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강한빛 기자] 이번 주총시즌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은 현대자동차와 미국계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의 표 대결에서 현대차가 최종 승리를 거뒀다. 엘리엇은 주총 하루 전까지 주주들에 전체 서신을 돌리는 등 표 모으기에 나섰지만 결국 완패했다.

현대자동차는 22일 제51회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엘리엇이 제안한 안건은 서면표결에서 모두 부결됐고 이사회 제안이 원안대로 통과됐다.

엘리엇과 현대차의 악연은 지난해 5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엘리엇은 현대차가 추진하던 지배구조 개편에 제동을 걸어 임시 주총 취소를 이끌어냈다. 하지만 10개월 만에 열린 정기 주총에선 현대차와 입장이 바뀌었다.

이날 주총에서는 재무제표 승인과 기말배당 승인 안건이 먼저 논의됐다.

현대차 이사회는 보통주 기준 현금배당을 주당 3000원으로 제안했고, 엘리엇은 주당 2만1967원으로 제안했다.

서면표결을 진행한 결과 이사회 방안은 86%의 찬성률을 거뒀다. 엘리엇 제안의 찬성률은 13.6%에 그쳤다.

이외에도 현대차는 사외이사 선임 표결에서도 엘리엇에 큰 표 차이로 승리했다.

현대차 이사회가 추천한 윤치원 UBS 그룹 자산관리부문 부회장과 유진 오 전 캐피탈그룹 인터내셔널 파트너, 이상승 서울대 경제학 교수 등 3명이 모두 77∼90%의 찬성률로 선임됐다.

엘리엇은 사외이사 1명이라도 배출할 경우 이사회를 통해 현대차 경영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심혈을 기울였지만, 표결 결과 16~19%의 찬성률을 얻는 데 그쳤다.

사내이사 선임 안건은 엘리엇이 주주제안을 내놓지 않아 반대 없이 승인됐다.

사내이사로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수석부회장과 이원희 현대차 사장, 알버트 비어만 현대차 연구개발본부장 3명이 선임됐다.

현대차는 정의선 부회장이 사내이사로 선임됨에 따라 이사회를 열어 신규 대표이사로 선임한다. 정의선 부회장은 이날 현대모비스 주총에서도 사내이사로 선임된 이후 대표이사에 올랐다.

강한빛 기자 onelight@spor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