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이용준 형사, 9년 전 강남 유흥업소 조사
이용준 형사, 조사 중 의문사
이용준 형사 죽음에도 경찰 수사의지 안 보여
이용준 형사 죽음, 의혹은?
'클럽 아레나, 버닝썬' 등이 마약 사건에 연루되면서 강남 유흥업소를 조사하다 의문사한 고 이용준 형사에 대해 관심이 커지고 있다./ KBS '끝까지 간다' 캡처

[한국스포츠경제=박창욱 기자] 이용준 형사 죽음, 경찰들 수사의지 제로?

‘클럽 버닝썬 폭행 사건’이 경찰 유착, 성폭행, 마약 등 거대 사건으로 커지면서 과거 강남 유흥업소를 조사하다 의문사한 고 이용준 형사에 대해 관심이 커지고 있다.

2017년 8월12일 방송된 KBS1 ‘강력반 X-파일 끝까지 간다’에서는 ‘이용준 형사 의문사 사건’을 다뤘다.

이 형사는 2010년 7월 29일 충북의 한 저수지에서 시체로 발견됐다. 당시 수사과로 막 발령됐던 이 형사는 3년 연속 모범 경찰로 표창장을 받을 정도로 우수한 경찰이었다.

경찰은 “강력계형사가 저수지에서 사망한 것이 언론에 나오면 사람들이 동요할 수 있다”며 “이 형사가 평소 이성문제로 말수가 적어지고 우울증을 겪었으니 일단 이성문제로 자살한 걸로 먼저 발표하고 나서 조사를 하도록 하자"고 유족을 안심시켰다.

그러나 경찰은 한 달만에 자살로 결론짓고 사건을 종결시킨다. 이에 분노한 유족들이 이 형사의 사건 당일 전후 행적을 조사해보니 다음과 같았다.

1. 이 형사는 7월 26일 밤늦게 야근하고 '어떤 사건 자료'를 강남경찰서가 아닌 근처의 파출소에 가서 복사를 했다. 이후 지인 서 모씨와 새벽까지 양주 2~3병을 마시고 그의 집에서 자게 된다.

2. 그 다음날인 7월27일 오전 이 형사가 전화를 받으면서 "예! 반장님 늦어서 죄송합니다." 라고 이야기하고 밖으로 나갔다. 그러고서는 바로 경찰서에 출근하지 않고 네비게이션을 부산 카센터를 목적지로 설정한 것이 확인됐다. 그러다가 교통사고가 일어나게 된다

3. 교통사고는 조금 특이하게 일어났다. 차량을 조사해보니 4차선 가드레일 쪽에서 한번 박고 1차선으로 가로질러서 다시 이중 충돌했다. 다행히 근처에 지나가는 차량이 없었기에 이 형사는 경상을 입고 영동병원으로 옮겨졌다. 이 형사는 병원서 치료 받던 중 갑자기 '화장실을 가겠다'하고는 이후로 볼 수 없었다.

고 이용준 형사가 일으킨 교통사고에서 다수의 의문점이 발생했다./ KBS '끝까지 간다' 캡처

▲ 행적에 따른 의문점 (일부는 진술이라 사건에 반영되지 않은 부분 있음)

1. 우선 형사가 사건 자료를 복사한 후 같은 경찰 동료가 아닌 남의 집에서 잠을 자는 경우는 흔하지 않다고 알려졌다. 수사내용이 노출될 우려가 있다는 것. 또 사건 자료를 출력하거나 복사할 때는 자기 경찰서에서 하는 편.

또 유족에 따르면 이 형사는 술을 거의 하지 못 했다고 한다. 유족은 높은 도수의 양주를 2~3병씩이나 먹었을 리가 없다고 주장했다. 교통사고가 터질 당시 이 형사의 알콜 혈중 농도는 0.01%로 ‘없음’ 수준이었다. 보통 양주를 새벽까지 마시고도 혈중 알콜농도가 0.01%라는 것은 사람의 신체가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말했다.

2. 경찰 관계자들에 말에 따르면 "예 반장님!" 이라고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경찰은 보통 2인1조로 다니며, 반장이 직접 전화하는 일은 거의 없고 그들의 사수나 부사수가 전화를 한다고 알려졌다.

3. 이 형사의 지인 서 씨는 정보원인 걸로 밝혀졌다. 이 형사는 서 씨가 소개해준 또 다른 정보원을 만나기 위해 네비게이션을 부산으로 찍은 것으로 보인다.

이 형사는 영동병원에 27일 입원 후 갑자기 사라졌는데 그 다음날(28일) 이 형사의 가족이라는 사람이 “이용준 괜찮다, 무서워서 나간 것”이라고 전화가 왔다고 병원 관계자가 말했다.

▲ 부검, 현장의 의문점 (일부는 진술이라 사건에 반영되지 않은 부분 있음)

1. 이 형사가 시신으로 발견된 저수지의 수심은 1.5 미터였다. 이 형사의 키는 175cm가 넘으니 억지로 시도하지 않는 이상 익사할 수 없다. 또한 해당 저수지는 유속이 없어서 다른 곳에서 익사한 후 옮겨졌다고도 볼 수 없다.

고 이용준 형사의 시신이 발견된 곳은 충북의 한 저수지. 시신이 발견된 곳은 수심이 1.5m 정도 된다./ KBS '끝까지 간다' 캡처

2. 부검결과 목에 무언가로 조른 흔적이 있었다. 경찰은 이에 대해 누군가 목을 졸라서 살해했다면 목젖의 뼈가 부러졌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아 저수지에서 자살할 때 근처의 물풀 같은 곳에 쓸렸다고 주장했다.

3. 부검결과 혈액에서 감기약 성분인 다이펜하이드라민이 검출되었다. 해당 의약은 처방전이 필요하지만 이 형사의 의료 기록에는 처방받은 적이 없다. 그 약을 먹고 운전하는 것 역시 금물이다. 교통사고 난 후에 복용했는가 조사했지만 영동병원은 처방한 적 없다고 밝혔다.

4. 이 형사의 이마뼈와 정수리뼈가 골절되어 있었다. 교통사고로 정수리뼈가 골절되기는 쉽지 않다. 교통사고로 잘 골절되는 측두부는 멀쩡했다.

5. 이 형사의 폐에는 플랑크톤이 발견되었는데 이를 보고 경찰은 익사한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검출된 플랑크톤은 담수가 아닌 바닷물에만 살 수 있는 플랑크톤이었다. 뿐만 아니라 플랑크톤은 폐에서만 검출됐는데 익사했다면 온 장기에서 나타나야 정상이다. 이후 경찰은 플랑크톤 표기를 나중에 국과수에서 잘못 적은 것이라고 밝혔다.

6. 이 형사의 시체가 발견된 충북 저수지는 외지인이 알기 힘든 장소라고 알려졌다. 보통 스스로 목숨을 끊을 때는 연고가 있는 곳에서 하는 것이 보통이라고 한다.

이외에도 이 형사는 이성 문제가 전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고 지인들에게 종종 ‘나 왕따 당하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고 알려졌다. 또 경찰 측이 이 형사의 부검을 반대하는 쪽으로 유족을 유도했으며 이 형사의 통신 기록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해당 사건에 대해 방송에서 정택수 자살예방센터장은 “이 형사는 자살 징후가 아예 없다”라고 주장했고 이수정 교수는 “사고사도 있을 수 있고 타살의 가능성도 여전히 열려있는데 가장 가능성이 희박한 것은 자살”이라고 말했다.

유족들의 항의와 여론의 속에 해당 사건은 자살도, 타살도 아닌 사건이 되어 미제로 남게 됐다.

한편 그의 죽음 이후 9년만에 2019년 강남 클럽 아레나에서 직원들이 마약 복용, 유통 혐의 등이 불거지고 빅뱅 멤버 승리가 운영하던 클럽 버닝썬에서도 비슷한 사건이 터져나왔다.

이 같은 소식이 들리자 네티즌들은 “해당 사건 재조사해야한다” “경찰 유착이 있었는지 의심된다”는 반응을 보였다.

박창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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