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긴 대기줄·회의진행 방식 불만 토로
삼성전자 800석 규모 자리 마련…인원 수용 한계
20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 삼성전자 주주총회 입장을 위해 주주들이 긴 대기줄을 형성하고 있다. /사진 = 김덕호 기자

[한스경제=김덕호 기자] 액면분할 후 처음 열린 삼성전자 제50기 정기주주총회에는 예상보다 많은 인원의 주주들이 참석, 1시간 30분여에 달하는 대기줄이 만들어졌다. 긴 대기줄, 회의진행에 대한 주총장 안팎의 성토가 이어지며 만만치 않은 '신고식'을 치렀다.

이날 서울 서초사옥에서 개최된 이번 주총에는 시작 30분이 넘은 시점에도 주총장에 입장하지 못하는 등 입장 지연 사태가 벌어졌다.

삼성전자는 주주들이 몰릴 것에 대비해 주총장 좌석을 지난해보다 2배 이상 늘어난 800석 규모로 준비했지만 몰려든 투자자들을 수용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에 일부 주주들은 1시간이 훌쩍 넘는 시간 동안 줄을 서야 했다. 일부 격분한 주주들은 사옥 밖 대기줄에서 화를 참지 못하고 진행요원과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한 주주는 “삼성전자가 안전에 대해 강조하지만 주주들은 미세먼지 속에서 한 시간씩 밖에 서 있다”며 “액면분할 이후 주주가 많을 것이라는 예상은 다 나왔는데 세계 1위 업체의 준비가 이것밖에 안되느냐”고 말했다.

신규 사외이사 선임 과정과 안건의 의결 방식에 대한 문제 제기도 있었다.

한 소액주주는 “사외이사 내정자들의 약력만 소개됐지 회사가 이들을 왜 선임했고, 이들이 회사에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에 대한 설명이 없다”고 지적했다.

모든 안건이 투표가 아닌 박수를 통해 의결되자 이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발언권을 얻은 한 주주는 “표결이 아닌 박수를 통해 안건을 의결하고 있는데 박수 자체가 공정성을 갖고 있다고 하는 게 믿기 힘들다”며 “공정성이 제대로 평가되고 있느냐”는 질문을 던졌다.

최근 삼성전자 주식 하락에 대한 불만도 터져 나왔다.

한 주주는 "지금 주가가 얼마 하는지 아느냐. 이사진들은 뭐 하고 있는 것이냐"라면서 "경영진들이 주가 하락에 대해 강 건너 불구경처럼 바라보고, 경영을 잘못했다면 전부 사표를 내라"고 성토했고, 일부 주주는 동조의 박수를 보냈다.

이날 일부 해고 노동자들과 민주노총 회원들이 이건희 회장의 개인적 문제를 거론했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박탈을 촉구하는 소규모 투쟁을 진행했다. 지난 주총까지 사회를 본 이상훈 이사회 의장과 이재용 부회장은 이번 주총에 참석하지 않았다. 

김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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