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양지원 기자] 이한 감독은 그 동안 ‘완득이’ ‘우아한 거짓말’ ‘오빠생각’ 등 사람과 사람 간 이야기를 따뜻한 시선으로 풀어냈다. 소외 계층을 향한 편견 없는 시선과 조화로운 삶을 담은 이한 감독이 ‘증인’을 통해 또 한 번 장기를 발휘했다. 자폐 소녀와 변호사의 감동적인 이야기를 인간적인 시선으로 담았다. 틀린 게 아니라 다르다는 것.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편견을 깰 때 비로소 변화를 맞이할 수 있다는 메시지로 뭉클한 감동을 선사했다.

- ‘증인’은 시나리오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각색에 참여했는데 어떤 걸 보완했나.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를 봤으면 하는 마음이었다. 다양한 연령대가 볼 수 있으려면 감동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순호(정우성)의 아버지(박근형)의 이야기를 좀 더 넣었다. 또 수인(송윤아)도 사실은 로펌 변호사가 아니었다. 그런 설정을 소소하게 바꿨다.”

-정우성, 김향기는 어떤 점이 각 캐릭터에 어울린다고 생각했나.

“정우성이 그 동안 강한 역을 주로 연기해서 그런지 순호 역할과 싱크로율에 대해 의구심을 품는 분들이 있었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 안했다. 정우성의 눈동자를 봤는데 눈빛이 참 선했다. 김향기는 전작에서도 호흡을 맞췄기 때문에 전혀 걱정되지 않았다. 내가 생각하는 감정 그대로를 전달해 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영화 속 순호는 성공 대신 청렴한 삶을 택한다. 일부 관객들은 법정에서 순호가 한 선택을 이해 못할 수도 있다.

“아마도 생경하게 느낄 수 있다. 직업을 걸면서까지 저렇게 할 수 있나라는 생각을 할 수 있다. 사실 우리나라 법정에서는 없던 일이지만 외국에서는 실제로 저런 경우가 있었다고 한다. 사실 부조리한 일에 직업윤리를 적용하는 게 이내 못마땅한 마음도 있었다. 어쨌든 법을 다루는 사람들 아닌가. 영화적으로 바라봐주시고 카타르시스를 느꼈으면 했다. 내가 흔들리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순호는 불도저같이 밀고 나가는 인물이길 바랐다.”

-촬영을 하면서 정우성의 새로운 얼굴을 봤나.

“많이 편했다. 사실 정우성이 아닌 순호의 얼굴을 많이 봤다. 그래서 생뚱맞게 순호 같은 표정을 지어보라고 디렉션을 하기도 했다. 정우성이 이 영화를 찍으면서 마음이 많이 편했다고 하더라. 계산하지 않은 채 있는 그대로 연기할 수 있어서 좋다고.”

-김향기는 결코 쉽지 않은 캐릭터를 연기했는데.

“제작진들이 너무 감탄해서 NG 날 뻔한 적도 많았다. 그만큼 (김)향기가 지우 캐릭터를 잘 소화했다. 따로 뭘 조언하거나 하지는 않았다. ‘네가 직접 만들어가라’면서 자폐 스펙트럼에 관한 자료를 주곤 했다. 지우의 버릇과 습관 등을 직접 만들었다.”

-자폐 스펙트럼 가정이 있는 만큼 연출을 할 때 조심스러웠을 것 같다. 지우는 평범하지 않은 특별하고 천재적인 자폐아로 그려지는데.

“내가 뭘 꾸미지만 않는다면 진심을 알아주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물론 실제로 언짢아하는 분들도 있을 것 같다. 서번트증후군이라는 걸 강조했으니까. 언짢으신 분들에게는 죄송하지만 진심은 통한다는 생각으로 영화를 만들었다.”

-나름대로 반전을 담은 영화이기도 하다. 후반부에 드러나는 반전이 꽤 흥미롭다.

“반전을 위해 무언가를 쓰지는 말자는 생각이었다. 대부분 반전이 있다고 하면 관객들이 미리 맞춰버리지 않나. 관객과 기싸움하지 말고 보여줄 건 보여주면서 눈치 챌 사람은 눈치 채길 바랐다. 반전이 밝혀지고, 추측대로 됐다고 해도 영화를 볼 때 큰 지장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증인’의 주제는 무엇인가.

“소통에 대한 이야기다. 소통을 하자는 걸 전하고 싶었다.”

사진=임민환 기자 limm@sporbiz.co.kr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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