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환율→집값→주식→금리→원유 순으로 금값에 영향
종로 금은방에서 순금 골드바, 금반지, 금목걸이 등이 판매되고 있다./사진=한국금환전소

[한스경제=권혁기 기자] 한국에서 가장 활발하게 금(Gold)이 소비되는 곳은 서울 종로 금은방 거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국의 금 소매업자들도 찾아와 거래를 하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10돈짜리 금목걸이나 팔찌가 수십개씩 오가는 모습은 두 눈을 크게 만든다.

옛부터 금은 개인이나 국가가 신뢰할 수 있는 가치이자 저장수단이었다. 1550년대 보헤미아, 1848년 미국, 1850년대 오스트레일리아, 1880년대 로디지아, 19세기 후반 시베리아에서 골드러시가 이어졌고 금은 절대화폐로 자리잡았다.

19세기 세계 패권을 잡았던 영국을 중심으로 금본위제도가 정립됐다. 금본위제도는 화폐단위의 가치와 금의 일정량 가치가 등가관계를 유지하는 것을 말한다. 당시에는 1파운드 당 순금 7.32g으로 정의됐다.

그러다 1,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면서 국제통화질서의 위기가 찾아왔고, 미국이 주도권을 잡으며 1944년 브레튼우즈 체제로 변했다. 44개 연합국 대표들이 미국 뉴햄프셔 브레튼우즈에 모여 전후 국제통화질서를 규정하는 협정을 체결했는데, 미달러화를 축으로 '조정가능한 고정환율제도'를 도입하면서 달러를 금으로 바꿔주는 국제 결제 시스템인 달러화 금태환제가 도입됐다.

1970년대 들어 화폐 위기가 찾아오고 미국의 금융적 팽창과 1971년 8월 15일 리처드 닉슨 미국 대통령의 금태환정지 선언으로 현재의 달러본위제가 들어섰다. 이전까지는 금 1온스(7.55돈) 당 35달러라는 공식이 유지됐지만 이후 금값은 요동치기 시작했다.

1980년까지 금값은 1온스 당 850달러까지 대폭 상승했다. 2000년대 초만 해도 금값은 3.75g(1돈)에 4만~5만원 정도였다. 하지만 2019년 3월 12일 기준 금 1돈을 사려면 17만 6098원(세공비 제외)이 필요하다.

금 업자들은 다양한 경제적 상황과 연계해 금값을 예측하고 소비자들에게 매매를 권한다.

주식회사 한국금환전소 최성규 이사는 12일 한스경제에 "일일 단위 금 시세는 세계에서 가장 거래량이 많은 런던 금시장이나 취리히 시장을 지표로 본다"며 "시차가 있기 때문에 그곳 시세 변동을 우리나라에 대입하면 어느정도 예측이 가능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경제 관련 뉴스를 보면서 정보를 취합해 장기적인 금 시세를 예상한다. 환율을 가장 먼저 보고, 부동산 시장 관련 기사를 챙겨본다. 이어 주식, 금리, 원유값을 주시한다.

최 이사는 "공격적인 투자를 하는 사람이나 여유자금으로 투자를 하는 사람들 모두를 합친 우리나라 전체 투자금액 파이가 있다면 그 파이 안에서 부동산, 주식, 달러, 저축, 금에 투자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집값이 떨어지면 부동산에 투자할 돈이 주식이나 금으로 이동한다는 설명이다.

주가가 떨어지면 마찬가지로 다른 자산을 찾아보게 된다. 경제상황을 제대로 예측하는 투자자라면 주가가 저점을 치고 올라오기 전까지는 다른 투자처를 찾게 되고 그 대안으로 부동산이나 금을 주목하는 것이다.

최근 부동산 시장 전망 악화 전망이 나오면서 앞으로 금값이 오를 것이라고 예측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마찬가지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정책에 따른 시세 변동도 예상할 수 있다.

최 이사는 "금값은 경제공황이나 외환보유액 저하, 미·중 무역분쟁, 영국 브렉시트 등 국제적 이슈가 있을 때 치솟는 경향이 있다"면서 "달러 발행이 많아질 때도 금 가치가 더욱 높아지는데, 그만큼 미국 경제가 좋지 않다는 방증이고 위험자산보다는 안전자산인 금을 매입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세계금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미국 중앙은행이 금 8133.5톤, 독일이 3369.7톤, 중국이 1852.2톤을 보유하고 있다.

한국은 104.4톤을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 금고에 보관하고 있다. 미국을 제외한 여러 나라들은 달러화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금을 매입하고 있다.

권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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