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포천 여중생 살인 사건, 2003년 발생 추정
16년 미제 사건, ‘그것이 알고 싶다’서 추적
포천 여중생 살인 사건. 2003년 발생한 일명 '포천 여중생 살인 사건'이 16년이 지나 재조명되고 있다. / SBS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 화면 캡처

[한국스포츠경제=조재천 기자] 지난주 SBS ‘그것이 알고 싶다’는 ‘버닝썬 게이트’를 다뤄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30일 밤 11시 10분 방송에서는 장기 미제 사건인 일명 ‘포천 여중생 살인 사건’을 추적해 다시 한 번 화제를 모았다.

‘포천 여중생 살인 사건’은 2003년 11월 5일 경기도 포천시에서 학교 수업을 마치고 귀가하던 여중생이 연락이 두절된 이후 변사체로 발견된 사건이다. 실종된 그해 12월 22일 의정부시의 도로 공사장 인근에서 현장 직원의 제보로 실종자의 가방과 운동화, 휴대폰을 찾아냈고, 2004년 2월 8일 실종자가 변사체로 발견됐다.

실종자는 경기도 포천시 도로변 인근 지름 60cm의 좁은 배수관 안에서 웅크린 채 모습을 드러냈다. 실종 직전 5분이면 집에 도착할 거리에서 엄마와 마지막 통화를 했던 여중생은 96일 만에 차가운 주검으로 돌아왔다.

시신이 부패한 탓에 사인과 사망 시각을 특정할 수 없었다. 정액 반응은 음성으로 나왔고, 눈에 띄는 외상도 없었다. 현장에서 나온 유일한 단서는 죽은 여중생의 손톱과 발톱에 칠해진 빨간 매니큐어뿐이었다. 여중생이 평소 매니큐어를 바르지 않았다는 사실이 밝혀지자 매니큐어는 사건의 중요한 단서가 됐다.

폐쇄 회로(CC) TV조차 없던 사건 당시 수사는 이렇다 할 진전을 보이지 못했다. 그렇게 16년이 지난 2019년 3월, 한 통의 제보 전화가 걸려 왔다. 주검으로 발견된 여중생과 이웃 마을에 산 것으로 확인된 제보자는 2003년 가을 무렵 자신이 겪은 끔찍한 일에 대해 털어놨다. 어둠 속에서 귀가하던 중 흰색 차량이 다가와 동승을 권유했다는 것이다.

운전자는 목적지에 다다랐지만 제보자를 내려 주지 않았고, 문까지 잠근 채 내달렸다. 제보자가 차문을 열고 강하게 저항하자 그제서야 차를 세우더라는 이야기였다. 제보자는 운전자의 손이 매우 하얗고 손톱이 매니큐어를 칠한 것처럼 깔끔했다고 회상했다.

제작진은 최면 수사를 의뢰해 제보자의 기억을 복원하고 운전자의 몽타주를 그리는 데 성공했다. 제보자는 당시 운전자가 탄 차량 번호까지 기억해 냈다. 2003년 가을 경기도 포천시에서 일어난 두 사건은 과연 우연의 일치일까. 16년이 지난 미제 사건을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들여다봤다.

조재천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