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동남아시아, 경제성장률 높지만 금융 인프라 취약
카드사, 현지 제휴 통해 해외 신사업 모색

[한스경제=이승훈 기자] 최근 카드수수료 인하 등으로 인해 국내 업황이 어두운 카드사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아직 사업 초기라 눈에 띄는 성과는 보이지 않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현지 관련 업체들과 제휴를 통해 시장 확보에 나서고 있는 모습이다.

4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카드사들의 동남아 진출이 두드러지고 있다. 박항서 감독의 영향으로 베트남 등지에서 한국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고, 케이팝을 통한 한류열풍을 비롯해 정부의 신남방 정책과 맞물려 한국 기업의 진출도 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동남아시아는 성장가능성이 크고 자본 수요가 높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베트남의 경우 경제 성장률이 올해 6.9%로 예상된다. 인도네시아는 매년 5% 수준, 미얀마는 매년 7% 안팎이다. 한국 경제성장률이 3%초반인 것을 생각하면 꽤 높은 수준이다.

다만, 이들 국가들은 금융시장이 발달하지 않아 자본력이 부족한 상태로 선진화된 금융 인프라 마련이 요구된다. 또한 동남아 국가들은 시장 특성상 젊은 층이 많아 역동적이고 문화적인 이유로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카드사, 현지 제휴 통해 시장 확대 노려

신한카드는 박항서 감독이 신한베트남은행의 홍보대사로 활동 중이라 베트남 내 인지도가 상승 중이다. 신한금융에 따르면 신한카드의 베트남 내 지난해 상반기 고객 수는 박 감독 모델 발탁 직전인 2월보다 6.4%(1만2393명) 늘어난 19만3319명을 기록했다.

신한베트남은행 홍보대사로 활동 중인 박항서 감독의 영향으로 베트남 내 신한카드 인지도도 덩달아 상승했다. /사진=신한은행

특히 신한카드는 지난달 21일 베트남 중앙은행으로부터 현지 소비자 금융회사인 ‘PVFC’(Prudential Vietnam Finance Company Limited) 인수를 승인받았다. 이번 신한카드가 인수한 'PVFC'는 2006년 베트남 현지에 설립된 첫 번째 외국계 소비자금융사다. 2017년 말 기준 총자산 2억7000달러, 당기순이익 1100만달러, 누적고객 30만명 수준에 이르는 업계 4위의 우량 소비자금융사로 알려졌다.

또 ‘PVFC’가 보유한 비은행금융업 라이선스는 신용대출, 할부, 신용카드 발급 등 다양한 소비자금융 사업 영위가 가능하다.

롯데카드의 경우 지난해 말 베트남 현지법인 ‘롯데파이낸스 베트남(LOTTE Finance Vietnam)’ 출범식을 갖고, 국내 카드사 최초로 베트남에서 소비자금융 영업을 시작했다. 롯데카드는 베트남의 성장잠재력에 주목해 이미 2009년부터 대표사무소를 통해 베트남 진출을 추진해왔다.

올해 3월 베트남 중앙은행으로부터 현지 소비자금융 및 신용카드 회사인 ‘테크콤 파이낸스(Techcom Finance)’ 지분 100% 인수를 최종승인 받고, 약 9개월간 영업개시 준비를 해왔다. 올 상반기까지 할부금융은 물론 신용카드 상품도 출시할 계획이다. 최근에는 베트남 종합유선방송사인 브이티브이 케이블과 업무제휴를 체결해 소비자대출 및 신용카드 영업, 제휴카드 개발, 수신료 할부금융 서비스 등 사업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KB국민카드는 계열사와 협업으로 라오스 법인 흑자 전환에 성공하면서 동남아 시장 진출에 성장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국민카드는 지난해 KB캐피탈과 KB코라오리싱컴퍼니(KOLAO Leasing Company)를 설립해 라오스 자동차 할부금융 시장에 진출했다.

KB코라오리싱컴퍼니는 지난해 3분기까지 순이익 11억5200만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말 7억2700만원 순손실에서 흑자 전환됐다. 같은 기간 영업수익도 3억8800만원에서 56억5500만원으로 약 15배 급증하면서 1년 6개월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또한 국민카드는 지난해 9월 미얀마 중앙은행으로부터 현지 대표 사무소 설립 인가를 받고 할부금융과 신용카드업을 진행하는 ‘여신전문금융회사’ 설립을 준비하는 중이다. 앞으로 KB국민은행의 ‘KB캄보디아은행’ 관련 체크사업도 시작할 계획이다.

(왼쪽부터 오른쪽 순으로) 센타라 호텔&리조트 한국지사 최철훈 이사, 하나카드 글로벌마케팅부 한경호 부장, 하나카드 글로벌성장본부 홍장의 본부장, 센타라 호텔&리조트 시라윳 치라시밧 회장, 센타라 호텔&리조트 마클랜드 블라이크락 부회장, 센타라 호텔&리조트 톰 스루셀 마케팅 부사장, 센타라 호텔&리조트 주라이랏 몽콜윙시리 영업 부사장. /사진=하나카드

하나카드는 다른 카드사의 금융사 제휴와 달리, 최근 태국 센타라 호텔&리조트(Centara Hotels & Resorts)와 전략적 제휴(MOU)을 체결했다. 하나카드는 해외 서비스 네트워크 확대 및 편리한 해외 모바일 결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글로벌 파트너십 제휴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센타라 호텔&리조트는 태국의 쇼핑 및 유통, 레저 사업 및 부동산 개발 등을 영위하는 센트럴 그룹(Central Group)의 자회사다. 태국 전역에 34개의 호텔 및 리조트를 포함한 전 세계 총 40개 호텔 및 리조트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 1월 22일 베트남 호치민에 위치한 UOB 본사에서 ‘L.POINT(이하 엘포인트)UOB 제휴카드 출시’를 위한 업무 제휴 조인식이 진행됐다. (좌측부터. Mr. Fred Lim 싱가폴 본사 리테일 뱅킹 총괄 이사, 롯데멤버스 장영찬법인장). /사진=롯데멤버스

롯데멤버스는 통합 멤버십 포인트 해외 시장을 노린다. 최근 싱가포르 최대 민간 은행인 UOB(United Overseas Bank)와의 업무 제휴를 통해 베트남 현지 포인트 적립형 제휴카드를 출시한다.

베트남 커머스 시장이 확대됨에 따라 다양한 유통채널에서 통합 멤버십 포인트를 적립하고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기로 한 것이다.

베트남 UOB의 주 사용 층은 18~25세로, 전체 고객의 약 39.6%를 차지할 만큼 젊은 연령층의 이용이 활발하다. 이번 제휴를 통해 베트남 현지 고객들에게 차별화된 통합 멤버십 서비스와 포인트 적립·할인 등 다양한 엘포인트 혜택을 제공한다.

비씨카드는 QR코드 등 디지털 결제 시장을 공략한다. 비씨카드는 지난 1월 베트남 우체국 네트워크를 독점하고 있는 리엔비엣포스트은행과 결제 플랫폼 디지털화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비씨카드는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맞춤형 카드 상품 및 서비스 개발, QR코드 등을 활용한 간편결제 디지털 플랫폼 등을 구축한다.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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