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권혁기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미국 장·단기 금리가 역전되면서 경기 우려가 고조되자 "통화정책 완화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25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지난주 금요일 글로벌 경기 전망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이 다소 높아졌다"며 "향후 그 추이와 국내 금융·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22일(현지시간) 미 국채시장에서는 장중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3개월물 금리보다 낮아지는 현상이 빚어졌다.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은 2007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일반적으로 금리는 차입 기간이 길수록 높은데, 이 같은 장·단기 금리 역전은 경기가 앞으로 나빠져 장기 금리가 하락할 때 빚어진다.
다른 국가와 견줘 양호한 미국에서도 경기 침체 우려가 고개를 들고, 보호무역주의 확산 등으로 유로 지역, 중국을 중심으로 성장세가 약화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경제는 수출이 둔화하며 성장 흐름이 완만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국내 경제는 앞으로 수출·설비투자 회복에 힘입어 잠재성장률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않겠지만 미중 무역협상, 중국 경기,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이 총재는 진단했다.
이 총재는 다만 지난주 장·단기 금리 역전 사태가 있기 전까지 시장은 안정적인 모습이었다고 평가했다.
이 총재는 "금융·외환시장에서는 금년 들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 조절을 시사한 데다 미중 무역협상 진전에 대한 기대가 높아졌다"며 "주가가 상승하는 가운데 금리와 환율이 안정적인 움직임을 보여왔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가계대출은 주택시장 안정과 가계부채 억제를 위한 정부의 지속적인 노력으로 증가 규모가 줄어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11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고 이후 연 1.75%로 유지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서는 "우리 경제가 잠재성장률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성장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지만 미중 무역협상, 브렉시트 등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이 높은 점, 가계부채 둔화세 지속 여부 등 금융안정 상황의 전개 추이를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는 점을 고려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으로 통화정책을 두고는 "우리 경제의 안정적 성장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완화 기조를 유지하면서 새로 입수되는 지표를 바탕으로 성장과 물가 흐름, 그리고 금융안정 상황을 모두 면밀히 점검하면서 운영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권혁기 기자 khk0204@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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