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김형일 기자] #1. 지난달 일병으로 진급한 A 씨는 휴가를 나와 유흥비로 쓸 대출을 알아봤다. B 대부업체는 통화가 필요하다며 휴가 중이냐고 물어봤다. 휴가를 나왔다고 말하자 대출받은 이력과 거주 지역 등 정보를 요구했다. A 씨는 대출받은 적이 없고 거주 지역은 서울이라고 밝혔다. B 대부업체는 연 금리 24%에 300만원까지 대출해주겠다고 했다.
#2. 불법 스포츠 도박에 빠져있는 B 중위는 2년 동안 270회에 걸쳐 2억6000만원을 게임머니로 사용했고, C 중사는 4년 동안 823회에 걸쳐 3억3000만원을 사설 스포츠 도박에 사용했다. 이들은 월급으로 게임머니가 충당되지 않자 D 대부업체를 이용해 각각 3000만원을 대출받았다.
대부업체들이 사병에서 장교뿐 아니라 상근 예비역과 산업 기능 요원들에게까지 대출의 손길을 뻗고 있다. 하지만 국방부는 군인들을 타깃으로 한 고금리 대출 상품에 대해 인지하지 못한 상황이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부업체들이 군인들에게 고금리 대출을 적극 권유하고 있다.
B 대부업체는 이등병에서 병장까지 대출 가능한 병사 전용상품과 전역을 앞둔 병장을 타깃으로 한 전역자 상품, 부사관·장교를 타깃으로 한 상품을 판매 중이다.
병사들에겐 300만원 한도에 원리금을 3년에서 5년 동안 균등상환하는 방식이나 만기일시 상환 조건으로 신분증과 주민등록초본, 군번 등을 요구했다.
병사가 연 금리 24%로 300만원을 대출했을 때 3년 동안 원리금 균등 상환 방식을 선택하면 총 대출이자는 123만7148원이고, 매달 상환해야 할 금액은 11만7699원이다.
하지만 병사들의 한 달 월급은 이등병 30만6100원, 일병 33만1300원, 상병 36만6200원, 병장 40만5700원에 불과해 대출금 갚기는 힘들어 보인다.
대부업체는 부사관과 장교에게도 100만원에서 3000만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다고 했다. 또 병사와 동일한 원리금 균등상환 방식이나 만기일시 상환을 제시하며 신분증, 급여통장 3개월 내역, 건강보험납부내역만 보내면 대출이 가능하다고 했다.
부사관이 연 금리 24%로 3000만원을 대출했을 때 5년 원리금 균등상환 방식을 선택하면 총 대출이자가 2178만2338원에 매달 상환금액이 86만3039원에 달한다.
부사관과 장교의 초봉 기준 월급은 하사 161만200원, 중사 169만1200원, 상사 209만6800원, 소위 165만7500원, 중위 181만3800원, 대위 233만7900원 수준이다.
군인들이 대출받아도 월급 절반에 달하는 월 상환액을 갚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이에 대해 국방부 관계자는 “군인 대상 대출 상품은 들어보지 못했는데 국방부 차원에서 인지하고 있는지 알아보겠다”며 “군인을 타깃으로 한 대부업체에 대한 예방 교육도 하고 있는지 알아보겠다”고 말했다.
김형일 기자 ktripod4@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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