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JW 메리어트 서울, 소화기 점검표 미부착·비상구 화물보관 등 소방안전시설 미흡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 JW 메리어트 서울 리노베이션을 총괄 지휘
지난해 8월 전면 개보수를 마친 JW 메리어트 서울.(오른쪽 위)해당 호텔의 경영을 총괄하고 있는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 사진=JW 메리어트 서울

[한스경제=장은진 기자]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의 호텔로 알려진 JW 메리어트 서울이 6개월 전에 대대적인 개보수를 마쳤음에도 관련 소방안전 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한스경제가 확인한 결과 JW 메리어트 서울은 소화기 점검표 미부착, 비상구 이동식 화물보관 등 다수의 소방시설 안전규정을 지키지 않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JW 메리어트 서울은 8개월 동안의 전관 리노베이션을 마친 후 지난해 8월 다시 열었다. 기존 497개였던 객실을 379개로 줄이고 다양한 시설을 더해 ‘럭셔리 호텔’ 이미지를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하지만 정작 소방안전 관련 운영은 법적 규정에 크게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호텔 객실복도에 배치된 소화기들에 반드시 부착돼 있어야 할 점검표가 보이지 않았으며 객실내부 소화기의 경우 별다른 표시 없이 옷장 깊숙한 공간에 들어가 있기도 했다. 또 객실 서쪽 비상구의 경우 직원동선으로 활용돼 이동식 카드들이 일부 배치돼 길목을 가로막고 있었다.

(위)점검표가 미부착된 소화기, (아래) JW 메리어트 서울 관계자가 보내온 소화기 점검표. 2월 이전 기록이 없다. / 장은진 기자

소방시설법 제33조3항을 보면 관리업자가 소방시설 등의 점검을 마친 경우 점검일시, 점검자, 점검업체 등 점검과 관련된 사항을 점검기록표에 기록하고 이를 해당 특정소방대상물에 붙여야 한다. 소화기의 경우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거나 낡고 오래된 제품은 제대로 작동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고 용기부식으로 폭발위험까지 있기 때문이다.

JW 메리어트 서울 측은 이에 대해 “호텔 리뉴얼과 동시에 호텔 내 설치된 소화기를 모두 새 상품으로 교체한 가운데 소화기 내 부착된 점검표 몆 개가 훼손돼 교체 작업 중”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취재 당시 객실 26, 27층에서 점검표가 부착된 소화기는 단 한 개도 찾아볼 수 없었다. 또 호텔 관계자가 보내온 소화기 점검표의 경우 2월 이전에 점검이 이뤄진 기록이 없었다.

JW 메리어트 서울 관계자는 비상구에 배치된 청소도구, 이동카트 등 물건 등에 대해 "짐들을 보관해둔 적이 없다"고 답변했다. 이어 “호텔 업무 흐름상 수많은 짐들이 비고객 공간에서 이동되고 있어 층간 이동 중 정체된 짐을 본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식 청소물 수거함이 호텔 비상구에 배치돼 길목을 막고 있다. / 장은진 기자

관계 법령에 따르면 고정 구조물뿐만 아니라 이동할 수 있는 물건이라 하더라도 비상구를 막는 것은 최대 20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받는 불법 행위다. 특히 책임자의 경우 최고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 원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

소방청은 화재예방, 소방시설 설치·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이하 소방시설법) 제34조와 35조에 따라 소방안전시설이 미흡한 경우 최대 3000만원의 과징금 부과 및 영업정지 처분을 내릴 수 있다. 특히 호텔은 ‘특정소방대상물’로 지정돼 있는 만큼 소방시설안전 기준이 엄격하게 적용된다. 호텔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사상자가 수십 명에 이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1월 천안 쌍용동 소재 라마다 앙코르 호텔에 화재가 발생해 1명이 숨지고 19명이 다쳐 병원 치료를 받았다. 오픈한지 1년도 안 돼 화재사고가 발생한 이 호텔은 당시 소방시설 안전관리가 엉터리였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한편 정유경 총괄사장의 신세계백화점은 JW 메리어트 서울을 메리어트인터내셔널에 위탁운영하는 방식으로 소유하고 있다.

JW 메리어트 서울 위탁운영에는 신세계센트럴관광개발이 참여 중이다. 신세계센트럴관광개발은 86.28% 지분을 보유했던 신세계 센트럴시티에 올초 합병됐다. 신세계센트럴시티의 최대주주는 신세계(지분율 60.02%)이고, 정유경 총괄사장의 경우 어머니 이명희 회장(18.22%)에 이어 신세계의 2대 주주(지분율 9.83%)다. 지난 2016년 오빠인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과 지분을 맞교환하면서 해당 호텔을 맡게 됐다. 지난해 전관 리노베이션 당시 정유경 총괄사장은 인테리어 등을 세세하게 챙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유경 총괄사장은 1996년 조선호텔로 입사해 신세계그룹 호텔 사업을 맡기도 했었다.

장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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