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고도화된 AI 기반으로 챗봇 서비스 진화 중
국내 금융권 챗봇 서비스 현황. /자료=하나금융경영연구소, 금융감독원

[한스경제=이승훈 기자] 금융권에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인 AI(인공지능)기반 챗봇(채팅로봇) 물결이 일고 있다. 정보 및 절차 상담에서 맞춤형 상품추천까지 AI기반 챗봇의 활용범위는 확대되고 있다.

25일 하나금융연구소의 ‘봇 경제의 도래와 시사점’이란 보고서를 보면 국내 금융권의 경우 대규모 인원과 큰 비용이 수반되는 콜센터 운영·상담 비중이 큰 보험업에서 은행, 카드로 ‘챗봇’ 도입이 확대 중이다.

현재 국내 챗봇 운영 금융사는 AI기반 18개사와 룰(Rule)기반 8개사를 합친 26개사이며 올해까지 21개사가 추가로 도입될 예정이다. 챗봇을 통해 콜당 3800원 수준인 처리 비용을 10분의 1 수준으로 절감 가능하다.

삼성생명의 대표적인 인슈어테크 성과로 지난해부터 운영 중인 인공지능 챗봇 ‘따봇(따뜻한 로봇)’을 들 수 있다. 따봇은 딥러닝(deep running) 기술을 토대로 고객과 문답을 나누며 문맥을 이해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기존 1세대 챗봇 서비스들은 고객의 질문에 준비된 답변만을 한정적으로 내놓아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았다. 하지만 삼성생명 ‘따봇’은 상담사들이 수행하는 보험계약조회, 보험계약대출 조회·실행·상환, 상품 추천 등 다양한 업무도 처리할 수 있다.

은행의 경우도 영업점 직접 방문보다 모바일뱅킹 등 비대면 거래가 일상화되면서 챗봇 이용률이 급증하고 있다.

KEB하나은행은 글로벌 금융매체 아시안뱅커가 주관한 '인터내셔널 리테일 파이낸스어워드 2019'에서 '인공지능 챗봇 서비스' 부문 최우수상을 지난 22일 수상했다. 하나은행의 '하이뱅킹 2.0'은 국내 최초 인공지능 기반 대화형 금융서비스로 손님과의 일대일 대화를 통해 의도를 파악하고 실제 상품가입까지 도와주는 혁신적인 서비스라는 평가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12월 개인 특성을 반영해 맞춤형 응답을 제공하는 챗봇 '쏠메이트 오로라'를 선보였다. 쏠메이트 오로라는 챗봇 내에서 단순히 상담만 받는 것이 아니라 예금 가입과 계좌이체 등 업무실행이 가능한 특징이 있다. 또 타이핑을 하기 어려운 상황일 경우를 대비해 음성으로 챗봇에게 말을 걸어 이체가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고도화했다.

인터넷전문은행은 AI도입과 동영상, 이모지, 이미지 등의 직관적 정보를 제공하거나 콜봇(상담 과정의 음성대화)까지 추진하며 고도화를 진행 중이다.

카카오뱅크는 문의 고객 중 챗봇을 1차 경로로 활용하는 고객 비중이 35%에 달한다. 카카오뱅크는 카카오톡과 연계해 예·적금 만기금액, 대출상환금액, 해외송금 환율 수수료를 계산할 수 있는 챗봇계산기 서비스를 도입했다.

현대카드는 IBM과의 협업을 통해 클라우드 기반의 인공지능(AI)과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현대카드는 앞서 2017년 국내 금융 업계 최초로 대고객 서비스에 AI 기반의 챗봇을 도입한 이후 100만 명의 고객을 지원하고 있다. IBM의 왓슨을 기반으로 구축된 ‘현대카드 버디’는 자주 묻는 질문에 빠르게 답변을 제공해 고객 디지털 경험을 높인다는 설명이다.

우리카드도 최근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24시간 365일 상담이 가능한 ‘챗봇의 정석’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 서비스는 업계 최초로 자동응답서비스(ARS)와 챗봇, 톡상담 등 3개 채널을 연계해 유기적인 업무 처리가 가능하도록 구축했다.

챗봇의 정석 서비스는 카드 발급과 이용내역 조회, 미리 결제, 제신고 등 기본적인 업무처리와 함께 고객별 소비 성향에 가장 적합한 상품과 진행 중인 이벤트 혜택까지 안내해준다. 단순 질의응답만 가능했던 기존 1·2세대 챗봇 시스템과 달리 고도화된 AI 기반으로 개발돼 데이터가 쌓일수록 학습을 거쳐 다양하고 복잡한 업무 처리도 가능할 전망이다.

삼성카드는 PC 및 모바일 홈페이지, 앱에서 이용할 수 있는 AI 기반 ‘챗봇 샘’을 지난 18일 오픈했다. 고객들은 ▲카드추천 및 신청 ▲이용내역 조회 ▲즉시결제 신청 ▲결제 정보 조회 및 변경 ▲금융상품 신청 ▲가맹점 조회 등 모든 분야의 업무를 이용할 수 있다.

해외 금융사 챗봇 도입 현황. /자료=하나금융경영연구소, 금융보안원

해외 금융권은 은행, 카드, 보험 중심으로 손님 응대력 제고와 마케팅 기회 확보 측면에서 챗봇 도입을 확대하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지난해 5월부터 단순 거래정보 조회뿐만 아니라 질문에 기반, 적절한 제언까지 가능한 AI기반 고객자산관리 가상도우미 '에리카(Erica)'서비스를 전 고객에게 제공한다.

문자와 음성, 제스처 등을 통해 거래내역 한도액등 간단한 고객의 질문을 받으면 자동으로 답변을 제공하며 고객의 신용등급이 낮은 경우 이를 제고하기 위한 방안을 제안하거나 이자비용을 낮출 수 있는 신용카드 대금 납부 방법 등을 가이드 한다.

호주 웨스트팩(Westpac)과 내셔널오스트레일리아은행(NAB)은 아마존 알렉사를 통해 조회, 이체 등 간단한 뱅킹업무를 제공하는 형태까지 발전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김남훈 연구위원은 “국내 금융권 챗봇은 정보 및 절차 상담에서 맞춤형 상품추천까지 AI기반 챗봇의 활용범위는 확대되고 있다”며 “하지만 자연어 처리와 구현 기능의 고도화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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