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호텔신라, 마카오·홍콩 면세법인 합병
신라호텔, 리스크 줄인 위탁경영 본격화…글로벌 경쟁력 강화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호텔신라

[한스경제=변동진 기자]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마카오를 비롯해 적자가 발생하는 해외 법인을 철수시키는 등 글로벌 시장 재정비를 시작했다. 특히 회사의 주력인 면세사업뿐 아니라 호텔사업도 강화하는 등 본격적인 쌍끌이 전략을 추진한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에 따르면 호텔신라는 지난해 4분기와 3분기 각각 마카오 법인(Shilla Limited Macao)과 홍콩 법인(Shilla Limited Hong Kong)을 청산했다.

호텔신라가 두 법인을 청산한 까닭은 영업 효율화 때문이다. 우선 청산된 마카오 법인은 2014년까지 순이익을 냈다. 하지만 그해 현지 업체와 마카오공항 면세점을 운영하기 위한 합작법인 ‘스카이신라듀티프리’를 세우면서 수익성이 급감했다.

지난해 8월 열린 홍콩 첵랍콕국제공항 신라면세점 오픈식에 참석한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왼쪽에서 다섯 번째). /사진=호텔신라

◆호텔신라, 해외 면세점 운영 효율화 위해 적자 법인 청산

실제 마카오 법인의 연도별 순이익을 보면 2014년 14억원에서 2015년 32억원으로 배 이상 증가했다. 그러나 2016년에 28억원으로 줄었고, 2017년은 -50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물론 지난해 3분기엔 27억원의 흑자를 냈지만 매출을 기재하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스카이신라듀티프리’와 이미 합병 절차를 시작한 것으로 분석된다.

호텔신라는 지난해 3분기 중 홍콩법인도 청산했다. 2012년 설립한 해당 법인은 2016년 11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2017년은 ‘Shilla Travel Retail Hong Kong Limited’의 설립에 따라 합병 수순에 들어갔다.

호텔신라는 이 같은 선택과 집중을 통해 글로벌 사업을 재정비할 방침이다. 현재 해외에서 모두 5개(싱가포르 창이공항, 홍콩공항, 마카오공항, 태국 푸껫, 도쿄 타카시마야 S&A)의 해외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는데, 2016년 5000억원대에서 지난해 1조원대로 대폭 증가했다.

국내 면세사업 중 지난해 해외 매출 1조원을 달성한 곳은 호텔신라가 유일하다. 경쟁사들은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로 인한 유커(중국인 단체 관광객) 감소와 시내 면세점 경쟁 과열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서울 중구 장충동에 위치한 서울 신라호텔. /한스경제

◆신라호텔, 해외 진출 드라이브…세계 10여 곳서 위탁운영 검토 

아울러 호텔 사업은 ‘위탁경영’ 방식으로 글로벌 영토를 확장한다. 이는 건물을 소유하고 있는 회사가 관련 비즈니스 노하우가 있는 업체에 운영을 맡기는 것이다. 대규모 투자에 따른 사업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즉 무형자산 수출로 안정적인 수입을 확보할 수 있는 셈이다.

무엇보다 호텔신라는 지난 2006년부터 국내 호텔업계 최초로 중국 쑤저우에서 ‘진지레이크 신라호텔’을 위탁운영 중이다. 또한 연내 베트남 다낭엔 신규 브랜드인 ‘신라 모노그램’도 오픈할 예정이다.

이밖에 미국 실리콘밸리 새너제이(산호세)에 위치한 프리미엄 비즈니스호텔을 위탁운영할 예정이다. 200여개 객실 규모이고, 시기는 오는 2021년이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해외 면세점 운영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 두 법인을 통합하게 됐다”며 “호텔 사업은 중국, 동남아, 미국 포함 세계 10여 곳에서 위탁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변동진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