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쓰 코리아', '현지에서 먹힐까?' '고교급식왕'

[한스경제=신정원 기자] 우리 생활에 꼭 필요한 식(食) 문화가 방송가에서 단골 소재로 사용되고 있다. '먹방'으로 시작된 음식 예능은 어느새 '쿡방'으로 진화돼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지난 24일 첫 방송된 tvN '미쓰 코리아'는 외국인들이 그리워하는 추억의 한식을 출연자들이 해드리고 하룻밤 얻어 자는 콘셉트로, 신개념 '글로벌 쿡스테이(COOK STAY)'로 주목받았다. 오는 6월 방송 예정인 tvN '고교급식왕'은 고등학생들이 학교 급식 레시피를 제안하고 경연을 벌이는 내용으로 10대들에게 벌써부터 뜨거운 인기를 얻고 있다. 이 외에도 올해 방송가에서는 Olive '원픽로드', tvN '현지에서 먹힐까? 미국편', tvN '신서유기 외전 강식당2' 등 다양한 요리 예능들이 출격 준비 중이다. 진부할 만도 한데, '음식', '먹방', '요리'가 여전히 단골 소재인 이유는 왜일까. 한 방송 관계자는 비슷한 포맷일지라도 그 안에서 또 다른 업그레이드가 발생된다면 그게 관전 포인트가 돼 시청자들을 매료시킨다고 말했다.
 

백종원 / OSEN

■ 먹방→쿡(COOK)방 진화

우선, 먹는 방송 일명 '먹방'은 인터넷 1인 방송에서부터 시작됐다. 2000년대 후반, 아프리카TV, 유튜브 등에서 1인 방송 진행자들이 카메라 앞에 앉아 음식을 먹기만 하는 방송을 시작했고, 얼마만큼 먹는가 하는 도전이 이뤄지면서 '먹방'이라는 신조어가 생겼다. 이에 대한 관심이 커지자 '먹방'은 본격적으로 TV로 넘어왔다. Olive '테이스티로드'를 비롯해 MBC every1 '식신원정대', Comedy TV '맛있는 녀석들', tvN '수요미식회' 등 스타들이 맛집을 찾아다니는 예능 프로그램들이 등장했다. 음식 예능이 아니더라도 방송에서 간혹 연예인들의 먹방이 등장해 화제를 낳는 경우도 생겼다. MBC '전지적 참견 시점'에서는 이영자가 먹방과 함께 음식에 대한 기가 막힌 설명을 늘어놔 '먹방계 대모'로 불렸다. 이처럼 먹방은 수년간 예능의 주요 소재로 활용됐다.

그러나 이젠 먹방을 기본으로, 요리하는 프로그램인 '쿡방'이 대세다.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 출연해 쿡방의 열풍을 일으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요리연구가 백종원은 tvN '집밥 백선생', '한식대첩', SBS '골목식당' 등으로 요리 프로그램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그를 비롯해 이연복, 김수미, 윤여정, 차승원 등 셰프와 스타들도 쿡방을 론칭했다. 특히 이연복이 출연하는 tvN '현지에서 먹힐까', 윤여정을 필두로 식당 영업이 이뤄지는 tvN '윤식당' 등은 시리즈로 이어져 더 재미난 요리 방송을 만들고 있다. 
 

tvN '스페인 하숙' 방송화면 캡처

■ 꾸준히 인기인 예능 소재 '음식'

3대 생활양식 의식주 중 식생활은 살아가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하고 기본이 되는 생활이다. 때문에 방송에서도 가장 많이 다뤄질 수밖에 없다. 최근 방송을 시작한 tvN '스페인 하숙'의 나영석 PD는 "'음식'은 가장 적은 노력으로 누릴 수 있는 최고의 사치"라고 표현했다. 인생 안에서 만날 수 있는 즐거움의 포인트가 모두 음식에 담겼다는 것. 그러면서 나 PD는 "맛있는 음식을 누구와 어떻게 먹느냐가 중요한 주제다. 그런 부분을 예능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여타 요리 예능 프로그램 PD들의 말을 대변한 것과 같다.

시청자들이 음식 예능에 재미를 느끼는 포인트는 다양하다. 박나래와 같은 스타들이 방송에서 요리를 하는 모습은 1인 가구들에게 '저 정도는 나도 할 수 있겠다'는 관심을 심어준다. 일례로 Olive '오늘 뭐 먹지?'는 방송에 공개된 모든 음식 레시피를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했다. 혼자 해먹을 수 있는 요리 레시피에 대한 관심을 제대로 충족했다. 요리와 여행의 컬래버레이션도 요즘 뜨는 트렌드다. 요리 전문가와 스타들이 외국으로 떠나 한국식 현지 음식 등을 선보이는 tvN '현지에서 먹힐까'는 태국, 중국에 이어 이번 시즌3에선 미국으로 향했다. '삼시세끼'를 통해 남다른 요리 실력을 뽐낸 차승원은 '스페인 하숙'이라는 한층 진화된 모습으로 돌아왔다. 이는 보는 이로 하여금 내가 할 수 없는 것에 대한 대리만족과 함께 해외를 배경으로 새로운 즐거움, 힐링을 선사해 인기를 얻고 있다.

이처럼 '음식'을 소재로 한 예능 프로그램은 단순히 음식 소개를 넘어 먹방, 요리, 해외 진출이라는 콘셉트로 업그레이드됐다. 방송가도 여기에 초점을 뒀다. 한 방송 관계자는 "방송은 물론 온라인까지 콘텐츠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미디어 환경 속에서 비슷한 소재를 다루는 콘텐츠가 셀 수 없이 많아지고 있다. 그럼에도 비슷한 포맷의 프로그램이 나오는 건, 차별화된 출연진을 선별하고, 새로운 요소로 업그레이드되고, 변주되는 재미가 시청자들의 기대를 자극하는 게 아닐까. 또한 먹방, 쿡방 등 사회적 트렌드를 프로그램의 소재로 반영하는 것은 시청자들의 공감을 일으키기 때문에 관심을 얻기 충분하다. 앞으로도 비슷한 포맷의 형태 나오겠지만, 거기에 또 다른 재미 포인트를 가미하면 기존 예능과 차별점을 내세워 관심을 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신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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