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인글로벌(프레인TPC)

[한스경제=신정원 기자] 철저한 준비성과 남다른 매너로 보는 이마저 기분 좋게 하는 배우가 있다. 배우 이세영이다. 최근 서울 모 처에서 진행된 tvN '왕이 된 남자' 종영 인터뷰에서 이세영은 인터뷰 내내 메모지에 질문을 적어가며 답변에 응했다. 작품 밖에서의 성실한 모습만 봐도 늘 어떤 자세로 작품에 임해왔는지를 알 수 있었다. 이번 '왕이 된 남자' 유소운 역을 맡으면서는 그 어느 때보다 상대방과의 호흡에 집중했다. 그 결과 '인생작', '인생 캐릭터'라는 평가를 얻으며 한 작품을 마무리했다. 이세영은 "(연기 할 때) 사실적으로 보이고 싶다. 상대방과의 감정선을 미리 대본에 적어 놓고 촬영 들어갈 때마다 확인한다. 최대한 준비해서 들어가려고 하는 편이다"라며 작품에 임하는 자세를 밝혔다. 
 
-기존 사극과는 결이 달랐다. 작품을 처음 봤을 때 어떤 느낌을 받았나.
"일단 사극톤의 무게감은 정통 사극처럼 가면서 표현 같은 경우 간결하면서도 현대적인 느낌을 살려 템포감을 가지려고 했다. 대하사극이었다면 예전 사극 작품들을 모니터링 했을 텐데, 이번엔 평서체 연구를 많이 했다. 또 자세, 걸음걸이, 궁궐의 예 등도 신경 썼다. 대하사극이 아니어서 표현할 때 조금 더 자유로운 느낌이었다."
 
-상대 배우 여진구(왕 이헌·광대 하선 역)와의 호흡은 어땠나.
"만날 때마다 '왕오빠 짱'이라고 이야기했었는데, 역시나였다. 죽을 때까지 한 명하고만 연기해야 된다면 여진구 씨를 꼽을 것 같다. 상대를 편하게 해주고 베려도 깊다. 연기적으로도 큰 신뢰감을 줘 의지가 많이 됐다."
 
-영화 '광해'를 원작으로 리메이크 해 부담도 있었을 것 같다.
"주변에서 그런 우려의 말씀을 많이 하셨는데, 사실 감독님에 대한 신뢰가 있었기 때문에 큰 걱정하지 않았다. 또 상대 배우가 여진구 씨였고, 연령대가 낮아지기도 했고, 영화에서 다뤄지지 않은 멜로 부분이 강화되면서 소운의 캐릭터도 명확히 그려져 우려는 없었다. 다만, 내가 소운이를 잘 소화할 수 있을까에 대한 부담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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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것 같다. 보조출연까지 자청했다던데.
"심심해서 분장을 한 번 해봤다. 수염도 붙이고, 의상도 입어보고 했다. 그러고 나서 감독님께 '저 보조출연해도 됩니까' 물었는데, 흔쾌히 동의하시더라. 다만, 옷 색상이 화려해 다른 옷으로 갈아입고 촬영했다. 인스타그램에 올린 의상과 색이 다르다 보니 시청자분들이 못 알아보시더라. 혹시나 그게 작품에 방해될까 걱정하기도 했다."
 
-수려한 미모도 미모지만, 아름다운 한복 자태가 시선을 사로잡았다.
"소운이는 드러내진 않지만, 내면에 강단이 있는 캐릭터다. 감독님도 직접적으로 표현하는 거 안 좋아하시기도 하고, 여러 가지 피팅 해보면서 파스텔톤이 잘 어울리는 것 같다고 해 그런 색상 위주로 입었다. 저를 돋보이게 할 수 있는 장신구도 많이 해주셨다. 태어나서 입은 옷 중에 가장 예쁘고 비싼 옷들이었다.(웃음)"
 
-연기하면서 힘들었던 때도 있었나.
"웃음 참는 게 가장 힘들었다. 극 초반에 진구 씨가 개암나무 열매를 건네주는 장면과 극 중반 서고에서 진구 씨가 턱을 괴고 웃는 장면에서 고비였다.(웃음) 특히 서고 씬에서 진구 씨가 웃으면서 나를 쳐다보는데 민망하기도 하고, 같이 웃게 되더라. 그래서 스태프분들이 '쟤네 또 연애한다'고 놀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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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 말고 다른 관심 있는 분야가 있다면.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나중에 새벽이나 밤 또는 아침 시간에 라디오 진행을 해보고 싶다. 고등학교 시절, 잠도 안 오고 공부도 집중 안 될 때 라디오를 들었었는데 너무 좋았다. 그때 나온 노래를 딱 한 번 들었는데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 노래 속 멜로디가 위로해주는 느낌을 받았다. 나도 라디오 DJ가 돼서 노래도 추천해주고, 소통하면 좋겠다 생각했다."
 
-소운의 시그니처 아이템은 개암나무 열매였는데, 이세영의 시그니처 아이템은 무엇인가.
"긴장 풀 때나 답답할 때 맡는 페퍼민트 아로마가 있다. 항상 들고 다니는 아이템이다. 또 어디든, 안 가봤던 곳에 가면 흙냄새를 맡거나, 시들어가는 들꽃 꺾어서 스태프 모자에 꽂고 다닌다. 또 항상 들고 다니는 게 있다면 펜이랑 포스트잇도 있다."
 
-이세영에게 '왕이 된 남자'란, 한 마디로 표현한다면 무엇인가.
"한 단어로 표현한다면 '절제'다. 중전은 잔혹한 궁궐에서 처절하게 살아남으려 하는 캐릭터니까 '처절함' 또는 '처연함'으로 남을 것 같다. 화가 나도 드러내지 않고, 사랑하는 마음은 표현은 하지만 울거나 화내거나 마음껏 즐거워하지도 못한다. 이런 절제된 마음을 표현하기가 굉장히 힘들었다. 그런데 그 안에서 나오는 감동은 더 깊더라. 그래서 '절제'에 대해 많이 생각하게 된 것 같다."

신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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