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신한-하나금융지주 최고경영자 연봉 슬그머니 다시↑

'가세는 기우는데 가장은 초일류 명품족이다.'

금융지주사 회장들의 '탐욕'에 대한 탄식이다.

 

▲ 신한금융 한동우 회장 (왼쪽), 하나금융 김정태 회장 (오른쪽)

기준금리가 1.75%로 떨어지는 등 저금리 심화로 은행의 마진은 사상 최악이다. 그런데 은행의 가장이라고 할 수 금융지주사 회장들은 연봉을 올리는데만 관심을 쏟고 있다. 특히 최근 은행권이 비용 절감을 이유로 대규모 구조조정이 추진하는 점을 감안하면 회장들의 도덕적 해이는 '나만 배부르면 된다'는 막장드라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가 최고경영자의 연봉 보수 한도를 27일 주총을 통해 다시 높이기로 했다.

 

신한금융은 기존 60억원이었던 이사 보수 한도를 작년 주총에서 30억원으로 삭감했지만, 올해 이를 다시 45억원으로 늘리기로 했다. 하나금융은 2013년까지 7만주였던 '성과 연동 주식보상'의 한도를 지난해 주총 때 5만주로 줄였지만, 이번에 다시 7만주로 원상 복귀할 방침이다.

 

▲은행권 수익률 최악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로 금융지주사의 돈줄인 은행 수익은 사상 최저 수준이다. 지난해 은행권 순이익은 6조2,000억원으로, 2007년 15조원이었던 순이익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게다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가 하향조정 되면서 순이익은 지난해보다 더욱 줄어들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은행들은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 친다. 위기 해결을 위한 대책으로 인원 감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올해 초 희망퇴직을 단행해 2014년의 두 배에 달하는 310여명의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그야말로 모든 방법을 동원하고 물불 가리지 않는다. 다른 은행들의 상황도 신한은행과 크게 다르지 않다.

 

▲금융지주사 회장은 성역

절박한 위기 상황에도 금융지주사 회장의 자리는 '성역'이다.

금융지주사 회장 연봉의 인상에 비판의 목소리가 높은 것은 구조조정 분위기와 함께 기존 회장들에 들어가는 비용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신한금융의 한동우 회장은 2013년 기본급·상여금 14억원을 받았다. 성과연동주식 3만40주(14억2,000만원 상당)는 따로 챙긴다. 고액연봉 논란이 일자 기존 60억원이었던 이사보수 한도를 작년 정기 주총에서 30억원으로 대폭 삭감했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은 2013년 기본급·상여금 13억4,000만원을 받았다. 성과연동주식 3만9,580주(17억4,000만원 상당)는 2017년 초 받게 된다. 신한은행과 마찬가지로 연봉이 많다는 지적이 나오자 30%를 자진 반납했다. 그러나 올해 주주총회를 통과하면 삭감된 연봉의 상당부분을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지주사 회장은 대기업 오너와 달라

문제는 이들이 대기업 오너들과는 다른 월급장이라는 점이다. 또 금융지주사가 거대 기업으로 성장하는데 기여하지 않은 낙하산이다. 이들은 단지 운이 좋았을 뿐이다. 대기업 오너들은 보수도 많이 받지만 책임도 진다. 사업의 성공을 위해 총력전을 펼친다. 선택과 집중도 할 수 있다. 대기업 오너들의 경우 사업 성공을 위해서 위험을 감수하고 배임을 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금융지주사 회장들은 한계가 있다. 책임을 지는 것도 옷을 벗는 것이 고작이다. 새로운 사업에 드라이브를 거는 것도 한계가 있다. 책임도 지지 않고 회사를 키워낼 능력도 없다. 그런데 회장이라는 직함으로 이들은 대기업 회장급의 대우를 받는다.

 

금융권 관계자 A는 "연봉 한도를 높이는 것은 결국 연봉을 올리겠다는 얘기다.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탐욕이다"고 꼬집었다.

 

B은행 직원은 "과장 차장 대리 인건비 줄이자고 희망퇴직을 단행하고 거기서 남은 인건비를 모두 회장 연봉으로 돌리는 구조나 마찬가지다"며 어이없어 했다.

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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