업에 한창이다. 이를 위해 게임 개발 분야만 전담하는 사업부인 ‘아마존 게임 스튜디오(AGS)’도 만들었다.

미국 경제전문 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지난 1월 아마존이 넷플릭스 영상 서비스를 통해 비디오게임을 제공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아마존은 게임 배급사들과 새로운 서비스에 포함할 게임을 찾고 있다.

넥슨은 세계 10위권 게임사로 '던전앤파이터', '메이플스토리' 등 세계에서 인기 있는 IP(지식재산권)를 보유 중이다. 클라우드 기반 게임 서비스를 준비 중인 아마존에게 넥슨의 다양한 IP는 탐나는 콘텐츠인 셈이다.

또 아직 게임기와 게임을 직접 만들어본 적이 없기에 인수를 통해 넥슨의 노하우를 배울 수 있다는 점도 아마존이 인수전에 참여하는 이유로 풀이된다.

박정호 SKT 사장(좌), 터커 로버츠 컴캐스트 스펙타코어 e스포츠 총괄(우)/사진=SKT

◆e스포츠 눈독 컴캐스트…넥슨 통해 게임 인프라 확장

컴캐스트는 최근 자사 스트리밍 사업에 e스포츠 등 게임을 활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최근 e스포츠 구단 'T1'을 운영 중인 SK텔레콤과 파트너십을 맺은 것도 e스포츠에 컴캐스트가 군침을 흘리고 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양사는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e스포츠·게임 공동 사업과 조인트벤처 ‘T1 엔터테인먼트&스포츠’ 설립에 나선다.

컴캐스트는 세계적인 미디어·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한국에도 유명한 ‘NBC유니버셜’, ‘드림웍스’, ‘SKY' 등 위성방송사를 가지고 있다.

이처럼 전통적인 거대 미디어 기업인 컴캐스트가 e스포츠에 눈을 돌리는 이유는 유튜브와 넷플릭스 등 스트리밍 사업자들이 자리를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게임을 활용하겠다는 전략이다.

실제 e스포츠는 최근 성장세를 거듭하고 있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세계 e스포츠산업은 지난해 8억6900만달러(약 1조원) 규모에서 2022년 29억6300만달러(약 3조3000억원) 규모로 커졌고 앞으로 해마다 35%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e스포츠에 공을 들이고 있는 컴캐스트 입장에서는 넥슨 인수가 게임 인프라를 확대할 수 있는 훌륭한 도구인 셈이다.

한편 NXC(넥슨 지주회사) 매각주관사인 도이치증권 뉴욕지점은 다음달 본입찰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아마존, 컴캐스트 외 넷마블, 카카오 등 국내 게임 업체와 KKR, 베인캐피털, MBK파트너스 등 글로벌 사모펀드도 넥슨 인수전에 참여할 것으로 보여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다.

김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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