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전 경찰에 출석한 정준영.

[한국스포츠경제=정진영 기자] 성접대를 지시하고 몰래 불법 영상물을 찍어 유포하고 나눠 본 혐의를 받고 있는 피의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14일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오전 정준영을 시작으로 승리와 배우 박한별의 남편으로 알려진 유리홀딩스 유 모 대표를 차례로 소환해 조사를 진행했다.

이들을 둘러싼 혐의는 크게 세 가지로 나뉘어진다. 성접대, 경찰과 유착, 몰래카메라 영상 촬영 및 유포 혐의다. 승리와 정준영, 유 대표가 함께 있는 모바일 메신저 단체방에서 승리가 해외 투자자들에 대한 성접대를 지시한 것으로 추정되는 내용이 발견됐다.

이 내용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면서 정준영이 승리와 함께 있던 모바일 메신저 단체방에서 몰래 찍은 영상을 돌려본 정황이 포착됐다. 현재 확인된 피해자는 10명 정도다. 정준영은 경찰 조사에 앞서 소속사를 통해 모든 혐의를 인정하고 연예계 은퇴를 시사했다.

지난 2016년 승리와 함께 유리홀딩스를 설림한 유 씨의 경우 경찰과 유착 관계가 있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들이 포함된 메신저 단체방에서 FT아일랜드의 멤버 최종훈의 음주운전 사실이 대중에 알려지는 걸 막기 위해 유 대표가 경찰 측에 청탁을 한 것으로 보이는 정황이 포착됐다.

오전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 출석한 정준영은 경찰서 앞에 자리한 취재진 앞에서 "죄송하다. 조사 충실히 받겠다"고 밝혔다. 그는 성폭력범죄 처벌 등에 관한 특별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로 입건됐으며, 마약 투약 여부를 검사하기 위해 소변과 모발도 제출했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마약류 정밀 감정을 의뢰한 상태다.

14일 오후 경찰에 출석한 승리.

승리는 당초 예상보다 조금 늦은 오후 2시께 광역수사대에 들어섰다. 포토라인에 선 승리는 "국민과 상처 받고 피해 받은 분들께 고개 숙여 사죄를 드린다"고 사과햇다. "진실된 답변으로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겠다"는 말도 덧붙였으나 자신을 둘러싼 혐의에 대한 질문에는 입을 열지 않았다.

승리는 성접대 의혹이 불거진 뒤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연예계에서 은퇴하겠다고 선언했다.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는 이틀 뒤 보도자료를 내고 승리와 계약 해지 사실을 공식화했다.

유리홀딩스의 유 대표 역시 승리와 거의 같은 시간 경찰에 출석했다. 다만 포토라인에는 서지 않았다. 유 대표의 변호인 측은 이에 앞서 수사부에 연락해 "포토라인에 서게 하면 불출석하겠다"는 입장을 전한 사실이 알려졌다. 승리, 정준영과 달리 자신은 비연예인이기 때문이라는 게 그 이유다. 앞서 이들의 모바일 메신저 대화 내용을 국민권익위원회에 제공한 방정현 변호사(제보자의 대리인)는 14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유 씨가 '경찰총장'이라고 명명된 어떤 경찰 쪽 인물과 직접 연락을 한 정황이 대화 내용에 나와 있다고 말해 충격을 안겼다.

사진=OSEN

정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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