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관중 건강 해치는 미세먼지·황사…경기 전 마스크 준비 필수
응원봉·깃발 등 응원도구, 어깨 손상 위험↑
지더라도 스트레스 금지…과몰입하면 불안·우울 증세↑

[한스경제=홍성익 보건복지전문기자] 2019 프로야구 정규시즌이 지난 23일 개막한 가운데 야구장에서의 무분별한 응원은 자칫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열띤 응원에 쉴 새 없이 움직이는 입은 턱관절을 과도하게 사용하게 돼 ‘턱관절 장애’를 불러올 수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프로야구 관중 수는 약 807만 명에 달했다. 매 경기당 평균 1만1214명의 관중이 야구장을 찾은 것이다.

턱관절 장애/제공= 자생한방병원

사람들로 가득 찬 야구장의 분위기는 기분을 달아오르게 한다. 최근 한국프로스포츠협회의 ‘프로스포츠 관람객 성향조사’에 따르면 관람객들의 만족도 가운데 ‘팀의 응원문화’에 대한 만족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야구 응원 시 건강을 해칠 수 있는 주의사항에 대해 자생한방병원 한창 원장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 미세먼지·황사에 경기 취소까지…마스크·모자 준비 필수

리그가 시작되는 매년 3월은 미세먼지와 황사 유입이 심해지는 시기다. 고척 스카이돔을 제외하고 국내 야구장은 모두 개방형 구장이기 때문에 경기를 즐기는 관중들은 미세먼지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을 수 밖에 없다.

미세먼지의 심각성이 대두되자 KBO는 2016년부터 안개 및 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됐을 경우 구장 상태에 따라 경기 취소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는 규정을 추가했다. 실제로 지난해 4월 리그 최초로 경기 취소가 발생한 이후로 경기가 중단 혹은 취소되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미세먼지 단계가 ‘매우 나쁨’일 때 1시간 야외활동을 하는 것은 담배 연기를 1시간 20분 들이마신 것과 같다고 한다. 오래 노출됐을 경우 각종 호흡기 질환과 눈병, 알레르기를 유발하고 노약자의 경우 심혈관 질환이 악화될 수 있다.

자생한방병원 한창 원장은 “미세먼지 농도가 보통 이상인 날 야구장을 가게 된다면 마스크, 모자, 안경 등을 준비해 미세먼지의 체내 유입을 최대한 막는 것이 좋다”며 “배, 도라지, 구기자 등 기관지 점막을 튼튼하게 해주는 한방차를 물통에 담아가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 야구장 필수템 ‘응원도구’…무턱대고 휘두르다 어깨 손상

해마다 새 시즌이 시작될 쯤이면 각 구단들은 유니폼, 응원도구 등 기념품을 판매한다. 그 중에서도 응원도구는 야구팬들의 응원 필수품으로 인기가 높다. 한국프로스포츠협회 조사결과, 관중들이 가장 많이 구입한 구단 상품은 유니폼이 65%로 1위, 응원도구가 48.3%로 2위를 차지했다.

관중들이 손에 든 응원도구를 흔들며 응원에 열중하고 있다/제공= 자생한방병원

응원도구의 종류는 비닐막대부터 응원봉, 타월, 깃발 등 다양하다. 이 응원도구들의 공통점은 손에 들고 흔들어 사용한다는 점이다. 지난해 KBO 평균 경기시간은 3시간 21분이었다. 장시간 이뤄지는 경기 내내 응원도구를 반복적으로 휘두르는 행위는 어깨 관절에 무리를 줘 통증을 발생시킬 수 있다.

하지만 어깨 통증을 대수롭게 않게 여기고 방치할 경우 근골격계 질환으로 이어질 확률이 높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과다한 어깨 관절 사용으로 인한 대표적인 질환으로 회전근개파열을 들 수 있다. 회전근개파열은 과도하고 지속적인 운동으로 어깨 근육이나 힘줄이 손상을 입어 발생한다. 회전근개파열이 심해지면 어깨의 가동 범위가 점점 줄어들고 움직일 때 통증도 심해진다.

경기 이후에 어깨 근육통이 생겼다면 온욕과 찜질을 통해 회복을 빠르게 촉진시킬 수 있다. 40도 전후의 온수에 몸을 담그는 온욕은 근육의 긴장을 풀어주는 효과가 있다. 어깨 통증 부위를 핫팩으로 15~20분간 찜질을 해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그럼에도 통증이 3일 이상 지속된다면 전문가를 찾아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 열띤 응원에 쉴 새 없이 움직이는 입…’턱관절’ 상한다

국내 프로야구에 진출한 외국인 선수들이 처음 한국 야구를 접했을 때 가장 놀라는 점은 관중들의 열띤 응원 문화라고 한다. 팀마다 선수들의 전용 구호와 응원가는 물론 상대팀의 응원을 견제하는 응원이 따로 있을 정도로 응원 문화가 활발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내 프로야구의 응원에는 음향기기를 동원한 다소 시끄러운 문화가 자리잡고 있어, 일반적으로 관중들은 반복적으로 목청을 높여 응원을 하게 된다.

이러한 응원 과정은 턱관절에 무리를 줄 수 있다. 구호와 응원가를 외치다 보면 자연스레 입이 크게 벌어지기 때문이다. 또한 경기 도중 긴장되는 순간을 지켜보며 자신도 모르게 턱에 힘이 들어가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턱관절이 과도하게 사용되거나 긴장상태가 지속되면 턱관절 장애를 불러올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턱관절 장애란 말을 하고 음식을 씹을 때마다 턱에서 소리가 나거나 통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심한 경우 입을 마음대로 벌리고 다물기 어려워지기도 한다. 턱관절 장애는 턱 문제만으로 끝나지 않고 목·어깨의 근육과 신경에도 문제를 발생시켜 두통, 피로감, 집중력 저하 등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한방에서는 턱관절 장애 치료를 위해 추나요법과 침, 한약처방 등 한방 통합치료를 실시한다. 먼저 추나요법을 통해 턱 운동의 중심이 되는 경추(목뼈)와 함께 턱관절의 위치를 바르게 교정하고 침 치료로 턱 주변 근육을 이완시킨다. 이후 재발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뼈, 인대를 강화하는 한약을 처방한다.

◇ 응원팀의 패배와 부진…지더라도 스트레스 금지

경기가 끝나면 관중들의 희비는 극명하게 엇갈린다. 특히 승리의 기쁨을 누리지 못한 패배팀 관중들은 착잡한 마음을 추스르며 야구장을 나설 수 밖에 없다. 여기에 응원팀의 최근 성적이 부진한 상황이라면 스트레스는 더욱 커진다. 한껏 높아졌던 응원 열기로 인해 감정이 격해진 일부 관중들은 소리를 지르거나 상대팀 관중과 시비가 붙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스트레스가 반복적으로 이어질 경우 정신 건강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을 염두해야 한다. 사람들은 스트레스를 받아도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없어질 것이라 여기며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평소 적절한 관리 없이 스트레스를 방치하면 불안, 초조, 가슴 두근거림, 우울, 불면 등으로 증상이 악화되기도 한다.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로 스트레스 증상이 심하다면 자신이 야구 승패에만 빠져있는 것은 아닌지 천천히 돌아볼 필요가 있다.

자생한방병원 한창 원장은 “야구 관람은 일상의 스트레스를 풀고 건강한 에너지를 발산하는데 알맞지만 과몰입할 경우 오히려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심신이 건강해야 경기 관람도 즐겁게 즐길 수 있는 만큼 응원 과정에서 자신의 건강에 소홀하고 있지는 않은지 살피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홍성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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