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22일 예고된 현대차와의 주총 표대결 앞두고
언론과의 인터뷰 통해 배당 관련 상이한 입장 밝혀

[한스경제=강한빛 기자] 글로벌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이 반격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 ISS와 글래스 루이스 등이 잇따라 현대차에 힘을 보태자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여론전을 펼치고 있는 것.

하지만 사측에 제안한 안건과 관련해 엘리엇 스스로 상충하는 답변을 내놓고 있어 4일 앞으로 다가온 주총 결과가 어떻게 매듭지어질지 관심이 모아진다.

현대차와 엘리엇/사진=연합뉴스TV

엘리엇은 17일 매일경제와의 인터뷰를 통해 배당과 관련해서 한 발 물러서는 태도를 보였다.

엘리엇은 “주주제안 배당 안건을 수정(축소)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최근 의결권 자문사들이 엘리엇의 고배당 제안에 대해 "무리"라고 판단하며 현대차 배당 안에 힘을 보탠 것을 짐짓 수용하는 제스처다. 의결권 자문사 글래스 루이스(Glass Lewis)는 "대규모 일회성 배당금을 지급해 달라는 엘리엇의 제안에 관해 주주들의 지지를 권고하는 것은 가능하지 않다"는 입장을 내놨다.

엘리엇은 지난달 현대차에 보통주 1주당 2만1976원의 배당을, 현대모비스엔 보통주 1주당 2만6399원의 배당을 제안했다. 이에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는 지난달 개최된 이사회에서 각각 주당 3000원, 4000원을 배당하는 안건을 주총에 상정하기로 했다.

엘리엇은 그러나 18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선 조금 다른 입장을 보였다. 자신들 요구대로 배당해도 현대차와 현대모비스가 투자를 위한 충분한 유동성을 지니고 있다고 밝혔다.

엘리엇은 "현대차그룹은 (엘리엇이 제안한) 배당금 관련 안건을 충족시켜도 투자를 위한 충분한 유동성을 갖추고 있다"며 "현대차는 21조원 이상, 현대모비스는 10조원 이상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제시한 배당 안의 수정 가능성을 내비쳤던 이전 인터뷰와는 다른 입장을 보인 것. 또 "제안을 받아들이더라도 총 현금 보유액의 25% 정도를 환원할 뿐"이라며 재무제표 상 초과자본의 절반 이상은 유지된다고 덧붙였다.

반면 사외이사와 지배구조에 관련해선 두 인터뷰 모두 동일한 입장을 밝혔다.

앞서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사측이 추천한 사외이사 후보에 관해 경험과 전문성이 부족하다면서 “우리측이 제안한 사외이사 후보는 충분한 능력과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며 대응했다.

이후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도 "현대차가 후보로 내세운 윤치원 후보는 업계 경험이 전무하고 유진 오 후보는 애널리스트 경력만 있어 상장회사 이사로 재직한 실질적인 경험이 없다. 이상승 후보는 경영인으로서 실질적인 경험이 없다"며 각각의 후보의 한계를 지적했다.

현대차의 지배구조에 쓴 소리를 내기도 했다. 엘리엇은 매일경제에 “현대차그룹의 현재 순환출자 구조는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하지 않으며 개선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후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도 "현대모비스와 현대차 모두 이사회의 독립성 및 책임 경영 문제로 주주들이 받아야 할 혜택을 주지 못하고 있다"면서 지배구조에 대한 불만을 제기했다.

한편 22일 예고된 현대차ㆍ현대모비스 주주총회를 앞두고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들은 현대차의 손을 들었다.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의 2대 주주인 국민연금도 엘리엇의 사외이사 추천 등 제안에 반대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엘리엇은 “국민연금이 우리 제안에 찬성하지 않을 것이라는 보도는 실망스러웠다”며 입장을 표명했다.

강한빛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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