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SK그룹 제28기 정기주총...최태원 회장 SK㈜ 사내이사 재선임
염재호 전 고려대 총장 사외이사 선임...이사회 의장직 올라
SK그룹은 27일 서울 종로구 서린동 SK빌딩에서 제28기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최태원 회장(왼쪽)과 염재호 전 고려대 총장 등의 이사 선임 안건과 정관변경 안건 등을 모두 원안대로 가결했다./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허지은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국민연금의 반대표에도 SK㈜의 사내이사로 재선임됐다. 독립성 문제가 제기된 염재호 전 고려대 총장 역시 사외이사로 선임돼 이사회 의장을 맡게 됐다. 국민연금이 반대 의견을 내며 시장 관심을 끌었지만 예상대로 회사 측 안건이 손쉽게 통과됐다. 

SK그룹은 27일 서울 종로구 서린동 SK빌딩에서 제28기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최태원 회장과 염재호 전 총장 등의 이사 선임 안건과 정관변경 안건 등을 모두 원안대로 가결했다.

국민연금은 사전에 반대 의견을 행사했지만 보유 지분이 8.4%에 그쳐 나머지 참석 주주 대다수가 찬성표를 던져 원안대로 가결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연금은 전날 최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을 두고 ‘기업가치 훼손 내지 주주권의 침해 이력이 있다”며 반대 의사를 공식화했다. 국민연금은 지난 2016년에도 최 회장이 배임 등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을 이유로 등기이사 선임에 반대표를 던진 바 있다.

국민연금이 독립성 훼손 우려로 반대 의사를 밝힌 염 전 총장의 사외이사 선임 안건도 원안대로 가결됐다. 염 전 총장은 고(故) 최종현 선대회장이 1974년 설립한 한국고등교육재단 장학생 출신이다. 재단 지원으로 미국 스탠포드대 대학원에서 정치학 박사 과정을 밟았다.

게다가 염 전 총장은 최 회장과 고등학교·대학교 선후배 사이여서 이사회 독립성에 대한 문제가 제기됐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CGCG) 역시 “염 전 총장은 최 회장과의 학연 등으로 사외이사로서 독립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염 전 총장은 사외이사 선임과 동시에 이사회 의장직에도 올랐다. 대표이사의 이사회 의장 겸직 정관을 변경한 SK㈜의 결정에 따라 염 전 총장은 이사회 의장이 되고 최 회장은 이사회 의장에서 물러나 대표이사만 맡게 됐다.

SK㈜ 관계자는 “대표이사와 사내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 의장을 분리한 것은 경영을 투명하게 감시하는 이사회의 취지와 역할을 강화해 주주권익을 보호하고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국민연금을 비롯해 시민단체들은 이사회 수장이 SK그룹 특히 최 회장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만큼 경영 감시·주주권익 보호·기업가치 상승에 기여할 이사회 본연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지 의심쩍은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이날 주총에선 또 김병호 전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이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의장을 맡은 장동현 SK㈜ 사장은 업무보고 및 인사말을 통해 “올해는 미·중 무역분쟁과 환율변동 등 불확실성이 지속돼 기술과 산업의 변화속도는 점점 빨라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경영환경 변화 속 사회적 가치를 추구해 다양한 비즈니스 기획을 포착하고 기존 사업영역의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태원 회장은 보아오포럼 참석 차 중국 상하이로 출장을 떠나 이날 정기주총에 참석하지 않았다. 

허지은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