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금리 인상을 일축하자 국내 대출 금리도 하락세다. /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김형일 기자] 미국이 금리 인상 속도 조절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에 국내 은행의 주택담보대출금리가 2년 3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주택담보대출 외에도 집단대출, 전체 가계대출 금리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하기 이전인 2017년 11월 전 수준으로 돌아간 것이다.

한국은행은 29일 ‘2019년 2월 중 금융기관 가중평균 금리’를 발표했는데 지난달 예금은행 가계대출 금리(이하 신규취급액 기준)는 연 3.50%로 한 달 전보다 0.08%p 하락했다.

은행 가계대출 금리는 작년 11월부터 꾸준히 떨어지고 있는데 2017년 9월 3.41%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주요 지표금리인 5년 만기 은행채권(AAA) 금리가 한 달 전보다 0.02%p 하락한 영향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출 것이란 관측이 지대해 국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도 희미해진 것으로 해석된다.

2월에는 미국 정책금리를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아직 열리지 않았을 때다. 그러나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지난 1월부터 금리 인상을 일축하며 인상론에 힘이 빠지고 있었다.

한은 관계자는 “파월 의장이 금리 인상에 인내심을 갖겠다고 표현했고 대외 불확실성이 늘어나며 장기 시장금리가 하락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가계대출 중 주택담보대출금리는 연 3.08%로 한 달 전보다 0.04%p 하락했다. 이러한 주택담보대출금리는 3.04%를 기록한 2016년 11월 이후 가장 낮은 것이다.

집단대출 금리도 3.11%로 2017년 8월 3.09%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으며 보증대출 금리도 3.49%로 0.11%p 하락했다.

일반신용대출 금리는 0.08%p 하락한 4.49%, 예·적금 담보대출 금리는 0.02%p 내린 3.24%였다.

가계대출 중에선 500만원 이하 소액대출 금리만 0.12%p 상승한 4.56%를 기록했다.

아울러 기업대출 금리도 한 달 전보다 0.03%p 떨어진 3,78%였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대출금리도 떨어졌는데 각각 3.56%, 3.93%로 0.02%p, 0.07%p 하락한 수치를 보였다.

가계, 기업, 공공 및 기타부문 대출을 모두 합산한 전체 대출 평균 금리는 3.70%로 0.03%p 떨어졌으며  저축성 수신 금리도 1.93%로 0.07%p 내렸다.

정기 예·적금 등 순수저축성 예금 금리도 1.91%로 0.10%p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유동성 커버리지 비율(LCR·Liquidity Coverage Ratio) 관리 차원에서 예금을 유치하려고 고금리 예금 특판에 나섰던 은행들이 저축성 수신을 더는 늘릴 필요가 줄어든 것이 금리 하락을 이끈 것으로 풀이된다.

예금·대출 금리 차이인 예대 금리 차(잔액 기준)는 2.31%p로 한 달 전과 같았다.

반면 가계대출 중 고정금리 비중은 44.3%로 2015년 10월 45.7% 이후 최고치였다.

금융당국은 고정금리 비중 목표를 상향했는데 고정금리가 많은 주택담보대출이 늘어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비은행기관의 대출금리도 대부분 하락했다. 상호저축은행이 10.89%로 0.47%p 하락했고 신용협동조합과 상호금융은 0.03%p 하락한 4.77%, 4.18% 였다. 새마을금고는 전월과 같은 4.51% 였다.

저축은행의 경우 고금리 신용대출 비중이 줄어들며 대출금리가 가파르게 떨어졌다. 예금금리는 상호저축은행이 2.42%로 0.19%p 하락했다.

상호금융은 0.01%p 상승한 2.36%, 새마을금고는 0.02%p 상승한 2.62% 였고 신용협동조합은 2.62%로 전월과 같았다. 

김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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