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한스경제=이정민 기자] 대한항공 정기주주총회(27일)가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대한항공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은 25일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대한항공 사내이사 연임 안건에 대한 의결권 행사 방향을 결정한다.  대한항공 지분구조 및 주총 결의 요건을 감안할 때, 국민연금의 결정에 따라 조 회장의 연임여부가 결정 날 가능성이 크다는게 금융투자업계의 관측이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수탁위)는 이날 오후 회의를 열고 대한항공 조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에 대한 의결권 행사를 결정한다. 

대한항공 정관에 따라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은 주총 특별결의(과반수 출석에 3분의 2 이상 동의)를 거쳐야 한다. 현재 조 회장을 포함한 사주 일가는 대한항공 지분 33.3%를 보유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주총에 전체 주식의 80%가 참석한다는 것을 가정하면 최소 20% 이상의 우호지분을 추가로 확보해야 조 회장의 연임을 기대할 수 있다. 

대한항공측의 우호지분이 정확히 파악되지 않은 상황에서 금융업계는 대항항공 2대 주주로 11.6%지분을 가지고 있는 국민연금 결정에 따라 조 회장의 연임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 

조 회장의 연임을 반대하는 시민단체 중심의 목소리가 큰 것도 대한항공측에는 걱정거리다. 민주노총, 참여연대,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등의 시민단체들은 조 회장의 연임 반대를 주장하고 있다.  그동안 대한항공 안팎에서 발생한 갖가지 이슈가 걸림돌의 중심이다. 이들은 국내외 기관투자자들에게 조양호 회장 연임 반대를 설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의결권 자문사들도 조 회장의 연임 반대 의견을 권고했다. 세계 최대 의결권자문사 ISS와 국내 의결권자문사 서스틴베스트와 좋은기업지배연구소 모두 조양호 회장이 여러 가지 위법 혐의를 받는 점을 지적, 이사 재선임 시 주주가치 훼손 가능성이 있다며 반대표를 행사할 것을 권고했다.  

이에 대한항공은 사내 주주인 직원들에게 찬성 위임장 작성을 독려할 뿐만 아니라 확보를 위해 일반 주주들의 자택과 직장까지 찾아가 위임장 작성을 부탁하고 있다. 일반 주주의 경우 애초 2000 주 이상 보유를 기준으로 삼았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자 2000 주 미만 주주들까지 범위를 확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한항공 측이 조 회장의 연임을 두고 총력전을 다하고 있는 가운데, 반대의 목소리도 커 주총에서의 치열한 표 대결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결정적인 키를 쥐고 있는 국민연금이 아직 대한항공 주총에 관련한 의견을 내지 않고 있는 가운데, 과연 어떠한 입장을 발표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국민연금의 결정에 따라 조 회장의 거취가 크게 달라질 소지가 크다.

 

이정민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