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1] ‘슬로스타터는 잊어라’ FC서울의 신선한 돌풍
[K리그1] ‘슬로스타터는 잊어라’ FC서울의 신선한 돌풍
  • 이상빈 기자
  • 승인 2019.03.12 17: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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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1 FC서울, 9년 만에 개막전 승리
FC서울, 2라운드에서도 성남 꺾어
개막 2연승 질주, 하반기 우승 경쟁 유리
K리그1 FC서울 선수들이 10일 성남FC와 2019 하나원큐 K리그1 2라운드 경기가 열린 성남 종합운동장에서 1-0으로 승리한 뒤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FC서울 페이스북

[한국스포츠경제=이상빈 기자] K리그1 FC서울의 시즌 초반 돌풍이 심상찮다.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개막전 무승 징크스에 시달리며 ‘슬로 스타터(시동이 늦게 걸리는 사람 또는 집단)’ 오명을 썼던 과거가 먼지처럼 사라졌다. 2019시즌 개막전에서 9년 만에 승리하더니, 원정으로 치른 두 번째 경기마저 잡아 2연승을 내달렸다. 서울이 확 달라졌다. 

◆ 우려 극복한 FC서울의 반전 

서울과 포항 스틸러스의 2019 하나원큐 K리그1 1라운드 경기가 열린 3일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 지난 시즌 리그 4위를 홈으로 불러들인 서울의 승리를 낙관할 수 없었다. 개막을 앞두고 어수선한 팀 분위기가 감지됐기 때문이다. 발단은 최용수 감독의 인터뷰였다. 최 감독은 지난달 전지훈련지 일본 가고시마에서 한국프로축구연맹과 인터뷰에 임한 뒤 구단과 관련한 의미심장한 발언을 쏟아냈다. “옛날엔 소통이 참 잘됐는데, 내가 오고 나서 보니 뭔가 닫혀 있는 느낌”이라며 “피동적인 팀 분위기로 바뀌어 있었다”라고 밝혔다.

인터뷰가 공개되자 팀 내부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의혹이 커졌다. 하지만 기우에 불과했다. 본격적으로 시즌이 시작하자 서울은 다른 팀으로 바뀌었다. 포항과 홈 개막전에서 짜임새 있는 조직력을 바탕으로 경기를 지배했다. 황현수의 두 골로 2-0 승리를 챙겼다. 전북 현대와 K리그 우승을 다투던 과거 서울의 팀 컬러를 되찾았다. 지난해 리그 11위를 기록해 승강 플레이오프까지 떨어졌던 명가 자존심을 회복했다. 아울러 9년 만에 개막전 무승 징크스까지 타파했다. 우려를 딛고 반전에 성공했다.

FC서울 황현수(가운데)가 3일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9 하나원큐 K리그1 1라운드 홈 경기에서 포항 스틸러스를 상대로 선제골을 뽑아낸 뒤 환호하고 있다. /FC서울 페이스북
FC서울 황현수(가운데)가 3일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9 하나원큐 K리그1 1라운드 홈 경기에서 포항 스틸러스를 상대로 선제골을 뽑아낸 뒤 환호하고 있다. /FC서울 페이스북

◆ 성남 잡고 2연승

서울의 반등은 개막전 반짝 현상에 그치지 않았다. 10일 성남FC와 2라운드 원정경기에서 1-0으로 승리했다. 리그 2연승. 성남이 10년 만에 원정팀의 무덤으로 통하는 성남 종합운동장에서 K리그 경기를 열어 의욕을 불태우던 상황에 거둔 의미 있는 승리였다. 이날 최용수 감독은 3-5-2 포메이션으로 나섰다. 홈 팀 성남이 거세게 나올 것을 대비해 스리백으로 수비에 중점을 두고 안정적인 운영을 꾀하겠다는 의도가 분명했다. 공격에서 수비로 전환하면 양 측면 수비수를 내려 5명으로 성남의 공세를 막았다.

전반 추가시간 마침내 지루하던 0-0 균형이 깨졌다. 페널티 박스에서 성남 연제운이 헤더로 걷어낸 공을 이크로미온 알리바예프가 왼쪽에 있는 박동진에게 내줬다. 박동진이 다시 골문 앞으로 쇄도하는 고요한에게 패스로 연결했다. 공을 받아 침착하게 안영규를 제친 고요한이 오른발로 차 넣으며 뚫리지 않던 성남 골망을 흔들었다. 박스 안에서 짧은 패스로 풀어가는 서울의 주특기가 빛을 발했다. 이후에도 짜임새 있는 공격 장면이 여러 번 나왔다. 리그 2경기 만에 매년 우승을 노리던 옛 서울의 조직력이 살아났다.

최용수(오른쪽) 감독과 박주영이 3일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포항 스틸러스와 2019 하나원큐 K리그1 1라운드 홈 경기에서 전술 관련해 얘기를 나누고 있다. /FC서울 페이스북
최용수(오른쪽) 감독과 박주영이 3일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포항 스틸러스와 2019 하나원큐 K리그1 1라운드 홈 경기에서 얘기를 나누고 있다. /FC서울 페이스북

◆ 유리한 일정

명가 재건을 목표로 2019시즌에 돌입한 서울의 시작이 좋다. 2연승으로 승점 6을 기록하며 선두 싸움에 나섰다. 다득점에서 상주 상무에 밀린 리그 2위에 올랐다. 우승 후보 전북 현대(1승 1무 승점 4, 3위), 울산 현대(1승 1무 승점 4, 6위)보다 순위에서 앞선다. 시즌 초라 속단은 금물이지만 슬로 스타터로 불렸던 과거와 비교하면 괄목할 만한 흐름이다. 서울이 이 같은 상승세를 유지한다면, 초반부터 선두권에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 약진에 따른 결과는 올 여름이 지나는 시점에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우승을 다투는 라이벌 팀들이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으로 리그 초반 빡빡한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 리그에 더 집중할 수 있는 서울이 유리하다.

전북과 울산 아울러 지난해 리그 준우승팀 경남FC도 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일정에 돌입했다. 5월 20일 이후로 조별 예선이 모두 마무리되기에 이때까지 이 팀들 모두 리그와 챔피언스리그를 병행한다. 토너먼트에 진출한다면 우승 판도를 결정 지을 하반기 레이스가 더욱더 빠듯해진다. 리그와 2019 KEB 하나은행 FA컵에만 나서는 서울로서는 라이벌 팀들과 비교해 여유로운 일정을 앞뒀다. 선수단 체력 및 피로 관리에서 훨씬 더 여유가 있다. 상반기 선두 다툼에서 앞서나가면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우승 레이스에서 힘을 더 쓸 수 있다. 슬로 스타터에서 벗어나 ‘패스트 스타터’로 재탄생한 서울의 돌풍이 K리그1 흥행을 이끌 새로운 흥미 요소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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