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강한빛 기자] 정제마진이 한 달만에 3배 가까이 뛰며 국내 주요 정유사들의 올 1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을 품고 있다.

여수 정유·화학 산업단지/사진=연합뉴스

업계는 14일 정제마진이 지난 1일에 올들어 처음으로 배럴당 4달러를 넘어선 데 이어 소폭 등락을 거듭, 지난 6일 이후에는 4달러대를 꾸준히 유지하더니 12일에는 연중 최고치인 4.37달러까지 치솟았다고 밝혔다.

지난 1월말 한때 1.5달러까지 떨어졌다는 점을 고려하면 한 달여 만에 거의 3배 수준으로 오른 셈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4분기 정제마진 하락으로 적자를 기록한 국내 정유사들은 호재를 만났다며 다음 달 실적 발표를 앞두고 낙관론을 펼치고 있다.

SK에너지, GS칼텍스, 에쓰오일(S-OIL), 현대오일뱅크 등 정유 4사는 지난해 4분기 석유 부문에서 일제히 적자를 내면서 총 영업손실이 1조원을 돌파했다. 이 기간에 정제마진이 평균 2달러대 후반으로, 손익분기점(4달러)에 훨씬 못 미친 데 따른 부진이었다.

이같은 정제마진 상승세는 미국 정유사들의 정기보수와 국제유가 반등 등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정유사들은 2∼3년에 한 차례씩 주로 봄철에 2개월간 정기보수를 진행하는데, 전세계 정제 능력의 18.9%를 차지하는 미국의 정기보수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 업계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메리츠종금증권이 발간한 '미국 정유사 정기보수 현황'에 따르면 올해 정기보수 예정인 미국 정유사 21곳 가운데 2∼5월 사이 정기보수 일정을 잡은 곳은 19곳이며, 이 가운데 아직 보수를 마치지 못한 곳이 12곳으로 파악됐다.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보수 일정이 많이 남아 있는 만큼 정제마진은 계속 좋아질 것이기 때문에 1분기 이후 국내 정유업계 실적은 계속 나아질 전망"이라며 "올 하반기에는 8달러를 상회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와 함께 지난해 12월 배럴당 50달러대까지 떨어졌던 두바이유 가격이 지난 13일 67.15달러까지 상승하는 등 국제유가가 상승세로 돌아선 것도 정제마진 상승세에 힘을 싣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업계 관계자는 "정제마진과 국제유가가 동시에 상승한다는 건 시장이 석유제품의 가격 상승세를 받아들이고 있다는 의미"라면서 "그러나 시장 변수가 워낙 많아 무조건 낙관할 수만은 없다"고 지적했다.

강한빛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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