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지난해 금융권 CEO 연봉 1·2·3위 카드·보험사 수장 차지
▲(왼쪽부터)정태영 현대카드 대표이사, 정몽윤 현대해상 회장, 원기찬 삼성카드 사장. /사진=각 사

[한스경제=이승훈 기자] 카드·보험사 실적이 전반적으로 악화되고 있지만 수장인 최고경영자(CEO)들은 금융권에서 가장 높은 보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정태영 현대카드·캐피탈·커머셜 대표이사 부회장이 지난해 총 34억100만원의 보수를 받아 '연봉 킹'에 올랐다. 현대카드에서 22억5700만원, 현대커머셜에서 11억4000만원을 각각 수령했다.. 은행과 카드, 보험, 증권 등 금융권 현직 CEO를 통틀어 가장 많은 보수를 받았다.

정태영 부회장의 2017년 연봉은 25억500만원으로 금융권 연봉 순위 6위였다.

같은해 금융권 연봉순위 1위는 안민수 전 삼성화재 사장으로 34억100만원을 받았다. 2위는 김창수 전 삼성생명 사장이 31억5800만원, 3위는 원기찬 삼성카드 사장이 30억7700만원을 받았다.

현대카드 측은 "정 부회장이 2017년 당기순이익 1916억원의 경영 성과 등을 달성했다"며 “컬처마케팅을 통해 고객 충성도를 제고하고,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강화한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정몽윤 현대해상 회장이 총 25억5800만원으로 2위를 차지했다. 보험업권에서는 1위다.

정 회장은 지난해 급여 7억8200만원, 상여금 17억7100만원, 기타 근로소득 500만원을 수령했다. 정 회장의 2017년 연봉은 24억2300만원이었다.

현대해상 측은 "2016~2017년 사상 최대 실적을 낸 부분이 반영됐다"고 밝혔다. 현대해상의 2017년 당기순이익은 4644억원으로 전년대비 13.3% 증가했고, 매출은 12조8261억원으로 전년보다 1.9% 늘었다.

3위는 원기찬 삼성카드 사장으로 지난해 24억4600만원의 보수를 수령했다. 오너일가를 제외하고 금융권에서 가장 많은 연봉을 받은 전문경영인이 됐다. 카드사 CEO 중에서는 연봉 1위를 차지했다.

원 사장의 2017년 연봉은 30억7700만원으로 지난해 6억3100만원 줄었다. 원 사장은 급여로 9억1500만원, 성과급으로 14억6700만원, 복리후생비 등 기타 근로소득으로 6400만원을 각각 수령했다.

삼성카드 측은 "2018년 매출 3조 3542억원, 세전이익 4691억원을 기록해 경영목표를 초과 달성했다"며 "회원자산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디지털 기반 사업경쟁력이 강화된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은 6억8900만으로 카드사 대표 중 원기찬 사장과 정태영 부회장의 뒤를 이었다. 지난 3월 퇴임한 정수진 하나카드 전 사장은 5억8400만원을 받았다. KB국민·롯데·우리·BC카드 등 4개사는 지난해 연봉 5억원을 넘는 임원이 없어 공개되지 않았다.

보험사는 정몽윤 회장 다음으로 최영무 삼성화재 사장이 18억4800만원, 정문국 오렌지라이프생명 사장이 16억4500만원으로 뒤를 이었다. 김용범 메리츠화재 부회장은 14억7280만원을 받았다.

은행장 가운데는 박진회 한국씨티은행장이 18억4400만원으로 1위를 차지했다.

규모가 훨씬 큰 은행보다 제2금융권 CEO들이 더 많은 연봉을 받은 것은 사업이 복잡하고 위험을 더 많이 감수할 수밖에 없는 영업 환경 때문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카드사와 보험사의 실적이 하락하고 있는 점이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18년 신용카드사 영업실적(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감독규정 기준 8개 전업카드사의 당기순이익은 1조4000억원으로 전년(1조2000억원) 대비 12.3%(1511억원) 증가했다.

하지만 지난해 순이익 증가는 전년의 기저효과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감독당국은 2017년 6월 충당금 적립기준을 강화했는데, 그해 카드사들의 대손비용이 2000억원 이상 늘어 지난해 순이익이 증가한 것처럼 나타난 것이다.

만약 2017년 충당금 적립기준 강화 효과를 제외하면 지난해 순이익은 전년 대비 4.4%(629억원) 줄었다는 것이 감독당국의 설명이다.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IFRS)에 따른 카드사 당기순이익도 1조7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1.5%(4772억원) 감소했다.

보험사들의 실적 역시 떨어졌다. 지난해 국내 보험사들의 당기순이익은 총 7조2742억원으로 전년 대비 7.4%(5800억원)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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