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국제통 행장 vs 영업통 행장
올해 은행들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왼쪽부터 진옥동 신한은행장, 지성규 KEB하나은행장,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 겸 우리은행장, 허인 KB국민은행장. /사진=각 은행 제공

[한스경제=권혁기 기자] 지난해 리딩뱅크 자리를 되찾은 신한은행, 1위에 다시 도전하는 KB 국민은행, 지주사로 재출범한 우리은행, 외환은행과 통합 후 함영주 초대행장 체재에서 벗어나 새롭게 출발하는 KEB하나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경쟁은 올해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지난달 29일 '슈퍼 주총데이'가 끝나고 새롭게 1년을 시작하는 4월을 맞아 4대 시중은행장들의 면면(面面)을 들여다봤다.

◆ 해외 경험 바탕으로 승승장구한 은행장들

진옥동(58) 행장과 지성규(56) 행장이 각각 신한은행과 KEB하나은행에 새롭게 취임했다.

진 행장과 지 행장은 60년대생이라는 공통점과 함께 각각 일본과 중국에서 오래 근무한 경험이 있는 게 특징이다.

은행계 인사를 대거 배출한 덕수상업고등학교 출신인 진 행장은 1980년 기업은행으로 입행했다. 이후 1986년 신한은행으로 보금자리를 옮겼다.

신한은행에서 인력개발실 근무를 경험한 진 행장은 1997년 일본 오사카 지점으로 발령을 받았다. 그곳에서 차장을 달고 귀국해 국제업무팀 팀장으로 근무한 진 행장은 은행 근무 시작 24년 만에 일본 SH캐피탈 대표이사(2004년)를 맡는 등 그룹 내에서 주목을 받았다.

이어 오사카지점장, 신한은행 일본법인 SBJ은행 오사카지점장을 거쳐 부사장, 법인장을 역임했다.

2017년 신한은행 부행장(경영지원그룹장)으로 인사명령이 나기 전까지 일본에서만 14여년을 근무했고 일본통으로 거듭난 진 행장은 지난달 신한은행장으로 취임했다.

지성규 하나은행장은 연세대를 졸업하고 취업한 케이스로 1989년 '뱅커'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한일은행 수송동지점에서 근무한 지 행장은 1991년 하나은행으로 이직했다.

영업준비사무국, 국제부, 외환기획관리팀, 영업2부, 인력지원부 등 다양한 경험을 쌓은 지 행장은 2001년 7월 홍콩지점에서 차장 생활을 시작했다. 지점장을 단 건 중국 동북지방 최대 도시 심양(선양)지점에서였다.

2007년 하나은행이 본격적인 중국 공략의 일환으로 중국유한공사 설립단을 세운 후 설립단 팀장, 2010년에는 하나금융지주 차이나데스크 팀장을 맡았다.

이듬해 하나금융지주 글로벌전략실 실장(본부장)으로 활약했으며 2014년 하나은행(중국)유한공사 은행장을 맡아 '중국 전문가' 타이틀을 얻었다.

손태승(60) 우리금융그룹 회장 겸 우리은행장도 '국제통'이다. 1987년 한일은행에 입행한 손 회장은 1994년 미국 뉴욕지점으로 자리를 옮겼다. 2003년 전략기획팀 부장을 거쳐 2006년 LA지점장으로 발령이 나 2010년까지 미국에서 생활했다.

2014년 자금시장사업단 상무로 진급한 손 회장은 같은해 12월 미국 경험을 바탕으로 글로벌사업본부 집행부행장에 선임됐으며 1년 뒤 글로벌그룹장이 됐다. 2017년 글로벌부문장 명함을 새로 판 손 회장은 그해 말 제51대 우리은행장으로 결정됐다. 작년 12월 우리금융지주 출범 후 회장과 행장을 겸임하고 있다.

◆ '영업통' 허인 KB국민은행장

2017년 11월부터 KB국민은행을 이끌고 있는 허인(58) 행장은 다른 은행장들과 달리 '영업통'이다.

1988년 장기신용은행 입행 후 2002년까지 종합기획부, 검사부, 기업금융부 등을 거친 허 행장은 2001년 기업금융 종합정보시스템 개발 TFT(태스크 포스팀), 국민·주택 전산통합추진 TFT 기업금융부문 팀장으로 근무했다.

주로 기업 대상 영업에 집중한 허 행장은 대기업부 부장, 동부기업금융지점장, 삼성타운대기업금융지점장 등을 거쳤다.

2013년 여신심사본부장(상무) 등 국민은행 정점을 향한 행보를 시작한 허 행장은 경영기획그룹대표(CFO), 영업그룹대표(부행장)를 맡은 뒤 은행장이 됐다.

허 행장은 피인수 은행 출신·노조위원장 출신 은행장이라는 특징을 갖고 있다.

'국제통' 행장들은 자신의 장기를 살려 글로벌 전략을 수립했다.

진옥동 신한은행장은 취임사에서 "글로벌과 디지털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와 과감한 시도를 통해 미래를 만들어가자"며 "빠른 속도(Speed)와 변화에 맞는 민첩성(Agility), 폭발적인 순발력(Quickness)를 통해 초일류의 글로벌·디지털 은행을 완성해 가자"고 당부했다.

지성규 하나은행장 역시 '글로벌 현지화 경영과 국내와의 협업 확대를 통한 세계적 수준의 글로벌뱅크 도약'을 실천과제로 내세웠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26개국 443개 네트워크를 가진 우리은행의 특색에 맞게 동남아 지역 확대와 뉴욕, 런던 등 금융거점지역을 중심으로 기업금융 점포를 확대하는 전략을 세웠다.

허인 국민은행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올해 첫 번째 과제는 고객 중심 사고에 바탕을 둔 영업 인프라 강화"라며 "지난해부터 추진해온 대면채널 혁신 프로젝트에 속도를 내 지역본부(PG)를 크고 작은 다양한 형태의 촘촘한 영업망으로 재구축해 고객의 필요에 따라 전문적인 금융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는 지역 거점 방식의 'KB금융타운'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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