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정지훈 “가족이 1순위..비난과 질타는 나에게만”
[인터뷰] 정지훈 “가족이 1순위..비난과 질타는 나에게만”
  • 양지원 기자
  • 승인 2019.03.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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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스포츠경제=양지원 기자] 가수 겸 배우 정지훈은 목표를 향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배우다. 후배들에게는 ‘열정의 아이콘’으로 불리며 롤모델로 꼽히고 있기도 하다. 가수로서 배우로서 쉬지 않고 활동 중인 정지훈이 무려 7년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왔다. 삼일절 100주년을 맞아 개봉한 ‘자전차왕 엄복동’에서 타이틀롤을 맡아 부단한 노력이 깃든 연기를 보여줬다. 비록 영화는 흥행에 실패했으나 정지훈의 열연만큼은 고스란히 빛을 발했다는 관객들의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 ‘알투비: 리턴 투 베이스’(2012년) 이후 7년 만의 복귀다. 그 동안 영화 활동이 뜸했던 이유는.

“전역하자마자 앨범을 내고 투어를 다녔다. 다 하고 나니 2014년이었고, 드라마에 복귀해서 활동하다보니 2015년이었다. 바로 또 앨범 활동을 했다. 그러다보니 영화 복귀가 자연스레 늦어진 것 같다. 중간에 좋은 영화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도 있었지만 스케줄 상 참여하지 못했다. 그 중엔 흥행이 잘 된 영화도 있어서 아쉽기도 하다.”

- ‘자전차왕 엄복동’의 어떤 점이 끌려 출연하게 됐나.

“제작자이기도 한 이범수 선배가 사무실까지 찾아와서 시나리오를 줬다. 제목만 보고 가족 영화인 줄 알았는데 읽어보니 스포츠 영웅이야기였다. ‘이런 일이 실제로 있었나?’ 했는데 실화였다. 독립투사 이야기와 영웅을 알리는 이야기여서 꼭 알아야 할 인물이라는 생각에 출연하게 됐다.”

-계속해서 자전거를 타는 신이 나오다보니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었을 텐데.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힘들었다. 자전거를 하루에 8시간 씩 모래바닥 위에서 직사광선을 쬐며 탔다. 선수촌에 입단해서 훈련도 받았다. 정말 열심히 선수처럼 했다. 옛날 자전거는 자전거 자체가 낮다. 당시 자전거를 구현하다 보니 더 힘든 작업이었다.”

-실존인물을 연기하는 것에 대한 부담은 없었나.

“엄복동을 잘 표현했나에 대한 부담을 느꼈다. 더 다양한 이미지를 보여줄 수 있는데 너무 순박하고 순수한 청년의 이미지로만 연기했냐고 묻는 분이 있었다. 내 생각은 좀 달랐다. 일제강점기 시절에는 삼시세끼가 너무 소중했을 거라고 본다. 핍박받던 시절에 다른 욕망을 꿈 꿀 수 있을까 싶었다. 순박하고 순수한 청년이라고 구도를 잡았다.”

-김유성 감독과 제작사 셀트리온 엔터테인먼트의 이범수 대표와 마찰로 잡음이 일기도 했는데.

“사실 결과가 나올 때까지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 잘 몰랐다. 모든 촬영 현장에는 싸움과 불만이 있다. 드라마 현장도 마찬가지다. 그게 드러나지 않았을 뿐이다. 나는 그런 일을 몰랐기 때문에 중요하지 않았다. 만약 당시 그런 일을 디테일하게 알았다고 하더라도 열심히 했을 것이다. 나는 선수로 이 영화에 참여했다. 선수끼리 치열하게 찍는 영화인데 배가 흔들린다고 나 혼자 구명조끼 입고 뛰어내릴 순 없다. 내 위치에서 묵묵히 내 일을 꾸준히 하고 싶다.”

-주로 몸을 혹사하는 캐릭터를 연기하는데.

“내가 고른 게 아니다. 매번 할 때마다 ‘이 다음엔 안 할 거예요’라고 하는데 지켜진 적이 없는 것 같다. 사실 ‘자전차왕 엄복동’도 자전거만 타면 되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웃음)”

-가수와 배우를 병행하는데 각기 다른 매력을 지닌 직업군 아닌가.

“분명히 다르다. 가수를 할 때는 무대에서 아드레날린이 나온다. 관객이 많을 때 더 공연이 잘 되는 편이다. 관객의 기운을 받아 아드레날린을 터트리는 느낌이다. 배우로서 연기를 할 때는 50~60명의 제작진의 시선과 함께한다. 관객 반응은 한참 뒤에 나오니까 어떨 지 알 수 없고. ‘자전차왕 엄복동’ 역시 2년 전에 자전거를 탔지만 마치 어제 자전거를 탄 것처럼 이제야 개봉했다.”

-가수와 배우를 병행하며 고민이 많겠다.

“무엇을 먼저 할지 노선을 정하는 건 쉽지 않다. 가족을 소중하게 생각한다. 가족이 나한텐 순위고 그 다음이 직업이다. 가족과 일의 비중을 어떻게 나눌 것인지 정해야 할 것 같다. 대략 7~8년 후면 정해지지 않을까싶다.”

-아내 김태희와 가정을 꾸렸다. ‘내 가족’이 생긴 뒤부터 더 강해졌을 것 같은데.

“가족을 건드리면 이 직업을 왜 선택했나 싶을 것 같다. 감사하게도 많은 분들이 사랑해줘서 가족을 건사하며 여기까지 왔다. 가끔씩 나로 인해 가족이 화살받이가 되면 이성을 잃는다. 나를 욕하고 질타하는 것은 상관없다. 나는 대중이 쓰다가 버려도 되는 장난감이다. 하지만 내 가족은 건드리지 않았으면 한다. 그건 못 참겠다. 내 욕만 했으면 하는 마음이다.”

사진=레인컴퍼니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