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고위험 음주 남성, 커피가 염증 유발물질 작용…염증 지표물질 ‘혈중 CRP’ 농도↑
정승필 영남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팀, 성인 1762명 분석 결과

[한스경제=홍성익 보건복지전문기자] 폭음을 즐기는 남성은 커피 섭취를 자제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하는 연구결과가 국내에서 나와 주목된다.

정승필 교수

‘고위험 음주’를 즐기는 남성에서 하루 커피 섭취량이 늘어날수록 염증의 지표물질인 CRP(C-반응단백질)의 혈중 농도가 증가한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3일 영남대병원에 따르면 이 병원 정승필 가정의학과 교수팀이 2015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성인 1762명(남 759명, 여 1003명)을 대상으로 커피 섭취량과 CRP의 상관성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파악됐다.

커피엔 카페인·클로로겐산 등 다양한 물질이 들어 있다. 이중 카페인은 커피의 항염증 효과·항산화 효과의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다. CRP(C-reactive protein)는 몸에 만성적인 염증 상태가 있음을 나타내는 지표 역할을 한다. 혈중 CRP가 높아질수록 심혈관질환의 발병률·사망률, 대사증후군 발생 위험이 증가한다. 체내의 만성 염증이 심장병·뇌졸중·암·당뇨병·대사증후군·비만 등이 원인일 수 있어서다.

연구팀은 “일반인의 커피 섭취량과 혈중 CRP는 연관성이 없었지만 고위험 음주를 하는 남성에선 커피 섭취량이 늘수록 혈중 CRP가 높아진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지적했다.

이는 고위험 음주를 하는 남성에서 커피가 염증 유발물질로 작용했다고 볼 수도 있다. 1회 평균 음주량이 남성 7잔, 여성 5잔 이상 또는 평균 음주 빈도가 주 2회 이상인 사람을 고위험 음주로 규정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하루 알코올 섭취가 남성 60g, 여성 40g을 초과하면 고위험 음주로 정의하고 있다.

연구팀은 “고위험 음주를 하는 남성에서 커피 섭취량이 증가할수록 염증을 유발하는 BMI(체질량지수)·허리둘레·체중·비만율·흡연율이 더 높았다”며, “음주·흡연·비만 등 생활 습관으로 인한 염증 유도 효과가 상대적으로 강해 혈중 CRP가 상승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 연구결과(‘한국 성인남녀에서 혈중 C-반응 단백질과 커피 섭취량의 상관관계’)는 대한가정의학회지 최근호에 실렸다.

홍성익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