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경남FC의 재투자, K리그 선순환의 시발점 돼야
[기자의 눈] 경남FC의 재투자, K리그 선순환의 시발점 돼야
  • 박종민 기자
  • 승인 2019.03.05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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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경남FC는 올 시즌 거물급 외국인 선수 조던 머치를 영입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K리그 경남FC는 올 시즌 거물급 외국인 선수 조던 머치(오른쪽)를 영입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한국스포츠경제=박종민 기자] 스페인 프로축구 프리메라리가의 세비야FC는 대표적인 ‘셀링 클럽(Selling Club)’ 중 한 곳이다. 구단은 유망한 선수들을 일찍이 사들여 성장시킨 후 거액의 이적료를 받고 다른 팀에 판다. 그리고 이적료를 팀에 꼭 필요한 또 다른 선수를 영입하는 데 투자한다.

올 시즌 경남FC는 ‘세비야’를 연상케 했다. 경남은 K리그2(2부) 시절인 2017년 임대로 데려왔던 말컹(25)이 성공 가능성을 보이자 약 10억 원을 투자해 완전 영입했다. 불과 2년 만에 K리그 최고의 선수로 성장한 말컹은 지난달 중국 허베이 화샤 싱푸로 이적하면서 경남에 무려 60억 원에 이르는 이적료를 안겨다 줬다. 말컹 한 명으로 약 50억 원의 차익을 낸 경남은 이를 허투루 쓰지 않았다. 재투자해 역대 최고의 외국인 선수로 평가 받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출신 조던 머치(28)를 데려왔다.

그 동안 페르난도 토레스(35ㆍ사간 도스)와 안드레스 이니에스타(35), 다비드 비야(38ㆍ비셀 고베) 등 유럽 빅리그 출신의 세계적인 선수들을 영입하며 리그의 품격을 높인 J리그에 비해 K리그에는 걸출한 이력의 외국인 선수가 없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올해 경남이 재투자의 모범을 보이면서 타 구단들도 자극을 받게 됐다. 상당히 긍정적인 현상이다.

최근 기자와 만난 박찬하 JTBC 축구 해설위원은 “그간 단발성으론 재투자 사례들이 있었다. 하지만 꾸준하게 이어지진 못했다. 재투자라는 선순환은 계속돼야 한다. 구단들이 유망주 영입과 성장 도모, 판매, 재투자라는 과정을 연속성 있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남이 주목을 받는 건 재정적인 이유뿐 만이 아니다. 이러한 움직임은 리그의 구단간 불균형을 해소하는 데 조금이라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의 한 관계자는 “우리가 가장 고민하고 있는 것 중 하나는 리그 구단간 격차가 크다는 점이다. 수도권과 비수도권 연고 구단들의 차이가 크다. 전북 현대는 특수한 상황이지만, FC서울 등에 비해 상주 상무 같은 팀들은 관중 동원이나 성적 향상이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경남이 재투자의 결실인 머치 등을 활용해 관중을 끌어 모으고 지난해처럼 좋은 성적(12개 팀 중 2위)을 향후에도 꾸준히 올린다면 K리그는 전국에 서울(FC서울)과 전라북도 전주(전북 현대), 경상남도 창원(경남FC)이라는 3개의 주요 거점지를 확보, 균형 있는 발전을 해나갈 수 있다.

구단들이 재정건전성을 강화하고 자생력을 키우는 데 ‘재투자를 통한 성적 향상’만큼 좋은 방법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재투자는 성적 향상을 이끌어내고 그러한 움직임은 리그를 보다 내실 있게 만든다. K리그의 다른 구단들이 이번 경남의 사례를 주의 깊게 살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