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지난해 1959억원 적자낸 아시아나항공에 은행권 유동성 리스크↑
아시아나항공이 적자 전환되면서 유동성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권혁기 기자]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그룹 경영에서 퇴진하기로 한 가운데 아시아나항공이 유동성 리스크를 어떻게 해결할지 관심이 모인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28일 “박 회장이 현 사태에 책임을 지고 그룹 경영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아시아나항공은 감사의견 '한정'을 받은 후 회사채 상장 폐지 위기에 몰렸다. 신용등급 하락과 이로 인해 유동성 리스크가 제기됐다. 그러다 감사 의견이 '적정'으로 바뀌며 27일 관리종목에서 해제됐다.

박 회장의 갑작스런 사퇴는 주력 계열사인 아시아나항공의 유동성 위기와 관련있다고 전문가들은 바라본다. 아시아나항공의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박 회장이 신속히 결정했다는 분석이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박삼구 회장이 아시아나항공의 감사 의견 적정 변경에도 불구히고 사퇴한데는 아시아나항공의 유동성 위기와 무관하지 않다”며 “박 회장이 책임을 지고 퇴진을 결정하기 전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과 면담을 통해 MOU 연장 가능성을 높였기 때문에 아시아나항공 안정화가 동력을 잃는 일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연구원은 "전문 경영인을 영입한다고 밝힌 부분은 긍정적"이라며 “다만 어떤 전문 경영인이냐에 따라 주주들의 환영을 받거나 그러지 못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아시아나항공이 제출한 감사보고서를 살펴보면 회사는 지난해 7조 1834억원의 총 매출을 올렸다.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88.5% 감소한 282억원, 당기순손실은 1959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부채비율은 연결 기준 649%, 개별 기준 814%다. 흑자에서 적자로 전환되면서 'BBB-'에서 'BB'로 하향 조정된 아시아나항공의 신용등급이 추가로 낮아질 가능성이 높아 유동성 리스크 타개에 어려움을 겪을 거라는 전망이 나왔다.

실제로 한국신용평가는 아시아나항공에 대해 '하향 검토 대상(와치 리스트)'에 포함시켰으며 다른 신용평가사들 역시 '와치 리스트' 등록을 두고 논의 중이다.

아시아나항공이 유동성 리스크를 타개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자산 매각 ▲금호고속 IPO ▲오너 일가의 사재 출연 등이 거론되고 있다.

앞서 금호아시아나그룹은 2018년에도 CJ대한통운 주식 900억원어치를 팔고, 서울 광화문에 위치한 금호아시아나 사옥을 도이치자산운용에 4180억원에 매각하면서 현금 확보에 나선 바 있다.

이 때문에 매각할 자산이 별로 없어 금호고속 IPO(기업공개)가 유력하다는 분석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 지배구조는 금호고속→금호산업→아시아나항공→아시아나IDT로 이어진다. 금호고속이 IPO를 진행할 경우 그룹 재무구조 개선에 큰 도움이 될 것이란 예측이다.

또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박세창 아시아나IDT 사장, 박세진 금호리조트 상무 등 친족 및 계열사를 포함한 특수관계인이 금호고속 주식 67.6%를 갖고 있다. 구주 매출로 총수 일가의 자금 확보가 가능하다. 이는 오너 일가의 사재 출연으로 이어질 수 있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구조조정본부를 중심으로 매일 아시아나항공 유동성 리스크 관련 내부회의를 개최하고 있다. 4월 초쯤 채권은행들과 함께 회의를 열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채권단은 29일 예정된 아시아나항공 주주총회 후 재무제표가 확정되면 유동성 리스크에 대해 집중 점검할 계획이다. 이후 4월 6일 도래하는 재무구조 개선 양해각서(MOU) 연장 여부를 결정한다.

권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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