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양지원 기자] 세월호 참사 후 남겨진 가족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그린 영화 ‘생일’이 베일을 벗었다. 작위적이지 않은 설정과 진정성이 묻어나는 보는 이들의 심금을 울린다.

18일 오후 서울 용산 CGV아이파크몰에서 영화 ‘생일’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설경구, 전도연, 이종언 감독이 참석했다.

‘생일’은 2014년 4월 16일 세상을 떠난 아들의 생일날, 남겨진 이들이 서로가 간직한 기억을 함께 나누는 이야기를 담았다.

다소 예민한 소재인만큼 영화에 대한 걱정 어린 우려가 많았던 게 사실이다. 이종언 감독은 이러한 시선에 대해 “마주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하는 건 그만큼 아직 큰 상처이기 때문에 그런 것 같다”며 “조금 더 먼저 오실 수 있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먼저 보신 분들이 이 영화가 단지 슬프고 힘들기만 한 게 아니라는 걸 알려주실 것이다. 그렇게 아신 분들이 또 누군가를 소개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이종언 감독은 2015년 안산에서 유가족 모임의 자원봉사자로 활동한 뒤 ‘생일’을 기획하게 됐다. 많은 관객들이 보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기존의 세월호 소재 영화와 달리 상업영화를 택했다. 이 감독은 “이걸 만들겠다고 한 제작자들, 이 영화에 투자하겠다고 나선 투자자들과 배우 두 분의 용기에 감사할 뿐”이라고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정일 역을 맡은 설경구는 스케줄을 조정하면서까지 이 영화에 참여했다. “양해를 구해 이 작품에 참여하게 됐다”며 “진심으로 많은 분들이 생일 모이에 기꺼이 응해주셔서 함께해주셨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이다”라고 했다.

출연을 한 번 고사한 전도연은 “슬픔이 감당이 되지 않았다”면서도 “앞으로 살아가야 할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기 때문에 다시 용기를 내서 선택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영화에는 세월호 유가족을 바라보는 타인의 시선이 담기기도 한다. 이 감독은 “유가족 분들의 이야기를 담기도 하지만 우리 이야기도 담고 싶었다”며 “우리 모두 아주 평범하고, 보통의 평범한 사람에게 닥쳐온 일이 우리 일상을 어떻게 만들었는지 담담히 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생일’은 오는 4월 3일 개봉한다.

사진=OSEN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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