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인터넷전문은행 최소 자본금 요건 250억원…업계에선 3000억원 이상에 차후 1조원↑
제3인터넷전문은행으로 유력했던 '토스뱅크'가 예비인가 전부터 흔들리고 있다. /사진=토스 로고

[한스경제=권혁기 기자] '한국토스은행' 상표를 출원한 비바리퍼블리카, 일명 '토스뱅크'가 출발 전부터 흔들리고 있다. 제3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신청이 26~27일로 예정된 가운데 컨소시엄 파트너들이 대거 이탈하면서 위태롭다는 분석이 나온다.

24일 비바리퍼블리카(이하 토스뱅크) 측은 "새로운 주주구성을 추진해 완주할 것"이라며 "인터넷은행은 시중은행과 다르다. 금융 혁신이란 타이틀에 맞게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11일 토스와 제3인터넷은행 설립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한 신한금융그룹은 지난 21일 컨소시엄에서 불참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토스은행 측은 "제3인터넷 전문은행의 지향점으로 스타트업 문화/비즈니스 모델을 기반으로 한 챌린저 뱅크를 내세웠는데 신한금융은 생활플랫폼의 분야별 대표 사업자들이 참여해 국민 모두가 쉽게 이용하는 포용성을 강조한 오픈 뱅킹 기반의 금융 생태계 확장을 지향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큰 틀에서 양사의 시각차이가 생각보다 크다 보니 이후 사업 모델 수립과 컨소시엄 구성 등 실무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지속적인 협의를 하기가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이라는 혁신적인 미션을 완수하기 위해 다른 컨소시엄 주주들과 계속해서 노력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토스은행의 설명이 무색하게 신한금융에 이어 현대해상, 한국신용데이터, 카페24, 직방 등이 연달아 이탈을 선언했다.

지난 2015년 2월 간편송금 서비스를 출시한 토스는 이듬해 구글플레이 '올해의 베스트앱 대상'을 수상하는 등 혁신의 아이콘에 등극했다.

▲국제 표준 정보보안 인증 ISO 27001 취득 및 25개 금융앱 중 해킹 방어 수준 1위 선정(2017년 5월) ▲전세계 100대 핀테크 기업 중 35위 선정(2017년 11월) ▲월 송금액 1조, 누적 송금액 10조 돌파, 글로벌 데이터 보안 인증 PCI DSS 획득(2017년 12월) ▲2018 정보통신의 날 대통령 표창 수상(2018년 4월) 등 가시적인 성과도 기록했다.

토스가 핀테크 기업 중 최고 수준의 실력을 보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금융업과는 업태과 완전히 다르다.

'선배'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한국카카오은행)의 최대주주는 한국투자금융지주(지분 58%)다. KB국민은행(10%), 카카오(10%), SGI서울보증, 우정사업본부, 넷마블, 이베이, 예스24, 텐센트 등이 주주로 있다.

'최초' 인터넷은행 케이뱅크(K뱅크)는 우리은행(10%), NH투자증권(10%), GS리테일(10%), 다날(10%), 한화생명보험(10%), KT(8%), KG이니시스(8.0%), DGB캐피탈(3.6%), 모바일리더, 인포바인, 민앤지, 한국정보통신, 포스코ICT, 한국관광공사, 얍컴퍼니, 스마일게이트엔터테인먼트 등이 주주로 있다.

국민은행은 카카오뱅크 출범 전 직원들을 상대로 이직 신청을 받았는데 20~30명 계획에 200명이 지원하기도 했다. 한국투자증권 역시 이직 신청을 받았다.

케이뱅크 주주사인 우리은행은 이직 신청을 받으며 3년 뒤 복귀할 수 있는 선택권을 주기도 했다.

금융업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 직원들이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에서 길을 닦고 터전을 마련했다. 여기에 혁신성과 편의성, 창조성이 더해지면서 현재의 인터넷전문은행이 자리를 잡았다.

한 인터넷전문은행 관계자는 한스경제에 "핀테크와 금융업은 완전히 다른 분야"라면서 "기존 은행들의 도움이 절대적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1세대 인터넷은행으로 자리 잡았지만 자본금 문제에서 희비가 엇갈리기도 했다. /사진=카카오뱅크, 케이뱅크 로고

또다른 문제가 자본금에서 불거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위에서 내건 인터넷전문은행 최소 자본금 요건 250억원이지만 업계에선 최소 3000억~3500억원의 ‘실탄’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출범 이후에는 1조원이 있어야 원활한 운영이 가능하다고도 말한다.

실제로 카카오뱅크는 2017년 5000억원의 유상증자를 통해 2018년 자본금 1조 3000억원을 달성했다. 반면 케이뱅크는 유상증자에 어려움을 겪어 대출이 일시 중단된 경험이 있다.

당시 케이뱅크 관계자는 "자본금이 조원 단위가 돼야 상품 다양화와 담보대출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인터넷전문은행 관계자는 "이같은 일례로 본다면 자본금은 인터넷뱅크에 매우 중요한 요건 중 하나인데 당장 최소 자본금 외에 실질적은 운영에 필요한 3000억~3500억원을 마련한다 하더라도 금융당국에서 토스에 승인을 내줄 수 있겠느냐"고 반문하며 "신한금융이 빠진 자리에 다른 금융사를 영입하기에 시간상 빠듯하기도 하지만 신한금융 '대신'이라는 점에서 난색을 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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