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정진영 기자] Mnet 예능 프로그램 '너의 목소리가 보여'에서 '중랑천 박효신'이란 이름을 달고 출연했던 고승형. 이후 데뷔까지 4년 여의 시간이 걸렸다. 데뷔를 확신할 수 없는 막연한 시간. 하지만 고승형은 지난 시간을 원망하지 않는다.

"사실 막막했죠. 막막한 4년이었던 것 같아요. 기다리면 된다는 걸 확신하지 못 했으니까요. 그래도 잘 버텼다고 생각해요. 어릴 때부터 제 특기가 끈기거든요."

중학교 때 '눈의 꽃'을 들은 이후 고승형은 줄곧 박효신의 팬이었다. 박효신은 고승형에게 음악 그 자체였다. 팝송은 박효신이 커버한 것만 들었고, 어떻게든 박효신처럼 노래하기 위해 목소리를 따라했다.

"변성기가 오기 전까지는 장나라 선배를 좋아했어요. 장나라 선배 노래도 많이 불렀고요. 그러다 변성기가 오면서 노래를 잘 안 하게 됐던 것 같아요. 그 이후에 만난 게 박효신 선배의 노래였어요. '눈의 꽃'을 처음에 딱 듣는데 '어떻게 사람이 이런 목소리를 내나' 싶은거예요. 귀가 녹아내린다고 해야 하나. 하하. 사실 가수 고승형으로 데뷔하기 위해 가장 힘들었던 게 제 안에 있는 '박효신 감성'을 빼내는 것이었어요. 제 이름을 걸고 데뷔하려면 저도 저만의 감성, 저만의 목소리를 내야 하잖아요."

자신의 목소리를 찾기 위해, 또 안 나오는 음역대의 소리까지 내기 위해 고승형은 치열하게 노래했다. 긴 인내의 시간 끝에 그는 STX라이언하트라는 새로운 소속사를 찾았고, '할 게 없어'라는 곡을 만나 가요계 정식 데뷔의 꿈을 이루게 돘다. '할 게 없어'는 오래된 연인과 이별한 뒤의 감정을 그린 발라드 곡이다. 이 곡에서 고승형은 추억에 젖어 그리움에 목말라하는 화자의 감성을 섬세한 가창력으로 표현해냈다.

"앞으로 노래로 인정받는 진짜 아티스트가 되고 싶어요. '너목보 박효신', '제 2의 박효신' 같은 수식어는 정말 과분하긴 하지만, 그런 수식어로는 박효신 선배 앞에서 떳떳하지 못 할 것 같아요. 모창을 해왔던 사람으로서 제 것을 찾아 앞에 서는 게 예의 아닐까요. 성공한 덕후로 언젠가 박효신 선배 앞에서 노래하고 싶어요."

사진=STX라이언하트 제공

정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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