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일과 삶의 균형 맞춰…퇴근 후 가족과 저녁식사하는 직원 늘어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으로 오후 6시 퇴근하는 직장인들이 서울 청계천 광교를 지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권혁기 기자] 주 52시간 근무제가 지난 1일부터 본격 시행에 들어간 가운데 은행 업무 환경이 크게 달라졌다.

2일 은행권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 중 신한·KB국민·KEB하나은행은 오후 6시 퇴근을 기준으로 한다. 우리은행은 PC오프 시스템을 기존 오후 7시 종료에서 유연근무제 등에 따른 본인 근무 종료시간에 ±20분으로 조정했다.

신한은행은 작년 12월부터 PC사용시간 관리시스템 도입으로 1일 8시간(주 40시간)으로 관리중이다. 해당 시간 초과시 시간외 근무로 계산되며 PC가 자동으로 꺼지기 때문에 52시간 초과 근무는 불가하다.

지난 2017년 10월부터 PC오프제를 도입한 KB국민은행은 "불필요한 야근이 줄어 업무 시간에 더욱 집중해서 일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고 설명했다.

KEB하나은행은 PC오프제 도입으로 오후 6시 모두 퇴근하는데 사전에 시간외근무 승인 받지 않으면 PC가 켜지지 않는다. 일부 출근 시간을 조정해 퇴근 시간이 변경되는 탄력근로제는 일부 특수부서의 니즈를 반영해 시범 운영 중이다.

우리은행은 시간외근무에 대해 팀장 사후 승인에서 소속장 사전 승인으로 변경해 통제를 강화했다. 외국인 금융센터 등 휴일근무 영업점의 경우 근무 전 1주일 이내 대체휴일제도를 실시해 차별이 없게 했으며 회의문화 개선으로 영업점 회의를 오후 4~6시에 진행하고 있다.

4대 시중은행이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에 따른 변화된 근무환경을 환영하고 있다. /사진=각 은행 로고

4대 시중은행 모두 직원들의 점심시간도 보장한다. 고객 편의를 위해 교대로 식사를 하는 점심시간 1시간 동안은 컴퓨터가 아예 켜지지 않아 충분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일반 영업점 외에 본점 또는 특수부서의 경우 업무 종료시간이 다를 수 있다. 예컨대 홍보부의 경우 다음 날 나올 신문을 확인하는 작업을 하는데 보통 오후 7시는 돼야 끝이 난다. 해당 부서는 정상 출근조와 야근조로 나누어 출근 시간을 조정, 퇴근 시간을 탄력적으로 적용한다.

휴일근무나 상시 연장근무 등의 영업점과 부서에는 인원을 추가 배치해 근무시간을 조정하고 유연근무를 장려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은행권에서는 단축된 근로 시간을 환영하는 분위기로 퇴근 후 가족과 저녁식사하는 직원이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자기개발을 위해 강의를 듣거나 헬스장 등 체육시설 이용자도 증가했다는 후문이다.

특히 우리은행은 지난해 5월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을 위한 태스크포스팀(TFT)을 운영, 사전 업무를 파악했다. 여기에 임직원 인식 개선을 위한 '주52시간 근무제 알아보기' 등 지속적인 직원 안내와 현장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에 따른 혼란은 없다"면서 "대부분 업무가 디지털화 돼 수기 작업을 하던 과거와 달리 근무 여건도 좋아지면서 주 52시간 근무 유지가 수월한 편"이라고 말했다.

이어 "직원들 대부분이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맞추면서 업무 효율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고 느낀다"고 덧붙였다.

권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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