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1일 프로 축구 개막, 12일 프로 야구 시범 경기 개막
실외 스포츠 단체, 미세먼지 대책 마련에 '바쁘다 바빠'
프로 축구·야구, 미세먼지 경보 발령 기준 맞춰 취소 예정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실외 스포츠 단체들이 미세먼지 농도 기준에 따른 경기 취소 등 규정을 마련하는 데 애쓰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스포츠경제=조재천 기자] 사상 최악의 미세먼지가 장기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어느덧 봄이 왔다. 날이 풀리면서 국민 스포츠의 쌍두마차인 축구와 야구 시즌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다. 프로 축구는 이미 막을 열었고, 프로 야구는 12일 시범 경기를 시작으로 23일 정규 일정에 돌입한다. 미세먼지가 일으키는 건강 문제가 사회적 쟁점이 된 가운데 실외 스포츠 경기들은 앞으로 어떻게 되는 것일까. 

3월은 프로 축구와 야구가 개막하는 달이다.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의 A 매치도 열린다. 희뿌연 하늘 아래서 경기를 뛰는 선수나 관중을 생각하면 끔찍하기까지 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6일 미세먼지 문제와 관련해 중국 정부와 긴급 대책을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늘이 맑아질 때까지 실외 스포츠 단체들이 그저 넋 놓고 바라보고만 있을 수는 없다. 선수와 관중의 건강 문제, 관중 동원에서 비롯되는 입장 수입, 취소된 경기가 연기로 이어져 전체 시즌이 길어지는 문제 등 고민거리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 하지만 이러한 사안에 해결책을 내놓는 게 협회 및 연맹, 구단의 역할이기도 하다.

◆ 프로축구연맹

1일 프로 축구가 막을 올렸다. 한국프로축구연맹(K리그)은 이 같은 환경적인 요소에 대비해 지난해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했다.

K리그 경기 규정에는 경기 개최 3시간 전부터 종료 때까지 경기 개최 지역에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황사 등에 관한 경보가 발령되거나 경보 발령 기준 농도를 초과하는 상태인 경우, 즉 시간당 평균 농도 기준 초미세먼지 150㎍/㎥ 이상 또는 미세먼지 300㎍/㎥ 이상인 상황이 2시간 이상 지속되는 때 경기 위원회가 경기 취소 또는 연기를 결정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6일 K리그는 K리그1 12개 구단 및 K리그2 10개 구단에 미세먼지에 따른 경기 취소 등에 관한 규정이 담긴 공문을 다시금 보냈다. 아울러 경기 취소 또는 연기 때 입장권 환불 등에 대한 대책을 각 구단에 마련할 것을 알렸다.

◆ 대한축구협회

오는 22일 남자 축구대표팀 A 매치를 앞둔 대한축구협회(KFA)도 미세먼지가 걱정거리이긴 마찬가지다.

이번 A 매치는 한국에서 열린다. 국내를 찾은 외국 팀과 경기를 치르는 특성상 연기하기가 쉽지 않다. 현재 FIFA 주최 대회 및 AFC 챔피언스 리그는 초미세먼지와 관련된 경기 취소 규정을 따로 두고 있지 않다. 그렇다고 해서 선수와 관중의 건강을 해치면서까지 A 매치를 치를 이유는 없다. 가령 경기를 강행한다면 여론의 뭇매를 맞기 십상이다. 

KFA는 이에 대한 대책 마련으로 경기 감독관의 판단에 따라 미세먼지·초미세먼지가 경보 발령 수준에 이를 경우 A 매치를 취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시간당 평균 농도 기준 초미세먼지 150㎍/㎥ 이상 또는 미세먼지 300㎍/㎥ 이상이 2시간 이상 지속되면 A 매치 취소 여부를 경기 감독관이 판단하게 된다.

하지만 한국프로축구연맹이 경기 개최 3시간 전부터 종료 때까지 해당 규정을 적용하는 것과 달리 대한축구협회가 마련한 대책에는 이러한 언급이 없어 당장 보완이 필요해 보인다.

◆ 한국야구위원회

오는 12일에는 프로 야구 시범 경기가 펼쳐진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마련한 미세먼지 관련 규정은 첫 시범 경기부터 적용한다.

KBO는 시간당 평균 농도 기준 초미세먼지 150㎍/㎥ 또는 미세먼지 300㎍/㎥ 이상이 2시간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면 KBO 경기 운영 위원이 지역 기상대에 확인 후 경기를 취소하는 규정을 마련했다. 대한축구협회와 마찬가지로 경기 개최 몇 시간 전부터 해당 규정을 적용하는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지난해 KBO는 미세먼지 관련 취소 규정이 없어 경기 운영 위원의 판단에 따라 4경기를 취소했다. 작년 4월 6일 3경기, 4월 15일 1경기가 그랬다. 리그 역사상 미세먼지로 인한 경기 취소는 처음으로 있는 일이었다.

프로 야구는 한 시즌 팀별 144경기를 치른다. 미세먼지로 연달아 경기가 취소돼 연기된다면 10개 팀 모두 가을 야구를 해야 하는 상황이 불가피하다. 더군다나 올해 11월에는 프리미어 12도 열린다. 이에 KBO는 13일 10개 팀 단장 회의를 시작으로 관련 대책을 보다 심도 있게 논의할 예정이다. 시범 경기를 마친 뒤 미세먼지에 관한 취소 규정을 구체화할 가능성도 있다.

KBO 관계자는 내부에서 미세먼지 문제의 심각성에 대해 인지하고 있다면서 대책 마련을 위해 심혈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조재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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