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금소원 “실효성도 없고 은행에 떠넘기기식 상품”
금융위가 내놓은 금리인상 제한형 주택담보대출에 대해 금융권의 반응이 싸늘하다. /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김형일 기자] 15개 시중은행이 금리 인상 제한형 주택담보대출 상품을 내놓은 가운데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 신한, KEB하나, 우리, NH농협은행 등 시중 15개 은행이 월 상환액 고정형 주택담보대출과 금리 상한형 주택담보대출 상품 판매를 18일 시작했다.

월 상환액 고정형 상품은 월 원리금 상환액을 10년간 고정하고 금리 상승 폭도 2%p로 제한한다. 금리 상한형은 5년 간 금리 상승 폭을 2%p, 연간 1%p 이내로 제한하는 것이 골자다.

금융위원회는 가구 소득 7000만원 이하, 시가 6억원 이하 주택 보유자에게 우선적으로 공급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기존 대출의 조건 변경 없이 특약을 추가하는 형태로 고객들에게 대출을 공급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금융권의 반응은 싸늘하다. 실효성이 없고, 시중은행에 떠넘기기만 했다는 것이다.

금융소비자원은 이번 상품에 대해 금리 인상이 시작되는 시점에 적합하지만 오히려 금리 인하가 세계적인 추세라며 아무 의미도 없는 대책이라고 비판했다.

금융위가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월 상환액 고정형 상품의 경우 5년간 금리가 3.5%까지 상승해도 대출금리는 2%p만 상승하므로 변동금리 대비 월 상환액은 약 27만원이 경감되고 연간 324만원의 혜택을 받는다.

하지만 금소원은 금리 인상 가능성이 낮다고 반박했다.

이어 금리상한형 주택담보대출도 5년간 대출금리 상승폭을 2%, 연간 1%로 제한한다는 예시에 우리나라는 연간 금리 상승폭이 1%도 안되는 상황이라 실효성이 없다고 꼬집었다.

금소원은 “5년 동안 현 금리 대비 3.5%가 올라야 이번 주택담보대출 상품이 성공할 수 있다”며 “하지만 금융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금리가 그만큼 오를 가능성은 많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미 연방준비제도가 올해 1회 금리 인상 후 금리 인상계획이 없을 것으로 전망한다며 이미 3%에 육박한 금리가 큰 폭으로 오를 가능성도 적다고 했다.

여기에 유럽, 중국, 일본 등도 앞으로 금리 인하가 우세하다고 피력했다. 금융당국이 금리인상을 해도 연 1%를 넘는 인상을 한 적이 없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고 했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장은 “금융위의 이번 주택담보대출 상품 공급은 금리 인상 가능성이 낮아 실효성도 없고 취급할 규모도 예상하지 않는 졸속 행정”이라며 “극히 일부에게 적용되는 점도 문제라 청와대에 건의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은행 측의 불만도 있다. 은행 관계자는 “금리 여건이 제한형 주택담보 상품을 출시할 만한 상황이 아니고 은행 입장에선 손실 가능성과 업무의 번거로움이 있는 측면도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금융위 관계자는 “금리는 신도 모르는 영역이라며 이번 대출 상품이 가계대출 부담 완화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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