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롯데카드 유력 인수후보자로 하나금융지주와 한화그룹 ‘2강 구도’ 예상
한화생명 여승주 사장(왼쪽)과 하나카드 장경훈 사장이 롯데카드 인수를 두고 격돌한다. /사진=한화생명, 하나카드

[한스경제=이승훈 기자] 새 수장이 된 한화생명 여승주 사장과 하나카드 장경훈 사장이 롯데카드 인수를 두고 격돌한다. 다음달 19일 롯데카드 매각 본입찰이 확정된 가운데 한화그룹과 하나금융지주의 ‘2강 구도’가 예상된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25일 여승주 한화생명 대표이사 사장이 공식 선임되면서 차남규 부회장과 각자 대표 체제를 본격화 했다. 장경훈 하나카드 사장도 이날 취임식을 시작으로 공식업무를 시작했다.

여 사장과 장 사장 앞에는 각각 풀어야 할 전략적 과제들이 많다. 이중 특히 롯데 카드 인수전이 첫번째로 꼽힌다.

롯데카드가 다음달 19일 매각 본입찰을 진행한다. /사진=연합뉴스

◆한화그룹, 금융사업 확대 기대

한화는 여 사장의 선임으로 롯데카드 인수 등 한화생명을 중심으로 한 금융사업 확대에 본격적인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한화생명은 지난해 말 롯데카드 인수를 위해 전담(TF)반을 꾸렸으며, 여 사장이 전담반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 사장은 한화생명 재정팀장, 전략기획실장, 한화투자증권 대표이사 등을 지낸 한화그룹 내 대표적인 금융전문가로 한화그룹의 M&A와 미래 신사업 전략을 이끌었다.

여 사장은 지난 2012년부터 그룹 경영기획실 전략팀장(CFO)을 맡아 그룹의 주요 인수합병(M&A)을 주도했다. 삼성그룹과 빅딜을 성공적으로 이룬 공로를 인정받아 2014년 한화투자증권 대표이사를 맡아 흑자전환을 달성했다.

또 과거 한화투자증권 대표이사 시절 손실을 만회하고 수익 극대화 전략을 펼쳤다는 점에서 2022년 도입되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및 신 지급여력제도(K-ICS)에 앞서 최적의 전략을 마련할 것이란 평가다.

한화그룹 측이 롯데카드를 인수하면 생명, 손해보험, 증권 ,자산운용, 저축은행 등 은행업을 제외한 전 금융권 업무를 망라하게 된다. 또 롯데카드 기존 고객층과 한화갤러리아백화점과의 시너지도 기대할 수 있다.

또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베트남을 핵심 글로벌 전진기지로 만들자는 의지가 남다른데, 그룹차원에서 베트남을 해외사업 1순위 국가로 꼽고 있다. 롯데카드가 국내 카드사 중 최초로 베트남에서 신용카드사업 등 자격을 따내 베트남 선불카드시장에서 영향력이 있는 만큼, 향후 사업 시너지에 효과를 낼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하나금융지주, 상위권 카드사 도약 기회

하나금융지주가 롯데카드를 인수하게 되면 하나카드와 합쳐 대형 카드사로 몸집을 키울 수 있게 된다.

업계에서는 장경훈 사장이 카드업계의 숙제 및 하나금융그룹의 롯데카드 전략적 인수에 대한 해법을 제시할 수 있을지 등을 주목하고 있다. 중하위권에 머물고 있는 하나카드가 롯데카드 인수로 상위권으로 올라 설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특히 경쟁자인 한화그룹은 다양한 인수합병 전에서 승리한 경험이 있는 만큼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의중에 따라 의사결정을 힘 있게 추진할 인물이 필요했다는 관측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7개 전업카드사 점유율(일시불+할부+현금서비스+카드론) 1위는 신한카드(22.05%)고, 2위는 삼성카드(19.02%)다. 롯데카드는 11.28%로 5위, 하나카드는 8.16%로 7위에 위치해있다.

하나카드가 롯데카드를 인수할 경우 시장점유율 19.44%로 업계 2위로 올라서게 된다. 고객 일부가 중복, 이탈하더라도 시장점유율 상승으로 인해 어느 정도 규모의 경제를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장 사장은 김 회장의 측근으로 하나은행에서 리테일본부장과 미래금융사업본부장을 거치면서 능력을 인정받았다. 2015년 9월부터 약 1년 반 동안 하나금융그룹 그룹전량총괄(CSO) 및 경영지원 실장을 지내며 김 회장의 복심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후 2017년 KEB하나은행에서 부행장을 지냈다.

하나카드 측은 "장경훈 사장이 하나금융 경영지원실장과 그룹전략총괄 등을 역임한 전략통"이라며 "가맹점 수수료 인하 및 결제 시장 심화에 따라 악화된 업황의 돌파구를 모색하고 하나금융그룹의 롯데카드 인수에 대한 전략적 해법을 제시하는 데 최적의 인사라고 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승훈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