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양지원 기자] 모든 콘텐츠가 웹으로 통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엔터테인먼트를 담당하는 영화, 가요, 방송 역시 국한된 플랫폼에서 벗어난 지 오래다. 새로운 플랫폼에서 나온 콘텐츠들은 시간과 나이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방법으로 모든 연령층을 사로잡고 있다. 비단 극장으로만 한정됐던 영화는 넷플릭스의 새로운 시도로 독창적인 콘텐츠가 넘쳐나고 있다. 가요계에서는 유튜브 커버, 음원 어플이 성행이다. 각종 음원과 애플리케이션은 날씨, 기분, 취향에 맞는 곡을 추천한다. 방송 역시 TV라는 한정된 플랫폼이 아닌 웹드라마가 인기다. 4차 산업 혁명시대를 맞아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어떻게 변화하고 있고 어떤 준비를 하는지 한국스포츠경제 연예문화부가 매주 1회 ‘랜선라이프’ 시리즈물로 살펴본다. <편집자주>

약 2시간가량 한정된 상영시간 동안 화면을 통해 메시지를 전달하던 영화가 변하고 있다. 단순히 보는 것만 아닌 관객이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콘텐츠가 주목 받고 있다. 상호작용이라는 뜻의 인터랙티브(Interactive) 영화는 자기표현에 적극적인 밀레니얼 세대들의 새로운 놀이문화로 자리잡았다.

■ 선택에 따라 결말이 달라진다..‘밴더스 내치: 블랙미러’

넷플릭스 영화 '블랙 미러: 밴더스 내치' 예고편./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 영화 ‘블랙 미러: 밴더스 내치’는 대표적인 인터랙티브 영화다. ‘블랙미러' 시리즈의 신작으로 각 에피소드의 스토리를 시청자가 선택할 수 있게 만든 새로운 개념의 콘텐츠다. 사용자들은 각기 다른 이야기 전개를 선택해 개개인마다 다른 버전을 즐길 수 있다. 미디어와 과학기술 발달의 이면을 주제로 다룬 영화다. 시청 시간은 선택에 따라 최소 40분부터 최대 5시간까지 다양하다. 결말이 총 5개라는 공식 발표가 있었지만, 일부 이용자들 결말이 10개 이상이라고 주장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블로그 등을 통해 결말 공략법이 공유되기도 했다.

‘블랙 미러: 밴더스 내치’를 즐긴 시청자들은 저마다 다른 반응을 보였다. 마치 비디오게임을 하는 듯했다는 의견과 기술적인 한계에 아쉬움을 느꼈다는 의견으로 나뉘었다. 반응은 제각각 이지만 끝없는 해석과 반응이 이어진다는 점에서 '블랙 미러: 밴더스 내치’가 영화 이상의 경험을 제공한 것은 확실해 보인다.

■ 1인형 보급기기..인터랙티브 콘텐츠 발전 원동력

MBC '두니아 처음 만난 세계' 포스터./MBC 제공.

물론 과거에도 인터랙티브 콘텐츠가 존재했다. 우리가 알고 있는 MBC 예능프로그램 ‘TV 인생극장’ 역시 선택에 따라 내용이 달라지는 형식으로 시청자들 사이에서 화제를 모았다. 또 지난 해 방영한 MBC ‘두니아 처음 만난 세계’는 시청자의 문자 투표를 통해 다른 전개를 보여주기도 했다.

인터랙티브 장르의 가장 큰 매력은 마치 실제 게임을 하는 듯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단순히 관전자가 아닌 능동적인 참여자로 콘텐츠의 결말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치며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스마트폰으로 대표되는 1인형 보급기기의 발전에 따라 인터랙티브 콘텐츠는 더욱 성행할 것으로 보인다. 기존의 TV가 선택이 용이하지 못한 반면 스마트폰으로는 시청과 조작을 동시에 할 수 있다. 또 플랫폼의 변화로 굳이 극장에 가지 않아도 TV와 영화 등 영상 콘텐츠를 스마트폰으로 즐길 수 있다는 점 역시 인터랙티브 콘텐츠의 발전의 원동력이 될 전망이다.

■ 인터랙티브 콘텐츠 전성시대 열릴까

모바일 동영상 앱 퍼프 '나를 구해줘' 스틸./퍼프 제공.

넷플릭스를 비롯한 OTT업체뿐 아니라 포탈사이트까지 인터랙티브 콘텐츠 발굴에 힘쓰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넷플릭스는 텔테즈 게임즈가 출시한 게임 ‘마인크래프트: 스토리 모드’를 인터랙티브 어드벤처로 서비스 중이다. 또 ‘장화 신은 고양이: 동화책 어드벤처’ 등 독자적인 인터랙티브 콘텐츠를 계속 선보이고 있다.

포탈사이트 네이버는 지난 12월 아동 전문 출판사 ‘아울북’과 함께 ‘백설공주’ ‘피노키오’, ‘아기돼지 삼형제’ 등 동화 20편을 인터랙티브 오디오북으로 재구성했다. 이용자는 이야기의 중요한 순간마다 주인공의 행동을 선택할 수 있고, 결과에 따라 줄거리가 달라진다.

모바일 동영상 앱 퍼프(PUFF)는 NCT 공식 유튜브 채널과 함께 지난 달 25일 인터랙티브 라이브 ‘나를 구해줘’를 총 111개국에 동시 생중계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NCT DREAM 멤버들의 행동을 결정하는 콘텐츠로 참여자 유지율은 73.5%를 기록했다. 약 3만 여 개의 채팅이 오갔다.

인터랙티브 영화를 비롯해 관련 콘텐츠가 활성화되고 있는 가운데 세대를 뛰어넘는 문화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업계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영상 미디어 플랫폼에서 주목 받는 넷플릭스가 이런 콘텐츠를 시도한 것에 대한 이용자들의 관심과 반응은 좋은 편”이라면서도 “아직까지는 디바이스의 발전이 완벽하지 못한 상태다. 웨어러블 디바이스처럼 인터랙티브 콘텐츠를 잘 수용할 수 있게 하는 기기가 접근성을 용이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인터랙티브 콘텐츠의 대중화 역시 결국은 입소문이 관건일 것”이라며 “글로벌 기업이 다양한 시도를 기획해 참신한 콘텐츠를 내놓는다면 밀레니얼 세대 뿐 아니라 웬만한 연령층을 만족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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