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우(왼쪽에서 네 번째)가 26일 콜롬비아와 경기에서 안정된 방어를 보이고 있다. 조현우는 좋은 활약을 펼치며 한국의 2-1 승리에 힘을 보탰다. /서울월드컵경기장=임민환 기자

[한국스포츠경제=심재희 기자] 벤투호가 남미 상대 평가전 2연전을 모두 승리로 장식했다. 손흥민을 비롯해 이청용, 권창훈, 이재성, 지동원 등 유럽파들이 제 몫을 다하며 팀 중심을 잘 잡았다. 유럽파 맹활약만큼 반가운 부분이 있다. 바로 '빛현우' 조현우의 '선방쇼'다. 조현우가 콜롬비아를 상대로 좋은 경기력을 펼치며 김승규와 골키퍼 무한경쟁을 예고했다.

사실 골키퍼 포지션은 주전이 붙박이인 경우가 많다. 골키퍼는 골문을 지키는 것뿐만 아니라 수비수들과 소통하며 전체적으로 뒷문 단속을 지휘한다. 때문에 주전 골키퍼를 교체하면 수비진 전체의 균열이 올 수 있다. 주전 선수가 크게 다치거나 컨디션 난조를 보이지 않는 한 백업 골키퍼는 벤치에 머문다.

벤투호 출범 후 주전 골키퍼는 김승규였다. 2019 아시안컵에서도 김승규가 한국 골문 앞에 섰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강조하는 후방 빌드업에 보탬이 되면서 주전으로 활약했다. 준수한 방어력에 킥과 패스 능력도 좋아 대표팀 수문장 임무를 맡았다.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콜롬비아와 친선전에서는 김승규가 아닌 조현우가 골문을 지켰다. 김승규가 22일 볼리비아와 평가전 이후 장염 증세를 보이며 컨디션이 떨어졌고, 소속팀 대구 FC에서 든든한 방어벽을 구축한 조현우가 콜롬비아 공격을 막았다.

조현우는 오랜만에 찾아온 기회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특히, 후반전 중반 이후부터 선방을 거듭했다. 놀라운 반사 신경과 위치 선정으로 콜롬비아 선수들의 슈팅을 걷어냈다.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보여줬던 슈퍼세이브 행진을 다시 벌여 서울월드컵 경기장을 가득 메운 관중들을 열광하게 만들었다. 강팀과 대결에서 더 빛나며 '클래스'를 입증했다.

조현우가 '미친 선방'을 펼치면서 김승규와 주전 경쟁에 다시 불이 붙었다. 김승규가 '벤투 축구'에 더 적합한 스타일로 한 발 앞섰지만, 조현우가 놀라운 방어력으로 균형을 맞췄다. 당연히 주전 무한경쟁은 두 선수 모두에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 또한, 팀에도 플러스다. 주전 골키퍼의 부상과 컨디션 저하 등이 왔을 때 든든한 '플랜B' 가동이 가능하다. 벤투 감독이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심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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